나의 중학 2학년 시절 생물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이었고 생물은 나름 좋아하는 과목이었음.
생물수업에 개구리의 체외수정을 막 배웠던 때의 이야기임.
개구리는 암컷이 낳은 알에 수컷이 정자를 뿌리는 체외수정을 한다고 배우고
집에 돌아가 TV채널을 돌리다가 EBS 교육방송을 틀었는데 마침 동물의 세계 같은 다큐가 하고있었음.
동물도 좋아하는 지라 멍때리고 보고있는데 개구리가 나오는 부분이 있었음.
나레이션하고 화면내용은 외국 어디 계곡에 사는 개구리가 있는데 유속이 빨라서 여기에 사는 이 특별한 개구리들은 채내수정을 한다고 하는
내용이었고 개울같은데 사는 엉덩이에 꼬리같은게 달린 개구리가 암컷 개구리를 직접 체내수정시키는 장면이 나왔음.
다음날 학교에가서 친구놈 세명한테 그 이야기를 해줬더니 반응이 '뭐 이런 미친X이, 어디서 구라를? ' 라는 반응
억울해진 나는 그 세명과 함께 씩씩대며 담임선생님한테 찾아가서 어제 봤던 다큐내용을 말씀드리고
개구리는 체외수정을 하지만 예외적으로 체내수정하는 개구리도 있지않냐고 여쭤보니
선생님 또한 날 이상하게 쳐다보시며 ' 그런 개구리 없다 . 그런 소리 생전 첨들어본다.' 시며 확인사살,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된 난 집에 교실로 돌아가면서 그 친구들의 놀림? 조롱을 받으며 참으로 억울했었음.
결국 학년 끝날때까지 잊혀질쯤 하면 세놈중 한놈이 집요하게 그 일 끄집어내고 나머지들 같이 놀리고 그럼.
시간은 흐르고 흘러 PC통신이 생기고 인터넷이 생기고 지식인이 생기고 위키가 한창 뜰즈음.
캐로로 그림을 보다가 중학교때 일이 생각나서 인터넷 검색 결과 문제의 그 개구리 발견
< Tailed frog >
그때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 생물선생님을 검색해보니 꽤 연로하신 모습의 사진과 홈페이지가 있었음.
오랜만에 인사말이라도 드리며 안부게시판에 그때 그 개구리사연과 링크를 남길까 하다가 은사님 입장에서 왠지 체면안설것 같아서
그냥 맘속과 묻어두고 옛날 우리나라 교육의 주입식 , 암기위주 방식을 탓하고 말았음.
다만 혹시라도 이 게시판에 과학선생님들 있으시면 이 다음에수업하실때 제자들이 잘 모르는 것을 물어보더라도
성심껏 찾아서 제대로 답변해주셨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