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설국열차를 보고 생각한 꼬리칸 사람들의 존재의미(스포)
게시물ID : movie_142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야Kaya
추천 : 4
조회수 : 110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8/01 18:08:46
 
 
 
 
 
처음에는 존재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슴다.
 
윌포드가 왜 저 사람들을 남겨놨을까;;; 애초에 꼬리칸은 일도 안하고 열차에 이득되는 것도 없고, 뻑하면 반란 일으켜서 열차 부수고 난리치는데;;
이게 다 윌포드가 자기가 열차의 신! 이라고 생각하는 중2중2병이라 그런거다.
이래서 통치자가 중2병이면 안돼;;;;
 
라고 생각했슴다.
 
 
 
 
근데 영화 끝나고 몇시간 정도 지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꼬리칸이 존재하는 의미를 알 것도 같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꼬리칸은 열차의 최약층입니다. 인원수는 많지만 힘은 진짜 없는 최약층이죠.
중간에 있는 식량 만드는 노동자 계층들은 식량으로 협상이라도 가능하지, 꼬리칸은 정말 아무런 일도 안해서 반란 빼고는 협상할 건덕지도 없는 사람들 입니다.
이들을 왜 내버려두느냐.
아마도 앞칸 사람들을 뭉치게 하는 필요악(?) 같은 존재들이라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꼬리칸의 앞에는 감옥칸, 그리고 군인들이 있는 곳이 있습니다.
군인들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그들이 반란을 일으키면, 윌포드도 조금은 힘들 겁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군인들은 할게 있죠. 꼬리칸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키지 않게 감시하는 겁니다.
그들은 항상 꼬리칸 사람들을 보고, '아 저 더러운 것들이 반란을 일으킬지도 몰라!' 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감시합니다.
윗칸 사람들이 먹고노는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기보다, 아래칸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킬까 걱정하는 거죠.
만약 아래칸 사람들이 없으면, 아마도 이들이 반란을 일으켰을 겁니다.
 
 
 
그래 꼬리칸 사람들이 아예 없다고 쳐봅시다.
꼬리칸 사람들이 없으니 군인칸이 마지막이지만, 사실상 군인칸이 필요하지도 않을테니(만약 군인칸이 있으면 반란이 손쉽게 이루어질테니까) 군인칸도 없다고 쳐봅시다.
그러면 아마 물공급 칸을 넘어서, 식량생산하는 사람들이 마지막칸이 될겁니다.
네, 그들이 '최약층'입니다.
만약 그런 상황에서, 그들은 일을 하는 자신의 역할을 받아들일까요, 아니면 앞칸에서 놀고먹는 사람들에 대해 저항할까요?
제 생각에는 아마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행복은 상대적이라고들 하죠, 자기보다 더한 꼬리칸, 군인칸 사람들이 없으면 그 순간 '내가 저들보다 낫지...'라는 생각은 사라지고, 자신보다 더 잘사는 앞칸 사람들을 보며 반란을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그땐 아마, 꼬리칸 사람들이 단체로 반란을 일으키는 것보다 더욱 커다란 상황이 되겠죠.
 
 
 
아마도, 이런 '상대적 행복' 때문에 꼬리칸 사람들을 다 없앨 수 없는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자신이 이 열차의 중간층이라면 이냥저냥 자신의 생활을 인정하고 살아가겠지만
같은 상황이라도 자신이 이 열차의 최약층이라면 억울하겠죠. 왜 나만 일하냐 앞칸 애들은 겁나 놀더니? 이러면서 반란을 일으킬겁니다.
윌포드 입장에서는 제일 약한 꼬리칸을 만들어서, 그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반란을 일으키는 것보다 중간계층이 반란을 일으키는 게 더 혼란이 올테니 꼬리칸을 없애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필요악이죠.
 
 
 
그리고, 그런 것 말고도 약간의 그룹나눔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꼬리칸이 자신의 생활에 순응하고 이냥저냥 살아간다면 중간층이든 상층이든 그럭저럭 살아가겠지만, 어쩌면 꼬리칸이 아니라 중간칸이 반란을 일으킬지도 모릅니다. 즉, 어느 칸이든지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은 존재한다는 겁니다. 아마도 윌포드는 이런 상황(꼬리칸이 아닌 다른칸이 반란을 일으키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꼬리칸을 만든 것 같습니다.
꼬리칸이 반란을 일으킨다면, 꼬리칸을 제외한 다른칸의 사람들이 꼬리칸의 지독한 생활에 동정을 하는 것보다 꼬리칸이 반란을 일으켰으므로 꼬리칸의 폭력적 성향을 보고 반감을 가지게 된다는 겁니다.
꼬리칸이 열차의 주민이 아니라, 말 그대로 그들만의 세상으로 여기게 된다는 걸까요.
꼬리칸/열차의 나머지칸 이런 대립관계가 형성된다는 겁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중간칸도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데, 오히려 꼬리칸이 그냥 앞으로 무작정 밀고 들어오니 중간칸은 반란을 할 생각도 못하고 '어휴 꼬리칸 ㅉㅉ....'라고 말하면서 하던 일을 계속 하게 된다는 거죠.
 
 
꼬리칸이 존재하고, 그들이 반란을 일으키게 됨으로써 다른칸들의 균형이 이루어집니다. 꼬리칸을 제외한 다른칸들은 꼬리칸의 모습을 보고 자신들의 생활에 만족감을 느끼고, 또 그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실패하는 걸 보고 '어휴 ㅉㅉ'하고 혀를 차며 반란을 할 생각을 안하게 됩니다. 음.... 마치 상대방의 진상을 보고 '아 나는 저렇게 안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썼더니 말이 꼬이네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여튼 윌포드가 꼬리칸을 굳이 남겨둔 이유는 저런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