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안녕
오빠가 오늘의 유머 본다고 해서 여기에 글 올려.
나도 오빠 때문에 오늘의 유머라는 싸이트를 알게 됬는데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전할수 없기에
떨리지만 이렇게 가입도 하고 글도 써보네.
오늘, 아니 어제가 무슨 날 이었는줄 알아? 바로 내가 오빠를 좋아한지 1년째 되는 날이자 마음을 접기로 결심한 날이야.
내 감정을 처음 확인한 날일 1년 전 오늘이었어. 오빠랑 둘이 돌아다니고 밥 먹은 날. 오빠는 기억도 못 할테지.
내가 미쳤나? 싶기도 하고 오빠는 나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왜 이러지? 나는 이런 감정도 처음이었고 누구를 만나본적도 없었으니까.
서툴렀고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작되었고..
혼자 감정을 키워오던 어느날 오빠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근데 포기가 안 되더라고. 좋았으니까.
오빠가 이루어질 수 없는, 좋아하는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내가 옆에 있으면 언젠가 나에게도 눈길을 줄 날이 있을꺼라고 생각하고 모른척 기다렸어.
언젠가는 나에게도 기회가 있을꺼라고 생각했어.
내 마음은 진심이었고.
내 선택을 믿었고.
그렇게 1년동안 오빠는.. 내 삶의 습관이 되었어.
나에게 다정하고, 좋은 친구가 되어준 사람. 자신을 인정하는 솔직한 모습이 멋지고, 진실한 모습에서 믿을수 있는 사람.
때로는 좋은 말을 해주는 인생의 멘토로 카운셀러로 오빠는 내가 받는것 뿐 아니라
나도 좋아하고 싶고, 특별한 관계 안에서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었어.
근데 이제는 오빠와 나를 위해 그만두려 해.
1년 동안 누렸고.. 즐겼고.. 향유했던.. 그 감정 안에 나를 가두고 더 이상 내 마음을 숨기고 싶지 않아서.
고백 할 수 없는 나는. 고백하지 않는 대신. 그 감정을 접으려고 해
오빠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람을 마음에 품고 있고
내 마음 못지않게, 오히려 더 길었고, 뜨거웠고, 깊었던 그 사람을 향한 오빠의 마음.
차라리 잘 되라고 밀어주고 싶지만 그럴수도 없는 사람을 마음에 품고 놓지 못하는 오빠를 보면서..
이제는, 나는, 오빠를 놓아주려고 해.
나를 사랑하고 오빠랑도 더 자연스럽게 진실하게 좋은 친구로 지내고 싶어.
인연이라면 언젠가는 오빠가 내 마음을 알아줄까, 오빠도 나를 봐줄까 싶기도 해.
직접 전하지 못하는 마음. 이렇게 글이라도 적으면 오빠가 알아봐줄까? 하는 마음 들기도하구.
이 글도 며칠전에 쓰고 차마 못 올렸던글인데..
솔직히 오빠가 이 글을 봤으면 좋겠어..
오빠는 베오베만들어간다는데..베오베가도 보리라는 보장은없지만..
아니, 나를 안 봐도 좋으니까
오빠가 품고 있는 그 사람을 놓고 오빠가 조금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