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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12일 남은 말년병장의 별거없는 군생활
게시물ID : military_594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51103
추천 : 1
조회수 : 1570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5/10/22 23:19:14
저는 14년 2월4일에 306보충대로 입대했습니다.

입대 전 날에 영화관에서 수상한 그녀를 봤었죠.

사실 제가 새롭고 낯선 환경에서 살아가는 걸 좋아해서

입대할 때 두렵고 막막한 마음도 있었지만 약간의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징병국가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군인으로써 2년도 안되는 군생활, 아무나 하지 못하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했죠.

신교대는 철원의 3사단으로 배치받고 자대는 5군단 예하 동원사단에 배치받았습니다.

겨울 끄트머리의 철원에서 훈련을 받는데 힘들긴 했지만 다 못 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아직도 잊지 못하는게, 어느 하루는 기상할 때 당직사관님이 렛잇고를 틀어주셨는데

아침점호 나갈 때, 눈바람 맞으면서 눈으로 뒤덮힌 세상을 걸어가면서

렛잇고 뮤비 속의 엘사가 떠오르는데 지금의 제 모습과 너무 비교되어 혼자 눈물을 훔치는 그 날 아침이 아마 평생 기억날 것 같네요.

자대 배치는 포천에 있는 동원사단에 평범한 보병연대, 보병대대의 중대로 가서 박격포 보직을 받았는데

중대에 통신병이 없다고 통신병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때, 왕고가 제 아버지 군번이었는데 왕고만 8개월 했었고

이 사이로 한두달 차이로 연이어 있었고 저는 ㅠㅠ 막내ㅠㅠ

처음 전입오자마자 여러 훈련이 연이어 있었는데 부대적응하랴 훈련하랴 여러모로 이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전 정말 열심히 해서 간부님들과 선임들한테도 인정받고 나름대로 즐겁게 군생활 했습니다.

하도 신병이 안 와서 일병 말에 대대통신병 부사수가 없어서 대통으로 옮겼고

이 때부터는 쭉 행정반에서 전화받고 훈련땐 할거 한 다음 통신대기하고 그랬는데

입대 전보다 지금 몸무게가 7kg나 늘었는데 제가 이때부터 꿀 빨았던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맞선임이 마음의 편지 때문에 전출가는 바람에 분대장도 하게 되었는데

후임들이 아무래도 차이가 많이 나다보니 말은 잘 들었고 일도 잘 해서 쉽게 했습니다.

자세하게 막 쓰고 싶은데 아직 군인 신분이라 조심스럽네요ㅋ

군생활 하면서 아이돌에 무지하던 지금은 각종 아이돌을 섭렵했고

포상휴가도 7개나 받고 선,후임들이랑도 다 친했고 재미있게 군생활 했습니다.

지금은 집에 박혀서 하스스톤 하고 영화 보고 친구들 만나고 있는데

복학하기 전까지 뭘 할지가 고민입니다.

적금들어서 180만원 모았는데 핸드폰 사고 뭐 사고 해서 130만원 남았네요. 

과연 전역이 올까 올까 몇 번 생각하니까 오네요.

올려다볼땐 그렇게 높아 보이더니 뒤돌아보는 지금은 손 닿을 듯 아련한 기억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럼 이만, 모두들 행복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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