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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메트로 폴리스 개.담
게시물ID : readers_59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의황금똥
추천 : 0
조회수 : 21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1/15 00:06:24

"안녕하십니까. 메트로 폴리스 24시간 뉴스를 전하겠습니다."


단정하고 청아한 목소리의 뉴스 캐스터가 스크립트를 읽어 내려가고 있다.


"...어젯밤. 브리짓가에 사는 윌슨 씨의 고양이가 나무 위에 올라가 내려오지 못하자, 수퍼맨이 나타나 ................하아, 정말이지.. 이젠 너무 흔한 일이라 기사거리도 못된다구요. 치프."


원고를 던지며 불평 불만을 쏟아내는 아릿따운 뉴스 캐스터 수잔은 미간을 찡그리며 신경질적으로 귀에서 이어폰을 뽑았다.


수잔이 이어폰을 뽑아버린 탓에 조정실에서 대화가 이뤄지지 못하자, 수석 치프 그레이엄은 마이크를 통해 수잔을 다독였다.


"어쩔 수 없잖아. 안그래도 수퍼맨이 부순 건물들 때문에 보험사가 수퍼맨을 상대로 소송을 걸다보니 이미지에 타격이 많이 가서 말야. 메트로 폴리스의 관광 상품은 이래저래 날아다니는 수퍼맨 아니겠어? 우리가 그 이미지를 지켜주지 않으면 누가 지켜준다고 그래, 응?"


"치-프. 뭘 오해하시고 있나본데.. 메트로 폴리스의 숙박업이 잘 되는 이유는 관광객 때문이 아니라고요."


"그럼 뭐 다른 이유라도 있어?"


"모두 한국에서 끌어 온 건축기사들 때문이라고요."


"맨날 똑같은 건물만 지어내는 그들 말야? 잘도 삭막한 도시 환경에 일조하고 있지. 싼 맛에 쓰는 거잖아. 역시 후진국의 기술력은..."


"그게 아니라 지을 필요가 없는거에요. 맨날 누구누구씨가 때려부수는 통에 국보급 디자인이 하루가 멀다하고 날아가니 복원하는 대신 차라리 새로운 건물을 후딱 후딱 만들어 내자 라는게 현 메트로 폴리스의 의도라구요. 그리고 그 계획에 따라주는 기술력을 가진게 한국 뿐이고요. 싼 맛도 있지만, 밤 새워가며 만들어 내니 그 스피드와 기술력 그리고 노동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오죽했으면 메트로 폴리스 시장이 몸소 찾아가 모셔 왔겠어요."


"아..아..그래?"


치프의 목소리는 별 감흥없었다. 하지만, 기고만장한 수잔은 한 손으로 턱을 받치고는 쉴 새 없이 떠들어 댔다.


"메트로 폴리스에서 가장 잘 팔리는 세가지가 뭔지 아세요? 건축업, 의료업, 그리고 보험업이죠. 수퍼맨이 있어서 이 도시 범죄율이 줄어들기는 커녕...."


".....커녕 증가했나?"


".....유감 스럽지만, 똑같아요. 하지만, 그  구성비가 다르죠. 작고 사소한 경범죄는 줄었지만, 강력범죄는 늘었어요. 그거 아세요? 악은 선을 부르지만, 선도 악을 부른다는 말."


"선.악 공존설 말인가? 들어본 적은 있다만, 그러니까 수퍼맨이 강력 범죄를 불러 일으킨다는 말인가?"


"수퍼맨이 처리한 범죄 사건중에 평범한 인간들이 해결 할 수 있었던 건 열 중 하나에요. 범죄율에는 변화가 없지만, 주변에 있는 다른 행정구역에서는 오히려 범죄가 줄어들었죠. 이른 바 수퍼맨을 상대로 한 판 뜨겠다는 어중이 떠중이가 다 모여든 거라고요!"


".....좋군. 그 내용으로 하자!"


"...네?"


"오늘 저녁 9시경에 수퍼맨과의 대담이 있잖아. 수잔의 의견을 수퍼맨에게 직접 묻는거야. 분명 뜰거라고!"


"싫어요. 수퍼맨 매니아들로 부터'개념이 관광 당한 여자'란 소리나 들으라고요?"


"이미 그러고 있잖아."


"네?"


"뭘 새삼스럽게...생방중에 원고를 집어 던지면서 까지 수퍼맨에 대한 비평을 늘어놓는다는 건 사표도 각오하고 저지른 것 아녔어, 수잔?"


"뭐..라고..ㅇ"


수잔의 놀란 얼굴을 끝으로 화면은 갑자기 광고로 바뀌고 연신 [임시방송]이라는 글자가 화면 하단쪽으로 오른쪽과 왼쪽을 오갔다.


한편 조정실에서는 치프 그레이엄이 스피커를 off 로 맞춰놓고 헤드셋을 벗어 믹싱기계에 올려 둔 후 의자를 돌려 앉았다.


"재능있는 뉴스 캐스터를 잃게 됐군. 미안하네."


남자는 거만스럽게 다리를 꼬고 앉아 깍지 낀 손을 배 위에 올려두고 한 점 미안하지도 않으면서도 예의상 멘트를 날린다.


"어쩔 수 없지요. 수퍼맨을 비난하는 캐스터는 현재 메트로 폴리스에는 필요 없으니까요. 저 여자는 고담시에서도 저런 행적을 보여 쫓겨났다죠. 메트로 폴리스에서는 안 그럴줄 알았는데 말이죠. 아마 다음 목적지는 스파이더 맨이나 플래쉬맨이 있는 도시 일까나요."


"웨인 사장님, 그곳에 미리 손을 써 둬야 하지 않을까요?" 


충성스런 그의 비서가 의견을 묻는다.


"한동안은 괜찮을 걸세.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라면 일단 팬클럽에 가입해서 스토킹 짓을 일삼다가 돌변하는데 약 3년이란 시간이 걸릴테니까. 재능있는 비평가의 일자리를 빼앗았으니 그 정도를 봐줘야 하지 않겠나. 자, 그럼 가지."


수석 치-프는 거물 기업인을 배웅하고 나서 의자에 축 늘어져 깊은 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여기 저기서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치-프! 전화가 폭주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누가 fax 좀 정리해 줘요!"


"인터넷이 다운 됐어!"


조정실을 비롯한 방송사 자체에 비상이 터져 여기저기서 폭발적인 소란이 일었다.


"시말서감 대형 사고로군요."


차석 치프가 안경을 들어 올리며 담담히 말했다.


"선 뽑아놔. 그리고 모두에게 전해. 시말서는 없을테니 패닉 상태에서 벗어나 일하라고. 난 쉬어야겠어. 생방중에 그런 일을 벌였다는게 난 아직 용납이 안되니까 말야..."



사무실을 유유히 걸어나간 사장의 양복 안 주머니에서 진동이 일었다. 


"아, 클락? 뭐, 본대로 야. 감사는 사양하지."


"@#&((@#!(@*#(@*#)@*#)(@)(__!!!)(#!#(!!!!!!!!"


"그렇게 귀가 따가울 정도의 인사는 안해도 좋아. 덕분에 생방으로 정체가 까발려 질 뻔했는데 아직도 그런 착한 소리를 하는 군. 도대체 누가 범죄자들한테 맞짱 뜨자고 편지를 보냈을것 같나. 바로 그 여자라고! 뭐, 이미 벌어진 일이니까 일단 진정하고 내일 저녁에 밥이나 한 끼 하지. 취재도 하고 밥도 먹고 좋잖아?"


폭주하기 시작한 전화통과 팩스 그리고 어리둥절한 사태 해결을 위해 분주히 달려가는 사람들 속에서 브루스 웨인은 미소를 살풋 머금은 채 유유히 방송사를 걸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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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에 끄적거렸는데..게시판 활성화를 위하야... 글 하나 던져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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