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된 일입니다. 내가 선택한 일이 아닙니다. 방송원고는 나치선전성의 상급관리가 선정합니다. 나치선전성은 그들이 선정한 원고를 방송선전국장에게 보내고 방송선전국장이 문제의 원고를 나에게 보냅니다. 나는 원고를 불어로 번역할 뿐입니다. 나는 기계적인 번역 노동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주섭일, <프랑스의 대숙청>, 95쪽)
저는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을 보고 단속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담배를 피지 않지만 담배피는 사람이 담배를 다 피고 꽁초를 집에까지 들고와서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넣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법은 상식에 기반을 두고 있고, 상식적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길에 50m간격으로 쓰레기통이 있는데도 꽁초를 아무데나 버리면 무거운 형벌을 줘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저는 독일이 프랑스에 어떤 탄압을 했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일본이 한국에게 한 행위는 비교적 잘 압니다. 제가 며칠전에 중국 드라마를 봤는데요. 거기 주인공의 직업이 경찰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본군이 그 지역에 침략을 해 왔죠. 주인공은 당연히 갈등을 하게 됩니다. 이 때 오유여러분들께서는 "차라리 경찰 그만 두면 될거 아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이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닙니다. 일본군이 진주할 무렵, 또는 하고 나서 공직에서 그만 두는 것 자체가 '불순분자'로 낙인찍히는 길입니다. 여러분들 혈기왕성하시니 독립군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처에 자식이 둘이나 있어 절대 그렇게 못합니다. 그 주인공 역시 처자식이 있지요. 그래서 일제에 협조합니다.
일제때 일본에 공헌을 세움으로써 봉록으로 땅을 얻은 자는 그것을 몰수당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을 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조선일보는 협력을 넘어서서 거의 일본인이 되려고 했지요. 전 그것을 감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러나 당시 문인들의 절필 의지가 없어서 그랬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겠죠. 딸을 정신대라도 보낸다고 하면 어떡하겠습니까?
결론을 말하자면, 일제에 어쩔수 없이 부역했더라도 떳떳이 살아갈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독립군은 상응한 명예를 얻어야겠죠. 그러나 오마이가 주장하는 것처럼 프랑스의 잣대를 들이대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그들이 언론인이라 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