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베르는 이웃집에 사는 일본 사람이 교통사고를 크게 당했다고 해서 병원으로 면회를 하러 갔다.
병실에 들어가 보니 이웃 사람은 몸에 튜브를 잔뜩 꽂은 채 여기저기에 깁스를 하고 있다.
영락없는 미라의 몰골이다. 꼼짝달싹 못 하고 누워 있는 그의 몸에서 보이는 것이라곤 두 눈뿐이다.
그는 자고 있는 듯하다. 질베르는 침대 옆에 가만히 서서 환자의 상태를 관찰한다.
그때 갑자기 일본 사람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소리친다.
"바카야로, 오레노산소추-브오훈데룬다요!!!"
그러고는 마지막 숨을 내쉬고 죽어 버린다.
장례식 날, 질베르는 죽은 일본 사람의 미망인과 어머니에게 다가간다.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그는 두 여인에게 차례로 조문 인사를 건넨 뒤에 덧붙인다.
"사실은 고인이 숨을 거두기 직전에 저에게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 바카야로, 오레노산소추-브오훈데룬다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어머니는 기절해 버리고 미망인은 눈에 칼을 세우고 그를 노려본다.
질베르는 고집스럽게 다시 묻는다.
"아니...... 그 말이 무슨 뜻인데 이러십니까?"
그러자 미망인이 그 말을 옮겨 준다.
"바보 자식, 내 산소 튜브를 밟고 있잖아!!!"
웃음 - 베르나르 베르베르 - p.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