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벌써 스물하고도 다섯. 내 또래 친구들도 이미 청년이 되어있겠지.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며 때론 힘들어도 한발한발 앞으로 걸어나가며 그렇게 커가고 있겠지.
이 낯선 나라에 온지도 10년이 넘었다. ㅅㅂ... 외로워서 미칠것같다. 눈물나게 서럽고 죽을만큼 외롭다. 툭터놓고 말할 친구하나 없는 내 자신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미안하다. 난 한국인인데.. 난 한국인이라고... 내 조국 흙에서 나오는 쌀밥먹고 그곳에서 숨쉬며 같은 피 나눈 형제들과 부대끼며 그렇게 살고싶다고.. 하지만 지금의 난 무엇인가. 남부럽지않은 직장에 좋은 가족도 있지만 난 행복하지가 않다. 행복하지가 않아. 조국을 배신했다는 죄책감에 매일같이 가슴이 아프다. 나같은 놈이 이런 풍족함을 누려도 되는지 미안하다. 그래도 한때 꿈이 있었는데.. 남들보다 성실하고 바르게 살고자 했는데.. 조국의 자랑스런 아들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그때가 그립다. 그런데 이제 한국에서도 이곳에서도 외국인..
나 죽으면 그땐 뼈가루라도 그 정든 산하에 묻히고싶다. 다시 태어나면 다시는 그 태어난 나라를 떠나지 말아야지.
이 외로운 세상 떠나는 날이 그리 멀지는 않은거같다. 다만 내곁에 있어준 사람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먼저가게 된다면 미안하다. 내가 나온 흙으로 돌아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