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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이 겪은 기괴한일 7편
게시물ID : panic_596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imy0shi
추천 : 24
조회수 : 10957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3/10/30 21:56:23
출처 - 엽혹진 / 근데 엽혹진에선 오유 공게에서 가져왔다고 하더군요 ㅋㅋㅋㅋㅋ 뭐지 ?_? (원출처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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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
 
 
 
 
 
남은 2일 동안 도저히 나 혼자서 버텨낼 자신이 없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그냥 집에 들어가기로 선택했다.

고시텔 말고, 집.



들어가기 정말 진짜 진심 무지무지 싫은 집이였으나

별 수 있나...

이 상태로 집에 들어가면 아마 12시는 넘을 거 같은데.




예상대로였다. 어찌저찌 차 타고 집으로 갔더니 12시 10분...

그나마 정말 다행인 건, 우리집이 1층이라는 사실... ㅎㅎ
엘레베이터 어떻게 타냐 진짜 ㅠ 1층인게 천만 다행...



띵동


"누구세요?"


아... 대답하기 싫다.


"나야."


제발 플리즈. 엄빠 모르게 조용히 집에 들여보내다오
나의 사랑스런 동생님. 어렸을 때 부터 예뻤어요 님하 제발
현아보다 이쁘고 귀여운 울 동생님이시여


"엄마아~!!! 오빠왓어!!"


...
아주 동네방네 광고를 해라 -_-

진짜 성격은 얼굴 따라간다고, 못생긴게 맘씨도 고약하다
하여간 어릴 때부터 좋은 구석이라곤 없었다.


어으... 눈치보여서 집에 어떻게 들어간다냐;


역시 집에 들어가자 나레기는 그저 불청객 중의 불청객

엄마 : 어떻게 된 거야? 너가 이 시간에 웬일이야?
내일 학원 안가? 공부는?

나: 아 엄마 나 피곤해요

엄마 : 아 ㅠㅠ 정말 내가 너 때문에 속이 터진다
어떻게 된 거냐고 진짜!!

나 : 아 엄마!! 제발요 쫌!!


속 터져하는 어머니께 나도 어쩔 수 없이 짜증을 내고 말았다 ㅠㅠ
엄마 죄송해요 ㅠㅠ 근데 진짜.. 하... 나도 막 피곤하고 답답하고... ㅜㅜ 나도 미치겠어요


결국 어머니의 닦달+나의 짜증섞인 샤우팅에 아버지마저 방 안에서 나오시고 말았다


아빠 : 아 왜 이렇게 시끄러워

나 : 아 저 들어왔어요

엄마 : 어휴 ㅠㅠ 내가 너 때문에 못산다 진짜.. 어휴... ㅜㅜ

나 : 아 엄마 그런 거 아니라구요 쫌!!

아빠 : 너 뭐하는 놈이야? 오밤중에 갑자기 들어와서 왜 그렇게 시끄럽게 굴어?

나 : 아..

아빠 : 그리고 들어와서는 엄마한테 태도는 또 그게 뭐야?
너 그게 연락도 없이 한밤중에 집에 들어와선 엄마에게 할 태도야? 어??

나 : 아.. ㅠㅠ 그게요.. ㅜㅜ

아빠 : 너 언제 정신 차릴래? 그딴 정신상태로 공부 제대로 하냐?? 어??


아놔.. ㅠㅠ 엄빠 죄송해요 아휴 근데 진짜 그게 아닌데..
아 이래서 집에 들어오기 싫었는데...
고운구석 하나없는 동생은 집안 다 뒤집어놓고 방에 쏙 들어가버려서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아 진짜 그냥 눈치 딱 보고 조용히 좀 열어주지
아 진짜 아...


결국 엄빠의 한탄섞인 잔소리 어택을 한참 당하고 맨탈이 너덜너덜 해진 채로
방에 들어왔다.

진짜.. 대략 정신이 멍했다. 쿠크 다 깨짐 ㅜㅜ ㅅ 1팜 악마고 안경이고 공부고 뭐고
다 때려치고 없어지고 싶다 ㅇ ㅏ.. ㅜㅜ..

그렇게 산산조각난 나의 쿠크를 애써 쓸어담으며 ㅜㅜ.. 한밤에 내 방에서 조용히
마음 속으로 흐느끼며 언제인지도 모르게 난 그렇게 잠이 들었다.. ㅜㅜ..

서러워.. 내가 어쩌다가 이리 되었는지.. ㅜㅜ.. 흑흑...




그렇게 잠들었다가 문득 깨었는데, 또다시 느낌이 좋지 않았다.
눈은 뜨지 않았는데, 이 감촉으로 미루어볼 때 틀림 없었다.

바닥은 딱딱하고, 매우 춥고, 이불이나 베개따윈 없는 이 느낌.
난 이 느낌을 알고 있다.


'ㅁ 1친... ㅅ 1x...'


저절로 욕이 새어나오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살며시 눈을 뜨자


어?

익숙한 풍경이 아니었다. 대략 상당히 컴컴하긴 했지만,
그때처럼 그 빛이 아예 없지만 희한하게 형체가 뚜렷하게 다 보이는
그 회색의 풍경이 아니었다.

컴컴하긴 했지만, 말 그대로 리얼하게 컴컴했다.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어두컴컴함, 그것이었다.


뭐지?


근데 분명한 건 내가 잠들었던 그 방이 아니었다.
이불도 없고 베개도 없고, 바닥은 딱딱했다.
그리고 매우 춥고 뭔가 불편했다.


뭐야 이거

주위를 둘러보는데 너무나 깜깜하여 잘은 보이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나자 눈이 어둠에 익숙해진 듯,
조금씩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난 누워있었고, 내가 일어날 수 없도록 바로 위에
무언가 나무문 같은 걸로 잠겨져 있었다.
흡사 내가 관 속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내가 누워있는 바로 위로 막혀있어서, 답답함은 한층 가중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관 속이 갇혔느냐 하면 그런 건 아니었다.

내가 누워있는 위쪽만 그렇게 되어있을 뿐, 아래쪽은 전혀 아니었다.

아니, 아래쪽은 오히려 넓었다. 아니, 그것도 아니었다. 넓은 정도가 아니었다.
내가 누운 아래쪽은 계단이었다.

즉, 위로 가는 길은 막혀있지만 아래로는 얼마든 갈 수 있는 형태였다.
계단이니까.


뭔가 좀 불안했다.

위로는 못 가는데, 아래는 뻥 뚫려있다?
아래에서 뭔가 나오는 거 아냐?


그런 생각으로 아래쪽을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역시, 내 불길한 예상이 맞았다.


뭔가 검은 것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물이었다.

물이 조금씩 계단을 타고 위로 점점 올라오고 있었다.


헌데 이 물이 아주 기분이 나빴다.
물론 지금 워낙 어두워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물이
그 밑을 전혀 볼 수 없는 검은색의 물이었다.

그리고 물 특유의 약간의 물결이 일거나 그런 것도 없이
정말 물이 기분나쁜 기세로 점점 스으윽 올라오고 있었다.

내 예상이었지만 저건 뭔가 보통 물이 아니었다.
한 번 빠지면 절대 나올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런 너무나 기분나쁜 물이었다.

그리고 그게 올라오는 속도가 은근히 꽤나 빨랐다.

잠깐, 난 이렇게 누워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물은 올라오고...
이거 느낌이 안좋았다. 이대로 있다간 바로 익사였다.

그리고 저 물은 뭔가 소름끼치도록 기분이 나빴다. 모르긴 몰라도
저런 물 속에 들어가면 익사가 아니라 뭔가 훨씬 더 소름끼치는 죽음을
당할 듯한 느낌이었다. 그냥 아예 내 존재가 미지의 심연속으로 들어가
다신 나오지 못할 것 같은 그런 느낌?


물은 올라오는데 위는 막혀있으니 답답했다.
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꿈이건 아니건 저 물이 올라오는 건 너무나 소름끼쳤다.
설령 꿈이라하더라도 저 물에는 절대 닿고 싶지 않았다.

물이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어느 덧 내 거의 바로 밑까지 올라왔다.


으아!

이대로 있을 순 없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위쪽을 팍 밀었다.
그런데 예상외로 너무나 허무하게 밀렸다.

아니 밀리지도 않았다. 그냥 허공을 저은 느낌.

뭐지?

처음부터 내 위를 덮고 있는 건 없었다. 환각이었나보다.
다행이다. 난 헐레벌떡 일어나 위로 뛰었다.

헐... 뭐야 이거...

위로 뛰다가 말도 안되게 소름끼치는 걸 발견했다.

이 어두컴컴한 곳에서 유일하게 빛을 내고 있는 그것.


그건 초록색이었고, 이런 글씨가 쓰여져있었다.


비 상 계 단

흔히 아파트 계단에서 볼 수 있는 그것이었다.
그러고보니 여기 풍경이 낯설었다.
우리집 아파트였다. 뭐야 이거??

꿈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 같다.
그 순간 불이 켜졌다.
그 왜 있잖아. 껌껌할 때 움직임 감지하면 저절로 켜지는 센서등.

센서등이 켜지니 눈이 약간 부시면서 계단에 있는 잡다한 먼지들과
누가 씹다 뱉어서 계단에 늘러붙어가지고 거무튀튀하게 변한 껌들까지

모든게 소름끼치도록 리얼하게 눈에 들어왔다.


뭐야 이거.
꿈이 아냐?

그 순간 다시 심장이 철렁거림과 함께 미치도록 소름이 끼쳤다.
지금 이 상황이 꿈이 아니라고? 아, 설마...

다시 밑을 바라보니 그 검은물은 계속 꾸역꾸역 올라오고 있었다.

불이 켜진 상태에서 보니 더욱 소름끼쳤다.
그 물은, 정말로 밑바닥이 보이지 않는 투명하지 않은 검은색 물이었다.

그 검은색이라는게 물감의 검은색이 아니라, 정말로 물 속이 너무나 깊고
그럴 때 비치는 뭔가 심연속의 검은색 같은 그것이었다.

물이 차오르는 속도가 은근히 빨라서, 난 위로 냅다 달렸다.
숨까지 차오른다. 힘도 든다. 맨발이라그런지 발바닥마저 아프다.

너무나 생생하다. 이건 꿈이 아니다. 이럴 수가...


꿈이 아니라면 이건 진짜 큰일이다. 어쨌든 도움이라도 청해야한다.

난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달려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 위층의 집에 물론 새벽이라 민폐겠지만 도움을 청하려 했다.



그런데


???

없었다.

집이 없었다.

원래 한 층 올라가면 엘레베이터가 가운데 있고, 양 옆에 집이 있어야하는데
집만 없었다.

x01호 x02호 이런 식으로 엘레베이터 양 옆에 집이 있어야되는데
집이 없이 그저, 그냥 막힌 벽이었다. 아니 이럴수가. 이거 분명
우리 아파트인데, 이런 구조는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다.

뭐야 이거 대체 뭐야

아래를 보니 물이 어느새 꾸역꾸역 근처까지 올라와있었다.


저 물에는 그냥 닿기만 해도 뭔거 절대 안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다시 허겁지겁 뛰어서 한 층 더 위로 올라갔다.



없었다

한층 더 위로 올라갔는데도 집이 없이 그저 그냥 벽이었다
뭐야 이게. 이게 말이 되나? 엘레베이터도 저렇게 있는데 집이 없다는게 말이 돼??

???

너무나 어처구니 없었다. 망연자실함에 눈물이 왈칵 나올 것만 같았다.
그와중에도 센서등은 너무나 정확하고 똑똑하게 작동이 되었다.
불은 아주 잘 켜졌다. 위를 보니 센서등에 붙어 팔락거리는
이름모를 날벌레까지도 보였다.
그런 모든 리얼한 상황은 이 모든게 내게 꿈이 아니라고 말하주는 것만 같아서
더욱 절망적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양 옆을 보는데
역시 집이 없었다. 그냥 막힌 벽이었다. 이럴수가. 그 순간 집이 있어야 할 자리에
그 막힌 벽이 얼마나 소름끼치는지...

정말 너무 소름끼쳐 눈물이 왈칵 나올 것만 같았다.
그 와중에도 검은물은 꾸역꾸역 올라오고 있었다.

허겁지겁 뛰어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
역시 한 층 더 위로 올라와도 집 같은 건 없었다.


다시 뛰어 올라갔다. 센서등의 불이 켜지고
역시 집은 없고, 그저 벽이고, 검은물은 조금씩 차오르고

뛰었다. 그저 뛰어 올라갔다. 계속 뛰었다.

처음엔 내가 물보다 훨씬 빨랐지만,
그것도 계속 올라가니 내 체력이 점점 고갈되었다.
점점 내 속도는 검은물에게 따라잡히고 있었다.

미칠듯이 숨이차올랐다. 옆구리가 아프고, 땀이 마구 나며
온몸이 고통스러웠다. 특히 맨발로 뛰어서 그런지 발바닥이 너무나 아팠다.

그 물은 그런 나의 사정 같은 건 아랑곳 없이 똑같은 그 속도로
계속 차오르고 있었다.

너무 힘들어서 결국 네 발로 걷는 짐승처럼 손까지 쓰며
계단을 헉헉 거리며 올라갔다.

얼마쯤 올라갔을까. 더이상은 저 물이 차오르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올라갈 자신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숨이 차오르고
힘들어졌을 때, 처음으로 벽이 아닌 문이 보였다.

그런데 보통의 집 문 같이 생긴 그런 문이 아니었다.
뭔가 80년대식, 한참 구식의 단순한 디자인 철문, 게다가
먼지도 많이 쌓여서 사람 손길이 닿지도 않은 그런 문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런걸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한시라도 빨리 저 물이 차오르는 것에서 달아나야한다.


그런 생각에 난 생각도 않고 아랑곳없이 그 문을 잡고 열었다.


???

어어??

이거 잘 안 열린다.

뭐지. 뭐지.

물은 거의 바로 밑까지 올라왔다

뭐야 이거 왜 안 열려


뭔가 삐걱삐걱 거리긴 하는데 잘 안 열렸다.
아마도 문 자체가 워낙 오래되어 잘 열리지 않는 듯 싶었다.


아, 안돼
제발 열리라구
열려!


문 손잡이를 거칠게 잡아당기고 발로도 쿵쿵 차고
온갖 생쇼를 다 한 결과 간신히 문이 열렸다.


옥상이었다. 이제 더이상 올라갈 수가 없다 이런...
물은 거의 차올라서 결국 옥상까지 스며들어오고 있었다.

앞을 바라보자 저~ 앞에 뭔가 낭떨어지 같은 게 있었는데
그 뒤에 다시 여기 옥상처럼 무언가 건물이 있었다.

낭떨어지 같은게 좀 무섭긴 했지만 그래도 뛰어넘으려면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저 반대편으로 넘어가면 물이 따라올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잖아? 물은 무조건 아래로 떨어지는 법이니.


어느 덧 물은 거의 바로 뒤까지 따라와있었다.

겨우 이 정도 물에 내가 익사할 일도 없고, 그저 발만 적셔지는 것이겠지만
저 소름끼치는 물엔 내 신체의 일부도 닿고 싶지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망설임 없이 저 건물 반대편을 향하여 뛰어갔다.
힘껏 뛰면 뛰어넘을 수 있겠지.


???

그런데 내 마음이 너무 급해서였을까.

빠르게 뛰던 난 발이 꼬여 자빠지고 말았다.

너무나 아팠다. 정신차릴 수 없을 정도로 아팠지만, 이대로 넘어져있으면
저 물이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에 아파할 틈도 없이 냅다 다시금 달렸다.

그리고 건물 반대편으로 뛰려던 순간.


어???


그런데 낭떨어지 아래가 아까 내가 봤던, 그 검은 암흑이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는 낭떨어지 같은게 없었다.

아파트 옥상의 평범한 난간이었고, 그 난간 아래는
아찔할 정도의 높이차이로, 한참 아래에 놀이터가 있었다.
어두운 새벽에, 아무도 없는 놀이터.

반대편 건물? 그딴 것도 없었다.
아파트 다른 동 건물의 옥상은 훨씬 멀리 떨어져 있었다.
내가 도움 닫기해서 힘껏 뛴다고 닿을 수 있는 그런 거리가 아니었다.


하.. ?


뒤를 돌아보았다.

물 같은 건 없었다.

그저 내가 아까 와서 밝혀져 있던 센서등이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는지 자연스레 다시 툭 하고 꺼질 뿐이었다.
그 센서등이 꺼지자 옥상 문 안의, 내가 나왔던 그 아파트 계단 안은
칠흑같은 어둠 속으로 변해버렸다.


그러자 그제서야 뭔가 머릿속으로 이해가 갔다.

그 악마인지 뭔지가,


나를 여기까지 넣은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날 죽이려고.


아까 실수로 넘어져서 정신이 들지 않았더라면,
보이는 대로 힘껏 도움닫기하여 반대편 건물로 뛰었더라면,


난 아마
공무원 시험의 스트레스와, 집안 가족들과의 불화가 겹쳐
그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어머니 아버지에게 크게 혼난 바로 그 날 새벽에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걸로

그렇게 난 잊혀졌겠지

그렇게 내 인생은 끝났겠지. 그저, 시험압박의 스트레스와
가족들과의 불화로,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걸로, 그렇게.



진짜

완벽한 죽음이다.


소름끼쳤다.


그래. 그 악마인지 악령인지 귀신인지 뭔지가
삽시간에 날 여기까지 밀어넣은거다.
지금 여기 죽음의 바로 앞, 아파트 옥상 난간 앞까지...


그럼 그 '무언가'는...

지금 내 근처에 있는 건가?

죽기 바로 직전에 안 죽었다고 다시금 호시탐탐 내 옆에서 날 노리고 있을까?

이렇게 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도 모르는 억울한 죽음을 당해야 하는 건가?


모르긴 몰라도 지금 내 근처에 있다는 거 아냐?
여기 아무도 없는 이 깜깜한 한 새벽, 아파트 옥상에서?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한 겨울 새벽의 추위만해도 내 몸을 덜덜 떨리게 만드는데,
이 모든 소름끼치는 사실이 날 공포로 더욱 옥죄여 더욱 떨리게 만들었다.


어딨지? 내 목숨을 노리는 그건 어딨을까?

저 문 뒤 암흑 속에서 날 노려보고 있을까?
아니면 내 옆?

아니면 내 뒤 지금 옥상 난간 뒤에서 날 잡아당기려고 하고 있을까?


엄마....
아빠....

살려줘요...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 건... 이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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