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정말 낚시에 미쳐서 전역하고나서 친구 둘이랑 매일 밤낚시를 하러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밤 저수지의 운치도 운치고
끓여 먹는 라면도 라면이지만, 정말 밤에 낚는 붕어 손맛은 감격 그 이상이거든요.
그 날 금요일 점심쯤에도 아니나 다를까, 낚시에 미친 친구 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야 오늘 금요일인데, 밤에 낚시 가자."
저 역시 한참 낚시에 미쳐있던 때라
당연히 OK라고 말하고 수락했는데, 퇴근 시간이 가까워 지자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빗소리가 정말 우박떨어지듯 퍼붓자
"비 억수로 오는데도 낚시할꺼냐" 고 친구녀석에게 물었더니,
자기가 큰 파라솔이랑, 우비를 준비할테니 걱정하지말라더군요.
그렇게 우리 둘은 한참을 달려, 마을 길 사이를 지나면서, 흙길로 된 산속으로 올라 갔습니다.
그런데 그 날은 친구녀석이 집에서 기르는 개를 한마리 데려왔는데
친구 엄마가 밤낚시 간다고 하니, 그렇게 가지말라고 말리다가 결국 갈꺼면 개를 꼭 데리고 가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런날 낚시하면 물귀신이 사람 잡아가는데, 개가있으면 귀신이 무서워서 못나온다나 뭐라나
친구녀석은 저를 겁주려는듯 비시시 서로 가벼운 농담이듯 웃었습니다.
그렇게 8시쯤 저수지에 도착했을때도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둑위에 차를 세워두고, 그 밑으로 내려가 낚시대를 펼쳐 들어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10시,11시쯤 되자 어김없이 낚이는 붕어 손맛에 싱글벙글 웃으며 낚시질 하니 금새 새벽2시가 넘어가더군요.
준비해온 야식도 먹었겠다.
입질도 뜸해지자, 친구는 잠시 눈좀 붙인다면 둑위에 세워둔 차로 들어가 눈을 붙인다며 자로가더군요.
저는 계속 입질이 조금씩 있는 편이라,
자리를 뜰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낚시를 계속 하는데, 갑자기 옆에서 곤히 잠들던 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물 길을 지긋이 바라보더니
어느새 혼자 미친듯 물 쪽을 바라 보며 짖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와왕, 콸콸!!
조용하라고 소리쳐도, 개는 미친듯 컹컹대며 혼자 계속 같은 물길을 보며 짖어대다가, 이제는 뒷걸음질 치기 시작하는 겁니다.
개도 심심한가보다 라고 흘려넘기려는 순간에 개가 짖는 곳을 보니, 물 속 어둠속에서 무슨 얼굴같은 형상이 눈에 스쳐보였습니다.
갑자기 친구엄마가 말했던 물귀신 이야기가 뇌리를 스치니 갑자기 온 몸에 소름이 돋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때 무슨 생각했는진 모르지만, 바로 낚시대도 던지고 둑위로 허겁지겁 튀어 올라갔습니다.
뒤에서는 사람이 수영장에서 나올떄 같은 쏴아아 하는 무언가 물에서 나오는 소리가 나구요
그리고선 비내리는 소리 사이로
"하 아깝다." 라는 소리가 귓전을 울렸습니다
정말 헐레벌떡 차로 올라가 문도 꼭 잠구고, 눈꼭감고
그 날 정말 무서워서 아침에 해가 뜰때까지 차안에 쳐박혀 있었습니다.
실수로 친구네 집 개를 챙기지 못해 같이 차에 태우지 못했지만 그 날 아침 개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친구한테는 매번 만날때마다, 낚시가자고 할때마다 그날 사건을 계속 이야기 해줘도, 장난치지 말라며 웃어넘기곤 하는데
저는 그 뒤로 절대 밤 낚시는 안가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