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지역에서 실향민의 삶과 주한미군 문제를 비롯해 지난 2002년 6월 '효순·미선 여중생 사망사건'을 최초로 사진을 통해 고발해 온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용남(50) 현장사진연구소장이 24일 효순·미선 추모비 앞에서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했다. 이 소장은 현재 의정부 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 파주환경녹색모임 김관철씨에 따르면 이 소장은 이날 오전 김씨와 만난 뒤 헤어졌다. 이어 이 소장은 오후 1시30분경 김관철씨에게 전화를 걸어 "미군들을 상대로 일하기가 너무 벅차다, 너무 힘드니까 난 먼저 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철씨는 수소문끝에 오후 2시경 '효순·미선 추모비' 앞에서 쓰러져 신음중인 이 소장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이 소장 주변에서는 빈 소주병 2개와 먹다 남은 농약병, 유서가 발견됐다. 김관철씨는 "이 소장은 현재 의식이 있고, 말도 조금 한다"며 "의사는 '(이 소장이)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단언할 수는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소장은 유서에서 '효순-미선 두 여중생사건' 문제와 파주 스토리사격장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유서에서 "스토리 사격장은 1973년 유신헌법이 온나라를 억압하고 있을 때 주한미군에 공여됐고…재산세는 농민이 내고 사용은 미군이 하는 초헌법적인 일들이 이땅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스토리사격장 반대를 외치는 농민들을 정부가 반미주의자로 몰아가는 것은 본질을 모르는 한심한 작태"라고 지적했다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