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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누구나 써 볼 수 있는 설국열차 리뷰
게시물ID : movie_145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Uttom
추천 : 2
조회수 : 69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8/04 16:13:04
어제 저녘에 심야로 본 설국열차가 오늘 오후 3시가 되어도, 머리 속을 떠나질 않습니다.ㅎㅎ
오유에서 설국열차를 검색해 보면, 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다양한 리뷰와 이야기, 해석들을 늘어 놓는 것을 보면 정말 신기방기한 내용들이 많네요.
아마 제 생각으로는 '열차'를 '작은 세계'로 보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을 무리없이 영화에 투영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각들을 표현하면서 다양한 의견들이 모아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제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을 투영해서 설국열차를 리뷰해 보았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사상? 이데올로기? 는 '사회라는 거대한 메커니즘 속에서 우리 한 인간은, 거대한 기계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부속품 중 하나일 뿐입니다.'

마지막 엔딩 부분에는 커티스와 월포드가 대화는 나누는 부분은 저에게는 정말 숨막히는 장면이었습니다. 극중 
혁명의 리더인 커티스는 월포드가 초대한 식사자리에서 울분과 격노를 표현하며 식탁을 내려칩니다.
이 장면에서 저는 커티스가 윌포드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자신또한 단지 거대한 기차의 조화로운 균형을 위한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에 대한 감정 표현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존엄한 목표와 희생이 한낱 외부에서 정해진 역할극 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그로부터 오는 자괴감, 자멸감, 상실감, 수치심, 허무감 등등 아마 너무나도 많은 감정이 치밀어 올랐었겠죠.

또한 제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을 약간 더 생각해보면, 거대한 메커니즘, (어마어마하게 큰 기계 앞에서) 하나의 
부속품인 우리는 너무나도 작게만 느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운명의 개척을 위해 전진하고! 투쟁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영화속 주인공들은 황당할 정도로 강력한 외부의 힘에 의해서 
죽음을 맞이 합니다.
터널 부분은 어둠속에서 무장한 도끼아저씨들 때문에, 혁명군들은 거의 학살을 당합니다.
계란바구니 속에서 튀어나온 자동소총 때문에, 현명한 길리엄과 강력한 자식애로 똘똘뭉친 에디의 아빠가 죽습니다.
총을 맞고 몸이 뚫려고 죽지않는 초인적인 아저씨 때문에, 티미의 엄마과, 싸움 엄청 잘하는 무에타이 친구도 죽습니다. 
마지막으로, 열차 중간 중간에 나왔던, 스시 아저씨, 뜨게질 아줌마, 독서하는 여인, 치과의사, 양복쟁이, 식물학자 등등 이분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고, 사회에 큰 악영향을 끼치거나 나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 입장에서 보면 갑자기 기차가 거대한 눈덩이에 쉽쓸리면서, 어떠한 이유인지도 모른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여기서 하나 더 내용을 더하면, 커티스는 윌포드에게 기차의 심장을 소개 받고, 그 고요하고 거대하고 우아한 기차의 심장을 바라보며 커티스는 그 거대함에 눌려서 자신이 계획했던 복수를, 그리고 자신 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했던 고귀한 희생들을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요나가 성냥갑을 달라고 할 때, 기차에 악영향을 끼칠 까봐 거부하죠.)

여기까지만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 허무하고, 염세적이고, 힘이 빠지고, 어떤 이들에겐 불쾌하다고 생각 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이런 문제에 해법을 제시합니다. 먼저 설국 열차 포스터를 볼까요?
설국열차_002.jpg

송강호 씨는 앞으로 나아가는 그룹들 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분입니다. 독고다이가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을 기차가 부여한 역할과 기차가 부여한 상황속에서 살아가지만, 냄궁민수는 자신의 능력과, 자신의 꿈,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고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커티스 는 꼬리칸의 리더, 혁명군의 리더, 이것은 스스로 따낸 타이틀이 아니라 기차의 특징에서 파생된 역할이라고 생각됩니다. 길리엄, 메이슨 또한 그렇고 심지어 윌포드는 자신이 만든 세계에 자신이 억압되어 버리서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성도 상실한채, 기차가 부여한 역할에만 충실하는 혐오스로운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남궁민수도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기차가 전복되어서 죽음을 맞이했지만, 요나와 티미가 부조리했던 
기차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 장본인이기 때문에, 그것에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가지고 있는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반영해서 해석해 본 설국열차 입니다. 저에겐 너무 좋은 영화였고, 이렇게 스스로 리뷰를 쓰면 마치 영화를 스스로 재창조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서 엄청 좋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도전해보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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