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이 오전이라서 불행인가 다행인가. 감정적인 글은 밤에 임시저장했다가 다음날 아침 읽어보랬다. (굳이 감정적 글 뿐 아니라 객관적 글쓰기 또는 소설을 쓸 때도.) 물론 아침에 읽은 그 글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잠깐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 사람 덕분에 아마 이 글도 임시저장이 될지도 모르겠다. 또 덕분에 글을 쓸 수가 없게 되었다. 분명 이 글은 마무리 되지 않고 갑작스럽게 끝날 것이기 때문에. 글을 쓸 때 중간 감정이 끊기면 글도 끊어진다.
나는 전적으로 혼자가 좋다.
결국 이 글 쓰는 중간에 한바탕 했다. 그게 얼마나 사람 숨 막히게 하는지 본인은 절대 모른다. 그래놓고 자기는 상처 받았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오히려 뒤치다꺼리한다고 이야기한다. 상처를 주는 사람은 자신이 상처 주는 사람인지 잘 모른다했다. 적반하장만 아니면 그냥 눈 감고 넘어가겠다만. 이래서 내가 나가려고 애쓴다. 본인만 모른다. 왜 모이지 않는지. 그래놓고 왜 나가는지 이해 못한다. 똑같은 사람과 살면서 똑같은 행동을 하고는 똑같이 나는 그런 적 없다고 말한다. 똑같이 상처주고는 상처 받았다고 엉엉 운다. 누가 누굴 달래야하나. 세상은 혼자인데 왜 그렇게 악착같이 함께하려하나.
사람들이 독립하려는 이유 자체를 이해 못하더라. 이해 못하는 사람에게 이해를 구하진 않지만 최소한 방해는 말아야지. 그것마저도 이해를 바라는건가 싶고.
그냥 빨리 나가야겠다. 집에 발 디딜 곳이 없는 유령 같은 존재인데 어느 곳도 편안하게 쉴 공간이 없네.
돈 모으는 건 됐으니 그냥 혼자였으면 좋겠다. 나는 가족이 주는 편안함이나 안락함 같은 건 기대하지 않고 믿지도 않는다. 이건 아마 중학생 때부터 그랬다.
모이면 서로 상처 뿐인 사람들이 어떻게든 안고 있는 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 안쓰럽기도 하고.
결국 내 상처는 어디로 가나. 나는 상처 같은 거 안 받는 철인인가. 차라리 그런 사람이면 좋겠지만 10년이 넘도록 같은 상처에 힘겨워한다. 바보같이 같은 곳에 상처 받도록 내버려둔 것도 내 탓이겠지. 화를 냈어야 했나. 싫다고 말했어야 했나. 나도 힘들다고 생색 냈어야 했나.
그냥 하루라도 빨리 혼자가 될 수 있게 내가 힘을 내는 수밖에 없다. 그게 정답이기도 하고, 다른 방법도 없고.
그러니 가족이란 이유로 뭉칠 필요가 없다. 가족이 뭐냐고 물어보면 매일 같은 상처로 후벼파놓곤 가족이라는 밴드로 어설프게 붙여놓는 것, 이라 말하고 싶다.
아마 이 글은 내일 아침 언제가쯤에 사라질 것이다. 다음날 아침은 또 아무렇지 않게 흘러갈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