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과 헤어지고 나서 우연히 예능을 통해 알게 된 노래다.
하림이 그 노래를 출연자들에게 불러주는데 노홍철이 그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린다.
누구나 20대때 겪은 이별의 아픔을 위로해주는 노래라고...
글쎄,,그렇게 나에겐 그렇게 와닿지 않았다. 어느날 다시 한번 그 노래를 듣게 될때까진...
늘 생각해왔던게 사람은 잊는게 아니라 저 마음 한구석에 밀어넣는거라 생각했다.
비가 내리던 어느날, 침대에 앉아 멍하니 베란다를 내리는데 비가 펑펑 쏟아졌다.
무더운 여름날의 장맛비가 기폭제였는지, 단순히 마음이 버텨내지 못한것인지 한구석에 꾸역꾸역 밀어넣은 그 사람이
가슴위로 떠올랐다.
처음 만남부터 처음 손잡았던 날의 찌릿함, 첫 키스의 달콤함, 심하게 다투었을 때의 가슴앓이,
내 앞에서 환하게 웃던 그사람, 내 앞에서 눈물 흘리던 그사람,
힘든 일이 있다고 새벽에 전화해서 펑펑 울던 그사람.
마지막으로 헤어졌던 그 순간..
그 모든것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던 가슴이 다시 답답해졌고 내 손은 어느새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 사람의 번호를 자연스럽게 눌렀다.
"잘지내?"라는 짧은 인삿말을 보내고 난 후 나는 내가 미쳤지 미쳤지 라고 하면서도 은근히 답장을 기다렸다.
늦은 오후에 보냈던 문자는 열두시가 될때까지도 답장이 없었고 나는 잠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그때 그 사람에게 답장이 왔다.
자기는 잘지낸다며 오히려 내 안부를 묻던 그 사람.
우리는, 아니 "그 사람과 나"는 시시껄렁한 이야기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얘기를 나눌수록 나는 그 사람과의 예전 모습이 점점 더 생생해졌고 그 사람을 붙잡고 싶었다.
일년전 이맘때쯤에는 그 사람이 먼저 용기내서 나를 잡아주었으니까...
"다른 만나는 사람은 있어?"
아니라는 대답을 정말 간절히 바랬다. 정말 믿지도 않는 신에게까지 무릎을 꿇고 손을 빌며 제발 아니길 바란다고 간절히 빌며 그 사람의 답장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 사람의 대답은 다른 좋은 사람만나고 있다는 말.
그 말에 나는 미안하다고 말을 했다. 괜히 나때문에 마음 뒤숭숭해졌을까 너무나도 미안했다. 나에게 그 사람을 잡을 여지는 없었다.
그 사람이 말했다.
"미안할 필요 없어. 나는 아무렇지 않아. 아직 마음이 남아있었다거나 그랬다면 몰라도 이미 정리 다했고 아무렇지 않아."
그사람은 이어서 나에게도 다른 좋은 여자 만날거라며 잘지내라고 말을 했다.
다시 한번 그 사람과 나는 잘지내라며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고 나는 아직도 내리고 있는 그날 밤의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쾌청한 아침, 이른 새벽에 출근길에 나서 아무도 없는 텅빈 연병장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어떠한 생각도 하지않고 그냥 멍하니 텅빈 연병장만 쳐다보았다. 아무도 없다.
그때 익숙한 노래 소리가 들렸다.
"다 지난 일인데, 누가 누굴 아프게 했건"
환청이었을까, 자그맣게 들려오는 그 소리에 가슴이 덜컹했다. 그리고 그 노래는 내가 연병장을 떠날때까지 계속 내 귀에 말을 걸었다.
그리고 그 후, 이상하게도 후련했다.
가사의 모든 것이 나에게 와닿았고 그 와닿음은 나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후회없이 사랑했다. 그리고 언젠간 나는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나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웃게될거라고.
환청이었을지, 아니면 멀리서 들려온 노랫소리였을지 모르겠지만 그 노래는 나를 분명 위로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