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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베드로
게시물ID : humorstory_3924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AIA
추천 : 0
조회수 : 23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8/05 01:41:58
나는 로마 경비병. 
빌라도 각하의 수하에 있다. 

오늘은 이상한 날이다. 아주 깊은 한밤중에 갑자기 비상이 걸렸다. 웬일일까. 뭔지는 몰라도 아주 심각한 일이 생긴 것 같다. 명령에 충실한 나는, 갑주를 갖춰 입고 말을 타고 달려나갔다. 백인대장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심상치 않은 비상사태임을 알 수 있다. 
제사장이 흥분해서 길길이 날뛰고 있다. 이 사람들이 왜 이럴까. 우리는 그런대로 이 사람들을 알아서 스스로 하고싶은것 하며 살게 놔두었는데, 왜 이렇게 화가 난 것일까. 

그들이 얘기하는 내용이 들린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 들린다. 무슨 일일까. 더욱 알쏭달쏭하다. 예수 그리스도는 훌륭한 가르침을 많이 들려준 사람이다.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로마 사람들도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큰 배움을 얻은 사람이 많다. 빌라도 각하의 사모님인 클라우디아 프로쿨라 여사님도 예수님의 가르침을 높이 사고 있고, 많이 공부하고 싶어 안달이 나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 사람들이 왜 예수님을 가지고 이렇게 날이 서서 악감정 가득한 얘기를 하고 있는가. 

대충 분위기가 파악이 된다. 이 사람들은 예수님을 모함하고 있다. 예수님을 자꾸 나쁜 쪽으로 해석하여, 그 분을 나쁘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 안된다! 막아야 한다! 

앗? 그런데 저 사람은 누구인가? 
베드로 아닌가? 나는 저 사람을 잘 안다. 저 사람은 예수님의 수제자인 베드로다. 저 사람이 왜 여기에 있는가. 아마도 예수님을 지키러 왔겠지. 하지만 지금은 위험하다. 예수님의 제자라고 자신을 밝히는 순간 저 사람은 밟혀 죽는다. 나는 저 사람을 보호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여보시오! 잠깐 기다리시오! 당신은 베드로 아니오?"
"예. 맞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입니다."
"지금 이 자리는 당신에게 있어서는 죽음의 자리입니다. 어서 피하십시오. 저를 따라오면 안전할 것입니다. 저는 로마제국의 경비병입니다. 당신은 예수님을 안다고 하면 큰 화를 입을 것이며, 모른다고 하면 비겁자로 낙인 찍힐 것입니다. 저를 따라오세요. 이 자리를 피하는 것이 당신에게 가장 좋은 결정입니다."
"안됩니다. 저는 저 자리로 나가야 합니다. 저를 막지 마십시오. 친절한 말씀은 감사합니다. 그러나 저는 나가야 합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나는 그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가 보이는 곳에 서서, 가만히 칼을 빼어 들었다. 사람들이 베드로를 해치려고 든다면, 내가 나가서 그들을 쳐 죽이리라. 내게는 그러한 권세가 있다. 내 권세를 발휘하여 예수님의 제자를 구하리라. 그리고 상황이 허락된다면, 예수님을 구하여 일변 나의 신념을 지키고, 일변 빌라도 각하에게 충성을 다 하리라. 

그런데... 베드로의 행동은 내 예상과 정말 반대였다. 
"저는 그를 모릅니다! 저는 예수를 모릅니다!" 
이럴수가.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정하다니? 왜? 어째서! 

베드로는 군중들에게 풀려났다. 나는 베드로를 잡고 물어보았다. 
"왜, 왜 예수님을 부정하셨습니까? 왜요?" 
베드로는 대답했다. 
"사실 어제 저녁 최후의 만찬 때,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닭이 울기 전, 제가 예수님을 세 번 부정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지금 고초를 당하실 때, 저는 달려가서 제가 예수님의 제자임을 밝히고 예수님께 죄가 없음을 밝히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을 알았습니다. 제가 예수님의 편을 든다면, 예수님의 예언은 틀리게 됩니다. 저는 닭이 울기 전에 빨리 세번 예수님을 부정해야 합니다. 제가 지금 예수님의 편을 든다면, 예수님의 예언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사람들은 예수님의 기적을 우습게 볼 것입니다. 저는 제가 배신자로 낙인이 찍히더라도 예수님을 지켜야 합니다. 말리지 마십시오. 예수님의 입장을 우습게 만들 바에는, 저는 배신자로서 조롱을 받는 길을 택하겠습니다." 

나는 베드로를 말릴 수 없었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당신의 주장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생각이 얕은 것일지도 몰랐다. 
베드로는 물러갔다. 
그는 멀리 가지 않아서 심하게 통곡했다. 
나는 지금이라도 그에게 달려가 예수님께 가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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