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집앞에 나갔는데 옆옆건물(단독) 이사나간다고 쓰레기가 여러가지 나와있더라구요.
스텐레스 보울이나 쇠로된 행거같은거.... 동네가 쓰레기줍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진짜 많이계신곳이라 곧 누가 가져가겠네 했죠.
근데 자주 마주치는 남의 쓰레기 헤집고 뒤집어놓은채 가버리는 인상 사나운 백발할머니가 있거든요.
남이 분리수거해놓은 재활용쓰레기 다 쏟아서 소주병같은 필요한것만 빼가고, 귀찮으면 음식물쓰레기통에 아무거나 쑤셔박아놓고 하는 할머닌데 작년 저희집 앞에 무단투기 엄청 심할때부터 봐서 얼굴을 외웠어요.
이할머니가 무슨 레이다가 달렸는지...아니면 이사쓰레기들 노리고 근처 계속 돈건지 멀찌기에서 그걸 발견하고 오더라구요.
첨엔 그냥 들고 했는데 서있는 절 보더니 다짜고짜 저희 마주보는 앞집 대문(그냥 낡은 쇠문인데 잠그면 밖에서 열쇠없이 못열기때문에 항상 안잠겨있음) 가리키면서
"아줌마, 저기 아줌마집이요?"
라는거에요.
20대고;;;; 순진하게(=엄청 만만하게) 생겼다고 맨날 여기저기서 뭘 모르는 애 취급 당하기 일수인데;;;
화가난다기보단 잘못들은것마냥 너무 어이가 없더라구요.
"저 20대인데요"
"(대놓고 비웃는표정을 짓더니) 뭐?? 아~ 그래서 아줌마가아니라 아가씨라고?"
라는거에요.
이거 날도 더운데 도대체 왜 가만히 있는 사람 시비걸려고 하나 해서 더 들어보니
"내가 이거 있다가 가져가려하는데 누가 집어갈거같으니 여기 대문안에 넣어두겠다고"
지금 못가져가는데 다른 할머니들이 집어갈까봐 남의 대문안에 넣어두겠다 이거죠. 너무 너무 어이가 없어서
"저희집은 아닌데요. 그걸 남의집 안에 넣으시면 안되죠."
"아 금방 가져간다고"
"언제 가져가실건데요."
"한 30분있다 가져갈거야"
이러더니 안된다고 말리는데 일방적으로 닫힌 문 열고 안에다 척척 봉몇개를 옮겨넣는거에요.
참 가만히 있다 x벼락 맞은마냥 너무 기분도 나쁘고 어이가 없어서 가는 뒷모습 보다가 무겁지도 않은데 봉들 싸그리 집어서 근처의 다른 폐휴지랑 폐품 모으시는 할머니 댁에 갖다드렸어요. 이 할머니는 절대 안그러시거든요. 항상 박스 주워가시면서 뭐 쓰러지면 허리도 굽은분이 주섬주섬 정리해두고 가시는데...
어쨌든 날더워서 땀은 뻘뻘 났지만 속은 시원하더라구요.
30분쯤뒤에 그할머니가 궁시렁대면서 저희집 옆 지나가고... 여기가 언덕 꼭대긴데 ㅋㅋ 더운데 헛걸음하니 참 억울하시겠죠.
앞집 이웃분들께 나중에 말씀드리니 기가막히셔서들..
미친거아니냐고 그걸 왜 남의집 대문안에 들어와서 넣어두냐고;;;
게다가 그앞에 바로 창문이라 넘어지면 다 깨질수도있는데...
참 먹고살기 힘들다고 핑계대면서 제발 괜한 남한테 피해주지좀 말았음 좋겠어요.
저혼자만의 작은 사이다지만 나중에 또 기억하고싶어서 오유에 적어두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