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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석의 이상론과 내가 생각한 군역제도의 문제점.
게시물ID : sisa_594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또깔라비
추천 : 12/2
조회수 : 720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08/09/07 01:16:21
강의석군에 대해 말하자면,솔직히 별로 관심도 없다.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에 관한 부분은 몇명이 "좋은 사람이다",  몇명이 "다 위선이고 쑈다" 라고 말한다고 

해서 검증되는 부분이 아니기에.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건 그의 이상론에 대한 나의 견해,

그리고 평상시에 생각하고 있다가 올림픽과 이번일을 계기로 글을 쓰게 된 대한민국 군역제도의 

불합리성에 대한 부분이다.

 우선 그의 이상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상은 훌륭하지만 전혀 공감할 수 없고 개연성이 없는 공상소설." 

정도겠다. 세계가 평화롭길 바란다고? 나도 마찬가지다. 아니, 정신병자가 아닌 이상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그걸 위해 무턱대고 군대를 없애자고 주장하는게

그의 "이상" 이라면 차라리 소설가나 만화가를 해보길 권한다.

"이상" 이라는건 현실이 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개연성이 있을때 이상이다.

그 이상이 기술적 진보에 의해 초고도로 발달한 과학문명이건, 무정부주의에서 말하는 일체의 권력과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이건, 사회주의나 복지사회건설이건간에 실천가능성이 없는 이상론은 공동의 

목표가 되어야할 "이상향" 이 아닌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잘해봐야 그 이상이 실천될 방법은 다수의 폭력에 의한 혁명,

(과거사회주의의 유행이 불러왔던 대립처럼) 혹은 자신의 이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다수의 권리와 자유를 억압하는 독재뿐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미 그의 이상은

폭력을 필요로 하기에 결코 실현될 수 없는 꿈에 불과하다.

즉, 압도적 다수의 지지와 협력에 의해 전세계가 군비를 축소하지 않는 이상 실현 불가능한

자신의 꿈을 관철하기 위해 그는 5000 만이 넘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알몸으로 폭력앞에 나설것을 

"이상"이랍시고 떠들어대고 있다는거다. 현재 대한민국이 분단상황에 있지 않더라도 군대는 필요하다.

우리가 타국을 침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타국의 침략에 저항하기 위한 최소한의

무력은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나는 타인을 상처입힐 바에는 알몸으로 총칼앞에 서겠다"

라는 자신의 이상은 혼자 실천해라. 말도 안되는 이상론과 망상으로

5000 만명이 넘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목숨을 끌어들이려 들지 말아라. 

무슨 생각으로 무조건 평화를 위해 군대를 없애자고 말하는가?

모든 인간이 똑같은 생각을 하고 60 언 인류와 모든 집단이 100% 서로를 신뢰하고 군대를 없앤다는게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구체적인 지침과 협력방식도 없이?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정신과치료를 진지하게 권한다.

차라리 그가 

"이런이런 제도와 협력을 통해 연맹을 만들고 가입국의 상호불가침과 안전보장을 위한 지침,

 그리고 가입국을 확대시킬 이런이런 방법을 통해 전세계가 공동으로 군비를 축소하는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 라고 말한다면, 실현 가능성은 희박할지라도 훌륭한 이상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런 안전보장없이 "세계가 평화로웠으면 좋겠다" 라는 이유만으로

군대를 없애야하며 어쩌고 하는건 지나가던 개도 안웃을 망상이다.

본인은 자신을 훌륭한 이상론자이며 평화주의자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회구성원들에게 실천적 동기를 제공할 근거도 없고 동의를 얻어낼 수단도 없이

무조건적으로 외치는 이상론은 이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독선과 아집일뿐이다.

물론 대한민국의 군역제도에 많은 부조리가 있으며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호소방식이나 부조리에 대한 저항방식은 전혀 훌륭하지 않다.

오히려 아집으로 똘똘뭉쳐있을뿐더러 사회에 아무런 영향력도 미치지 못하는 한심한

자기만족이다. 자기자신을 이상주의자고 평화주의자며 부조리한 사회에 돌을 던지는

용감한 저항자 정도로 착각하는 정신병자일뿐이다.

나는 실천이나 동기를 유발하지 못하는 이상론과 방법에 대한 언급없이 무조건적인 

추종과 동의를 요하는 이상주의자들의 발언은 패배주의에 빠져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려는

자칭 "현실주의자"들 보다도 더 저질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저 이상이라는 이름을 가진 종교의 순례자처럼 돌을 맞으며 걸어가는 자신을 상상하면서

자위행위를 할 뿐이다. 그리고 그 아집과 독선의 결정체와 같은 인간이 강의석이라고 생각한다.

딱 한가지 그에게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면 현재 대한민국 군역제도가 불합리 하다는 것이다.

 군대를 없앨수는 없지만 군역제도의 불합리성이 평등이라는 룰을 깨고 인간의 존엄을 해친다면 분명히 

개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불합리를 알면서도 개선할 생각은 하지 않는 태도다.

"군대가야 사람 된다", "군대가야 인생을 안다","남자들은 군대 안갔다오면 술자리에서 할 얘기 없다"

라는 흔한 변명이 군역제도의 불합리성과 그것이 유발하는 불평등과 개인의 희생을 정당화 할 수 없다.

"재화가 부족한것이 문제가 아니라 고르지 못한것이 문제다"

라는 2000 년 전의 명제는 아직까지도 유효하다. 대한민국의 성인남성은 모두 군대를 가야한다.

이것은 의무이고, 모든 남성에게 유효하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경우,

신체적인 문제, 기타 여러가지 상황에 의해 군복무를 이행할 수 없는 사람은

공익이건 뭐가 됐건 군복무나 그것에 상응하는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좋다. 하지만 문제는 평등하지 못하다는것이다.

필자의 주변에는 군대가서 다친 사람이 참 많다. 디스크가 생긴 사람, 무릎 인대가 나간 사람,

손목이 다친 사람 등등..아마 군필자라면 군대가서 안다치고 나온다는게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공감할거라고 생각한다. 즉 말하자면 사회 혹은 국가를 위해 이 사회의 구성원들은

보상없이 희생하고 있다는것이다. 국가는 체제와 사회전체의 수호를 위해 희생한 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지 못하는 국가는 이미 국가로써의 의미가 없다.

개인 역시 사회전체의 유지를 위해 어느정도의 희생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것에 대한 보상은 없고 희생만을 강요하는 사회라면 사회의 존재 의미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세계최저 수준의 군인대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재 대한민국의 

열악한 군인에 대한 대우는 분명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

체제의 수호를 위해 구성원들에게 무언가를 요구한다면, 개인의 희생에 최소한의

정당한 보상은 해줘야 한다. "의무" 와 그에 대한 "보상" 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제도라면

그 제도는 반드시 개선되어야한다. 더이상 "나만 그런것도 아니고" 라던가

"어쩔 수 없다" 라는 문제로 넘어가서는 안된다. 우리는 정당한 보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그만한 의무를 이행했고, 전체를 위해 나의 권리를 희생했기 때문에.

오히려 비난받아야할 것은 군역제도의 불합리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에게 "너만 그런거 아니다" 라고 비난의 화살을 던지는 사람들이다.

 희생이나 의무를 요구할때 항상 또 한가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바로 "평등"의 문제이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 라는 말을 많이들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군인의 위치는 어디인가.

어째서 그 신성한 국방의 의무는 "돈없고 힘없는" 사람들만의 것인가.

국회의원 아들, 대통령, 대기업사장 아들 등등..소위 말하는 기득권들은

어째서 군대를 가지 않는가. 징병제 자체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필자이지만,

백번 양보해서 징병제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봤을때,

어째서 누구는 군에 가고 누구는 가지 않는가. 어째서 누구는 군에서 다쳐도 보상을 받지 못하고

"의무"와 "희생"을 강요당하며 2년을 보내고, 누구는 정당한 사유도 없이 군에 가지 않으면서

사회에서 더 대접받는 위치에 서는가. 국군장병수를 유지해야 하니까 징병제를 한다면,

왜 그 유지되어야 하는 장병의 숫자에 돈있고 권력있는 자들과 그 가족들은 포함되지 않는가.

특정계층에게만 강요되는 의무와 희생이라면 그 정당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모든 국민이 "평등" 한 국가라면 왜 뚜렷하게 돈과 권력을 기준으로 계층을 나누어

누군가에게는 희생과 의무만을 지우고 보상은 없으며, 누군가는 희생과 의무없이

특권을 누리는가. 평등하지 못한 군역제도의 어디에 정당성이 있으며 군역 불이행을

이유로 처벌을 하는가. 처벌을 하려면 평등하게 해라. 의무를 지우려면 평등하게 해라.

재산이 없고 권력이 없다고 해서 우리와 기득권 사이에 계급이 존재해서는 안된다.

 마지막으로, "국위선양" 의 이유로 금메달은 군면제라고 했다. 

"국위선양" 의 명확한 기준과 기준점을 제시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스포츠로 금메달을 따는건 국위선양이고, 훌륭한 영화,음악,연구성과 등으로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리는것은 국위선양이 아닌가? 

금메달리스트들이 국가이미지를 재고하는데 일조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아니다.

어째서 금메달리스트들만이 국가이미지를 재고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이다.

국가안보와 사회유지를 위한 징병제인데, 국가의 위상을 드높힌것과 군역의 면제와의

상관성은 어디서 오는것이냐는 물음이다. 

"나라 이미지를 높혀줬으니까 면제"

라는 것은 마치 군역이 피할 수 있다면 누구나 피하고 싶은 부담이며

이행하고 싶지 않은 의무라는 느낌을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가. 그것을 이미 부담이고

이행하고 싶지 않은 의무로 정해놓고서는 어째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 라는둥 떠들어대는가.

어째서 현역으로 군에서 복무하다가 다쳐서 제대하는 군인들의 

보이지 않는 "국위선양"은 공치사 한번없이, 아무런 보상없이 끝내면서

금메달을 딴 눈에 보이는 "국위선양"에 대한 보상은 "면제" 인가. 

돈과 권력을 기준으로 그리고 기득권이 설정해놓은 알 수 없는 기준으로 주는 "면제"라는 포상은

돈없고 힘없는 죄인들이 가는 "군대"라는 감옥에 대한 "면죄"로 보인다.

국위선양이라는 이유로 면제를 해줄거라면, 좀 더 정확한 기준을 마련해라.

그리고 그 분야를 스포츠에만 국한시키지 말아라. 올림픽 아니어도 국위선양 하는 사람들 많다.

그렇지 않다면 "금메달 따면 면제" 가 아니라 "면죄" 로 읽히기 쉽다.

제발 국방의 의무가 신성하다고 말하기에 앞서 그것을 부담이고 피하고 싶은것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행위부터 없애라. 부담이라는것을 인정할거라면, 좀 더 합리적으로 젊은이들에게

부담을 덜어줄 방법을 생각해라. 부담이라는걸 알고 있으면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 라는

말을 가져다 붙여 정당한 보상을 하지 않는것을 정당화 하려하지 말아라.


군대를 없애자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나친 이상론을 얘기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적어도 "신성한 국방의 의무" 라면 평등했으면 한다.

젊은이들의 "희생"에 자그마한 보상이라도, 하다 못해 "공치사"라도 해줬으면 한다.

돈없고 힘없으면 가고, 돈있고 힘있으면 "면죄"

그리고 알 수 없는 자기들만의 기준으로 (대개는 돈,권력) 으로 "면죄부" 를 판매하는

현재의 군역제도에 대해 의문을 품고 이의를 제기했으면 한다.

우리는 "평등"한 나라에 살고 있다. 재산이나 권력으로 계층이 나뉘어

누구는 희생과 의무를 강요당하고 누구는 희생도 의무도 없이 부와 권력을 누리는

중세에 살고 있지 않다. 우리는 농노도 아니며, 노예도 아니며, 제 3 신분도 아니다.

우리는 돈이나 권력이 없다는 이유로 "불평등한 희생과 의무"를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다만 아쉬운점은 많은 수의 대한민국의 순진한 20대 젊은이들이

이 불평등을 당연한것으로 여기며 불합리한 제도에 의문을 제기하기보다는

순응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는 사실이 슬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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