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左), 조동원(右)
‘침대는 과학입니다’에
‘처음처럼’으로 맞불을 놓는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광고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손혜원(60) 크로스포인트 대표를 당 홍보위원장으로 영입하기로 했다.
숙명여고와 홍익대 응용미술학과를 나온 손 대표는 대표적 소주 브랜드인 ‘처음처럼’의 이름을 지은 주인공이다.
‘종가집 김치’, ‘트롬’(세탁기), ‘엑스캔버스’(텔레비전), ‘이브자리’(침구), ‘엔제리너스’(커피전문점), ‘레종’(담배) 같은 익숙한 브랜드도
탄생시켰다. 음료시장을 흔들었던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라는 광고 카피도 그의 작품이다.
손 대표의 영입은 ‘침대는 과학’이란 카피를 만든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본부장의 활약에 자극받아서다.
조 전 본부장은 2012년 총선·대선에서 ‘빨간 새누리당’을 기획해 승리에 일조했다. 당색과 당명이 모두 그의 손길을 거쳤다.
김무성 대표 등 지도부가 반바지를 입고 나서는 파격, ‘혁신작렬’ ‘투표작렬’ 등의 문구, 얼굴에 그림을 그리는 ‘페이스페인팅’ 같은
과거 보수정당에선 볼 수 없었던 혁신적 선거전략이 등장했다. 당 혁신기구인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새바위)’를 만들고 위원장에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을 앉힌 적도 있다.
문재인 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새누리당의 조 전 본부장을 언급해 왔다.
대선 패배의 반성문 성격인 그의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문 대표는 “새누리당은 일찍부터 준비한 홍보전략에 따라
당명을 바꾸고 당의 상징색까지 대담하게 바꾸면서 산뜻한 홍보를 했다”며 “반면 우리는 SNS 등 우리의 우위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고
썼다. 마침 지난 2월 8일 전당대회에서 문 대표가 당선된 이후 새정치연합의 홍보위원장은 공석이었다.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문 대표는 당의 이미지를 바꿔 줄 손 대표를 시작으로 과감한 인재 수혈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
매우 확고하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당 사무총장 인선 이후 조만간 손 대표를 홍보위원장으로 정식 임명할 예정이다.
강태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