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12월31일은 나한텐 약간 기분묘한(?) 뭐 안좋은 의미는 아니고 맘 따뜻해지는? 그런 추억이 하나있음
고딩때 이야기인데, 자랑은 아니지만 내가 키가 184임 그래서 애들이랑 농구 많이 해뜸 뭐 그리 운동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고, 운동신경이 좋은 것도 아니였지만 그래도 키빨로 농구동아리같은데 들어가고 그런정도? 뭐 고딩때 동아리라고 해봤자 얼마나 대단찮겠냐마는 그래도 내가 들어간 동아리는 학교소속이라서 경남도청배라던가 시립대회같은데도 나가고 그랬음 그리고 학교소속이라서 학교가 남녀공학이라 응원해주는 여자애들도 조금 있었고 걔 중엔 예쁜 얘도 있었음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가 걔랑 관련된 이야기임
이야기가 딴길로 마니 셋는데 일단 걔를 첨 만난 게 동아리활동하다가였으니까 첨 본게 아마 고1?고2? 여튼 그때쯤이였음
여름방학 시작하고 짜증나는 보충수업도 같이 시작했던 즈음이였음 보충쉅 끝나면 3시4시 쯤인데 그때부터 농구부 연습함 특이한게 우리학교는 농규코트가 체육관 안에 있고 운동장은 축구골대밖에 없는 형식이고, 나머지는 학교 바로 옆에 시민들 쓰라고 구청에서 만들어준 야외 농구코트 정도
무튼 웃긴 게 동아리부장형...고3인데 수능공부 안하고 맨날 농구하고 아니면 놀러다니던 형 지금도 연락하지만 성격 겁나 호쾌함 슬램덩크같은 만화를 많이 봤는지 더워도 땡볕에서 땀 흘리면서 농구하는게 남자의 멋이라면서 비 오는 날이랑 눈 오눈 날 아니면 무조건 야외코트ㄱㄱ였음
그 날도 밖에서 땀 흘리면서 한게임중이였음 오랜만에 3학년 형들이 우리랑 붙어줬음 원래 3학년되면 수능공부한다고 부장형말곤 동아리 아무도 안옴 와 근데 이 사람들 한6개월 공부한다고 농구 안한 사람들 맞나 싶을 정도로 우린 처참하게 짓밟히고 있었음
2세트쯤 끝나고 손목 삐긋해서 후배랑 교체함 근데 앉아서 쉬고 있는데 옆에보니 오랜만에 여자애들이 응원?이라기보단 구경하러 온거 임 뭐 3학년 형들 대부분이 몸좋고 키 큰 사람들이였으까 얼굴도 내가 보기엔 뭐 연예인급은 아니지만 적어도 어디가서 꿀리지는 않는 정도? 물론 평균이하도 있었음 예를 들면 부장형
뭐 얼굴은 평균이하지만 그래도 성격이 좋아서 발도 넓고 남녀안가리고 친구가 많았던 모양 여기 온 여자애들도 대부분은 부장형이랑 이래저래 친해져서 온 거 같았음 난 속으로 이런 땡볕에서 남정네들 구경할 바에야 시원한 영화관에서 주진모 조인성 키스씬보는게 훨씬 낫지않을까라고 생각함 물론 그땐 나이가 안되서 볼 수 없었겠지만
무튼 손목 아파서 이리저리 돌려보고 있었는데 옆에서 누가 "괜찮아?"하고 말거는 거임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데 원래 여자애들 말하다가 삑시리같은 거 날까봐 되게 조신하고 좀 작게 말하거나 얼버부리면서 말하잖슴 근데 그 얘는 그런거없이 디게 자연스러운 느낌?거리낄 거 없다는 느낌? 뭐 그냥 내 느낌뿐일지도 모르지만 여튼 딱 들어도 자연스러운 목소리였음 나중에 알고 보니 학교는 다르고 같은 나이였지만 못보던 얼굴이고 목소리도 후배대하듯 자연스러워서 선배라고 생각함. 방학이라서 사복 입고 있었던 탓도 있고
"아, 네 괜찮아요" "파스같은 거 없어?" "있긴 있는데 교실에 있을 거에요" "괜찮으면 가져다줄까?" "아뇨;; 괜찮은데;; 나중에 가면 되요" "함 봐봐" 뜬금없이 내 팔 잡고 쳐다봐서 놀람 "금 갔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말하면서 내 옆에 앉음. 얼굴이 내 타입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예뻤음 약간 청순형? 피부도 하얗고 키도 그리 작지도 않고 화장기는 아주 살짝. 비비크림정도? 난 나한테서 땀냄새날 거라 생각하고 또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팔을 만져와서 "괜찮아요" 하고 팔을 빼버림 그러자 둘 다 약간 어색해져서 코트로 시선을 돌림 그렇게 꽤 보고 있었나? 머쓱했는지 옆에서 다시 말 걸어옴
"근데 이렇게 더운데 왜 밖에서 뛰는거야?" "네?" "체육관 안에도 코트 있잖아" "아 그거 부장형때문에요." "좀 짜증나지않아?" "나죠. 많이요" 내가 약간 농담조로 빠르게 대답하니까 여자애가 웃었음 "OO선배(부장형) 부활동때도 막 청춘을 불사지르자니 뭐라니 말해?" "어휴...입에 달고 살죠" 여기서 한번 더 웃음. 이번엔 내가 쳐다보는 걸 좀 의식했는지 손으로 입가리고 웃음 난 약간 어 재밌나 이런 생각애 삘 받아서 "불사지르는 건 청춘이 아니라 수능점수같아보이지만요" 하니까 빵터짐 생각해보니 그다지 웃기지도 않았는데 웃은 걸 좀 더 생각해봤었어야 함 그랬으면 걔가 부장형 동생인 걸 알았을텐데 자기 오빠 뒷담이라서 웃은 건 줄 알았을텐데
그렇게 그 얘랑의 첫 만남이후로 다시 만나기까진 무려6개월이 걸렸음
내가 고3되서 그 땐 갑자기 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진로를 미술계로 잡았을 때임 막무가내로 수능 1년 남겨둔 상태에서 미대입시를 준비함 솔직히 미대입시 준비해봤던 사람들은 알거임 그림공부할려면 적어도 2~3년은 필요하단 걸... 난 아예 그림은 어릴 때부터 그려본 적도 없었고 학교에서도 미술은 수행평가때 초딩수준의 내 그림을 보고 선생님이 그래도 좋게 표현하자면 뭉크의 절규정도라고 하는 정도였음 그런 점을 안고서라도 난 미대가 가고 싶어서 야자도 빠지고, 나중엔 학교수업 빠지면서까지 미술학원에 들어가서 그림공부를 하게 됨 다행히도 불X친구 중에 미대입시 준비하는 얘가 있어서 걔 추천으로 같은 학원 등록하고 첫 날 갔음 난 그래도 학원이라서 학교처럼 자기소개같은 게 있으리라곤 꿈에도 상상못함 대충 이름이랑 나이 생일 평범한 건 잘 말했는데 좌우명이 도저히 생각이 안 나는 거임 근데 거기서 부장형이 떠오른 거임 그래서 난 청춘을 불사지르자라고 했음 그러니까 애들이 좀 웃었음 그랬겠지 이렇게 늦은 타이밍에 미대입시 준비하는 걸보니 청춘을 불사지르는 것처럼 보였을 거임 여튼 자기소개 끝내고 자리가서 앉았는데 누가 옆에서 쿡쿡 웃고 있는 거임 어디서 익숙한 얼굴이였음 자세히보니 그 때 농구코트에서 말 걸었던 그 여자애였음 와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지 싶었음 여자애가 웃음참으면서 말걸어옴 "불사지르는 건 청춘이 아니라 수능같다며ㅋㅋ" 자기 딴에는 웃길려고 한 말 같았지만 난 약간 남자답지 못하게 빈정상했음 그 땐 짧은 시간 준비해도 누구보다 그림 잘 그릴 자신도 있었고 무튼 살짝 기분 나쁜 투로 대꾸함 "작년에 수능 끝난 거 아니셨어요?" 내 딴엔 작년에 수능 끝난 선배가 여기 있는 거 보니 재수하는 거 아니냐, 고생하겠네~ 이런 심보로 말함 근데 뒤에서 듣던 내 친구가 끼어듬 "야 너 왜 존댓말 씀? 같은 나이인데" 그때 레알 벙쪄서 내 표정 o_o? 이랬을 거임 옆에 보니 여자애 완전 터져서 개 웃고 있었음 그 때부터 난 얘를 손목녀라고 부르기 시작함. 사기치면 손목날아가는 거 안배웠냐?라는 영화 대사랑 초면에 내 손목잡은 일때문에
그렇게 시작해서 나 친구 손목녀 이렇게 3명은 절친관계가 됨. 매일같이 학교 끝나면 셋이 만나서 학원같이가고 학원 끝나면 남아서 같이 그림 그리고 편의점에서 뭐좀 사먹고 집에 들어가고. 그러다가 6~7개월 뒤 수시기간에 불X친구놈이 겁나 부럽게도 수시붙어서 학원 때려치고 놀러감. 와 어떻게 같이 준비했는데 쟤는 붙고 나는 떨어질 수가 있지라면서 운도 억세게 좋은 놈이네 하면서 손목녀랑 나는 남아서 뒤에서 엄청 욕했음
그렇게 항상 같이 놀던 3명에서 2명으로 변화를 거치게 됨
원래같으면 난 섬세한 성격이 못되는 지라 여자바래다주고 그런 일 잘 안하는데 아니 한 적도 없을 뿐더러 어쨋든, 어느날 손목녀가 요즘에 밤길무섭다고 바래다달라고 함 난 귀찮다고 말함 뭐 어차피 가는 길에 들리는 거랑 마찬가지인 거리라서 상관은 없었지만 내 자존심의 문제 상 한번정도 팅겨주고 싶었으나, 점멸 스카너 궁에 끌려가는 원딜처럼 결국은 강제로(...) 끌려감 물론 그 때도 손목을 꽉 잡고 끌고 갔음 그래서 내가 농담삼아 "너 내 손목 좋아하냐"라고 물어봄 그러니까 걔가 레알 청순미소 지으면서 "응. 좋아"라고 대답함 내 얼굴은 분명 홍당무가 됬었을테지만 골목길이고 밤이라 어두워서 잘 안보였을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