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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공군 복무 이야기 3
게시물ID : military_598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숨탱이
추천 : 1
조회수 : 92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11/13 14: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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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이 끝나면 특기병들은 각자 특기 교육을 위해 다시 특기별로 분류되어 특기 교육을 받으러 간다.
나는 통신병으로 지원을 했기 때문에 통신교육대대로 이동을 했다.
기억이 잘 안나지만 훈련병기간이 6~7주?? 정도였고, 특기병은 훈련병 보다 더
긴 시간동안 교육을 받게 된다. 물론 특기에 따라 기간도 각각 다르다.
 
통신교육대대에 도착을 하니 우리를 맞이하고 있는건 통신대대 조교들...이 조교들은 모자색이 다르다.
내기억엔 남색인가 파란색인가 검은색인가 그랬던거 같다. 확실히 기억은 안난다. 그냥 어두운 색.
확실히 통신대대 조교는 훈련병 조교 보다는 포스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조교는
조교인지라 우리는 명령을 잘 따라야 했다. 나중에 자대로 가게 되면 이 조교들이 모두 아저씨로
불리게 된다는 건 함정.
 
통신교육대대는 우리 기수뿐만 아니라 우리보다 먼저 온 기수들과 기간이 겹치게 되어 같이 생활을
하게 되는데 우리는 선배님이라고 불러야 했다. 선배는 개뿔...같은 대대 아니면 나중엔 다 아저씨지...
 
통신교육대대에서는 내무실 마다 약 10명정도(?) 배정을 받게 된다. 훈령병이 였을때 20명이 넘는 동기들이
함께 생활 했던거 보다는 단촐한 구성을 가진다. 어쨋거나 친해지긴 더 좋다고 할까
 
각 기수는 기수를 지휘하는 대표자를 뽑게 되는데 내 기억엔 5명 정도를 뽑았던거 같다.
쉽게 얘기하면 반장 부반장이라고나 할까. 한마디로 조교가 2명인가 3명 밖에 없어서 그 많은 인원을
관리하기 힘드니까 그 5명을 뽑아서 시키는 거다.
5명 중에 가장 위에 모든 지휘를 통솔하는 반장격인 동기가 있고 나머지 4명은 그 반장을 도와주는데
각각 군기담당, 무슨 담당 이렇게 나눠 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선배 기수도 마찬가지로 대표자가 있고 각 대표자는 자신의 후임을 뽑아서 교육시키고 나중에 교육을 다 받으면
자대로 가는 그런 일종의 대물림(?)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통신교육대대는 점호를 우리기수와 선배기수가 같이 받게 되는데 이곳에 도착한 첫날 우리 기수는 
컬처쇼크를 맞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상황을 겪어 보면 딱 마음속으로 느끼는 것은. 아..여긴 정신 병원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나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고 그냥 처음 오면 모두 다 느끼는 것이다. 어떻게 아냐고?
그날 저녁 내무반에서 우리끼리 얘기하니까...
"야 너 봤어? "
"응..응"
"우와....난 여기 정신병원인줄 알았어..."
"그니까..."
 
그건 다름아닌 단체로 모였을 때 우리를 이끄는 5명이 보고를 하는데 그 보고 방식이 상당히 독특하다.
아 이건 진짜 직접 보지 않고는 머라고 말로 설명을 하기 힘든데 어쨋거나 말로 설명을 하자면 일단 말에 특정한 리듬이 있다.
일반적으로 보고를 할 때 "통신교육대대 저녁점호 인원보고 총원 100, 현재인원 100, 열외 0, 이상 점호 준비 끝"이라고 말한다면
한 글자씩 정확하게 딱딱 끊어서 큰소리로 말하는게 정상이다.
근데 여기서는 앞에 부분은 천천히 뒤에 부분은 랩처럼 말을 엄청 빨리한다. 거기에다가 리듬을 실어주는데 특정 단어는 천천히 그리고
중간에 한 글자는 크게 그 뒤는 속사포로 얘기하는데 거의 랩 가수 아웃사이더 급이다. 대충 글로 표현하자면
통↗신↘대↗대 저↗녁↘점↗호 인↗원↘보↗고↘ 그다음 여기서 부터 속사포 인데 총원 할 때 총은 크게 말해준다.
총↑원 100명, 현재인원 100명, 열외 0명, 이상 점호 준비 끝~ 이라고 말하는데 끝은 끝! 이게 아니고 끝~~ 이다.
특히 통↗신↘대↗대 저↗녁↘점↗호 인↗원↘보↗고↘ 할 때는 다리를 벌리고 손을 활 처럼 옆으로 벌린다음
다리를 그대로 땅에 붙인 상태에서 몸을 앞뒤로 왔다갔다 하면서 말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걸 첫날 선배기수가 우리 앞에서 선보이며 점호보고를 하는데 정말 머라고 말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에 사로 잡힌다.
이게 머지.... 여긴 어디지...내가 지금 잘못 온건가...??대체 뒤에는 머라는 거야?? 이런 온갖 생각을 가지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나 역시 동화되어 그들의 말과 행동을 따라하는 걸 발견 할 수있다.
 
단체로 이동을 할 때도 제자리에 서! 라고 한다음 헤쳐!라고 말하면 몸을 앞뒤로 한번 활처럼 튕겨 준다음 어이~! 라고
말하면서 흩어진다.....아 정말 다른 사람이 보면 쟤들 정신병자라고 할 정도의 이상한 행동이다. 하지만 하다보면 또 적응되고 재미있다.
역시 사람의 적응 능력이란....
나름 악습인데 이게 전통이 되어 이상하게 계속 다음 기수에게 유지가 되는 것이였다.
나중에 듣기로는 이 악습은 없어졌다고 한다.
 
특기병 훈련중 좋은 점은 PX? 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 받는 건물에 빵과 과자를 파는 곳이 있는데
이 곳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특기교육중 엄청난 혜택? 이 아닐 수 없다. (정상적인 PX는 이용을 할수 없다.)
이렇게 PX를 이용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알다시피 훈련병때는 돈을 소지 할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돈을
구할 것인가 하면 바로 집에 쓰는 편지에 돈이 필요하다고 쓰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번 편지를 받을 때
편지 봉투속에 5천원, 또는 만원씩 집에서 돈을 넣어서 보내준다. 이때 집에서 많은 돈을 편지에 넣어서 보내 주면
안되는데 이 그이유는 큰 돈이 들어 있으면 분실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기병 훈련은 목적이 육체단련이 아니고 자기 특기에 맞는 업무 능력(?)을 갖추는 것이기 때문에
앉아서 교육을 받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기본적인 총검술이나 이런걸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기 교육이 끝날 때 쯤 거울에 비친 자신을 모습을 보고 포동포동한 흑돼지(?)로 변한
모습에 경악하는 동기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나 역시 훈령병 때는 육체적으로 힘들다가 특기병 때는
거의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하니 어느날 거울에 비친 호빵맨이 된 내 모습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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