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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베오베 간 엘리베이터 사건과 비슷한 이야기 ssul
게시물ID : panic_598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동구
추천 : 22
조회수 : 2013회
댓글수 : 41개
등록시간 : 2013/11/05 01:05:29
얼마 전에 베오베에서 엘리베이터 타고 따라 와서 기웃기웃 거리는 이야기 보고 몇달전 겪었던 이야기가 떠올라 글을 씁니다.
 
말투는 편하게 할게요 ㅎㅎ
 
한 세달 정도 전인가? 학교 끝나고 통학이라 좀 늦은 시간에 동네에 도착했는데, 지하철에서 같이 탄 여성분이 한 명 있었음.
 
나이는 20대 초중반 정도로 보이고 몸매도 이쁘고 얼굴도 반반한 아가씨였음.
 
그래서 이쁘네 하고 그냥 같이 내렸는데 우연히도 길이 같았음.
 
근데 이 여자분 말고도 지하철에서 여자 옆에 탄 남자가 있었는데, 한 20-30대 정도로 보이고 그냥 덩치 좀 있고 평범한 인상이었는데,
 
이 남자도 길이 같은지 나랑 여자가 같은 길로 쭉 걸어감. 그 때 위치가 맨 앞에 여자, 그 뒤에 남자, 그 뒤에 나였는데
 
아마 그 남자는 나를 보지 못했던 듯.
 
동네 지리상 가로등 몇개 켜져있고 외딴 길이었는데 진짜 외딴 길임. 차도 거의 없고 좁은 골목.
 
여자는 이어폰에 뭘 꽂았는지 뒤에 남정네 둘이 따라오는 것도 모르고 계속 감.
 
난 여자랑 남자 뒤로 한 10m? 정도 좀 떨어져서 가고 있었는데 그냥 그 때 까지도 별 의심없이 나도 갈 길 감.
 
그런데 잠시 후에 여자 남친으로 보이는 키 큰 남자가 골목으로 들어오더니 여자랑 만남. 막 하하호호 웃으면서 둘이 팔짱끼고 걸어가는데..
 
남자가 갑자기 가던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그냥 서버림. 뭐 휴대폰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만히 서서 그 커플 잠깐 보더니 내 쪽 뒤돌아보고
 
옆 골목으로 살짝 빠짐.
 
그 때부터 약간 이상했는데, 딱히 그 남자 감시하려는 건 아니고, 마침 옆에 작은 정자가 있길래 앉아서 담배 하나 물기로 함.
 
이 남자는 나 신경안쓰고 계속 살짝 골목에서 빠져서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잠시 후에 우리 아파트 사는 여고생이 골목으로 또 걸어옴.
 
이 골목이 우리 아파트 단지 쪽으로 가는 지름길? 비슷한 거라 사람들이 자주 오는데, 그날은 늦은 것도 있고, 별로 사람이 없었음.
 
여튼, 여고생이 또 골목쪽으로 들어오니까 그 새끼가 갑자기 또 그 여고생 가는 쪽으로 따라감.
 
애새끼가 시작장애인인지 내가 계속 지 보는 것도 모르고 여고생을 또 쫓아감.
 
난, 담배도 다 폈고 같은 아파트 사는 여고생이니(서로 얼굴만 알고 인사하는 사이는 아님) 쭉 가는데, 그제서야 내가 뒤에서 오는 걸 눈치챔.
 
지딴엔 설마 같은 아파트겠냐 하고 계속 갈길 가는데 결국 셋이 아파트 단지까지 같이 들어가고, 여고생이 6층을 누름. 난 당연히 우리 집 10층을
 
눌렀는데.. 역시나 이새끼는 아무 버튼도 안누르고 엘리베이터에 탐. 아무 버튼도 안누르니까 여고생이 살짝 곁눈질하고 그냥 같이 타고 올라가는데,
 
6층에서 여고생이 내리려고 하는 순간 역시나 이새끼도 같이 내림.
 
솔직히 개인적으로 귀신보다 사람을 무서워하고 여러가지 썰도 듣고 꽤 더운 날씨에 이상한 야상같은 걸 입고 호주머니에 손 꽂고 있는데
 
칼 있을지도 모르고 별 생각 다들었는데, 나도 모르게 따라내림. 6층에서 그니까 그 새끼가 나도 따라내리는 거 알고 갑자기 멈칫하더니 다시
 
엘리베이터로 들어감 ㅋㅋㅋㅋ 여고생은 남자 둘이서 6층에서 같이 내리니까 약간 식겁하면서 빠른 걸음으로 복도 쪽으로 가고,
 
그렇게 나랑 그 남정네랑 다시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이새끼도 드디어 눈치깐듯. 내가 지 경계하고 있다는 걸.
 
계속 곁눈질하는데, 내가 키도 170 약간 넘고 몸도 마른편인데 얼굴이 되게 사납게 생김. 막 우락부락한 건 아닌데, 그냥 눈빛이 약간 매섭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그냥 '이 새끼 진짜 범죄잔가?' 하는 생각으로 꼬라봤는데 눈 피하면서 두리번거리더니, 엘리베이터가 10층 쯤 갔을 때 다시 1층을
 
누름.
 
이미, 이 새끼도 진짜 범죄자 아니라 초보고 약간 쫀 것 같기도 해서, 10층 됬을 때 안내리고
 
'몇 층 사세요? 안내리세요?' 웃으면서 말했더니 "아..어.. 저 .. 여기 안 살아요."
 
10층에서 안내리고 같이 1층 내려가면서 "그쵸? 처음 보는 분이신데.. 아까 그 젊은 아가씨랑 저 여고생 계속 따라다니는 것 같네요?"
 
하니까 아무말 안하다가 1층 되서 내리면서 '아.. 씨발..' 이럼.
 
따라 내리면서 "네? 맞죠? 따라다닌거? 경찰서 가실래요?" 하니까 "죄송합니다." 하더니 존나 뛰어서 아파트 밖으로 나감.
 
우리 동네가 으슥해도 치안은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조금 놀랐었고 마무리는 정말 그저 여자분들 조심하라는 말 밖에..
 
저처럼 키 안크고 덩치 없어도 남자라는 것 자체에서 이상한 놈들은 진짜 대범한 놈 아니면 그 남자 무시 못하는 것 같아요.
 
으슥한 길이나 사람 많이 없을 때 남자가 약간이라도 이상하면 기다리면서 시간을 버시거나 다른 사람 올 때 까지 기다렸다 가는 것도
 
방법인 것 같네요 ㅜㅜ 조심하세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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