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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글을 보고 생각나는 나의 공군 이야기-413기 탑재통신
게시물ID : military_599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loth
추천 : 7
조회수 : 2359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5/11/17 17:23:02
1988년 5월2일에 대전 탄방동으로 입대함.
사제복 갈아입고 조금씩 제식훈련을 받음. 근데 제식훈련보다는 얼차려가 더 많았음.
때는 5월8일 주일이었음.
점심을 먹고 잠시 내무반에 들어와 쉬려는데 갑자기 싸이렌 울림.
"전원 5분내 군장차고 연병장 집합"
우리 허둥지둥 뛰어나감, 내 기억엔 5분이내 집합한 것 같았는데 조교는 아니라고 군기 빠졌다고 함.
이제갓 얼마나 지났다고 군기가 있겠음.
다시 내무반 들어가서 워커벗고 우비만 입고 집합(기억이 잘 안나지만 대략 비슷)
또다시 체련복으로...또다시 훈련복에 총들고 집합.
이후로 누가 잘못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군기 지적사항이 있다고 하면서 얼차려 시작함.
대략 다섯시간...
내인생 처음으로 M16꺼꾸로 들고 토끼뜀 1600번 해봄.(뻥아님)
해가 뉘억뉘억 질 쯔음...
"전원 뒤로누워"
"이제부터 가장 나지막한 음성으로 어머니 은혜를 부른다 시~작!"
여기저기서 울기 시작함, 내옆에 전라도 보성인가 지말로 양아치였다고 하던놈이 가장 슬프게 움.
노래가 끝나니 조교가 우리가 왜 얼차려를 받았는지 이야기 해줌.
"오늘은 어버이 날이다. 다들 부모님의 어쩌구 저쩌구..."
이유는 그날이 어버이 날이었음. 다른이유 없었음.

연병장에서 훈련 중 수송기 소리듣고 살짝 비행기 쳐다본놈 있다고 또 얼차려...

그당시 공군은 훈련 기간 중 일체의 군것질을 못함. 담배도 안줌.
딱 짬밥과 건빵 몇일에 한번 나오는 방부제 무지 들어간 광신빵과 베지밀 이정도가 다임.
한 일주일 지나고 느낀점.
여기저기서 애들이 방구를 뀌는데 냄새가 다 똑같음.
입대후 몇일은 다른 냄새가 났느데 이후 정말로 똑같은 냄새임 ...이후로 소리가 안나면 방귀뀐놈 못찾음...
그당시 짬밥에서는 생쥐도 나오고 빗자루는 매일 나오고...
어느날은 뼈만있는 닭다리튀김과 굼벵이가 들어있는 오뎅볶음도 나오고...

기본 훈련이 끝나고 특기교육 받음.
근데 이때 주로하는 것은 오전 교육 오후 잔듸 및 나무 작업.
한참 진주 교육사로 이전하던 시기라서 매일 잔듸 뜸. 가로30cm 세로 50cm.

이후 자대배치 받아서 김해로 감.
자대는 대대로 넘어가기 전 보안대(?)에서 3일정도 교육 받음. 이때 참 편함.
식사시간에 식당에 가면 꼭 고참들이 기다리다가 신송(?)사항이라며 몰래 쪽지를 쥐어 줌.
시간 날때마다 외어야 함.

--- 잉어박 사건 ---
아침 체조 시간에 단본부에서 체조를 함.
체조 끝나고 갑자기 부단장이 "야 오늘 날도 좋은데 잉어한번 잡아볼까?" 라고 함.
동시에 그물과 빨간 다라가 순식간에 준비 됨.
"누가 들어갈래?" 이 한마디에 모두들 우리 신병 4명을 쳐다 봄.
빤스만 입고 단본부앞 연못에 들어가서 그물로 훓음.
비단잉어 두마리와 자라 잉어 붕어 등등과 수천마리의 황소개구리의 올챙이가 올라옴.
부단장 급하게 무전 함 "단장님 비단잉어 두마리..."
"아 그래? 관사앞 연못에 풀어라"
곧 잉어는 다라에 실려 단장님 관사로 감. 우리에겐 샤워하라는 명령이 떨어짐.
그날 저녁 웬 장교가 오더니 "니들 수고했다고 2박3일 특박"
담날 아침 우리는 특박을 나가고 식당에서 우리를 기다리던 선임들은 갑자기 사라진 신병들 때문에 멘붕에 빠짐.
이후 들은 얘기론 신병없어졌다고 대대에서 난리나고 애들 잘 간수(?) 못했다고 선임들 매일 까였다고 함.

이후 대대전입 후 "야부리 잘 까게 생겼다" 는 이유로 중대 행정병으로 빠지고,
참 답답하고 짜증나는 시간을 보내다 제대함.

---좋았던 점---
휴가 나와선 개뻥을 침.
내가 비행기를 타고 낙하를 하면서 기관총을 다다다다...
아무도 안 믿어 줌. 당연 함. 자대가서 총 한번도 못 쏴봄.
단, 일정이 맞을 때마다 수송기 타고 휴가 나옴(대략 1/3 정도는 일정이 맞음)
첫 외박에 C-123도 타 봤음. 정말 무서움.
처음 탔을 때 갑자기 오른쪽 프로펠러 꺼짐. 우리들 난리 남.
잠시 후 다급한 목소리 "왼쪽 프로펠러도 꺼졌다~" 우리 순식간에 멘붕오고 어찌할 바 모름.
비행기는 기류를 탔는지 계속 상승 낙하를 반복 함.
순간 조종석을 바라 봤는데 그때 기장이 뒤를 쳐답면서 씩~ 웃고 있었음.
복귀 후 물어보니 훈련의 일종이라고...
이 후 C-130이 들어와서 참 좋았음.

---당시 군의 우매함(?) 또는 극강의 아부---
어느날 갑자기 대대에서 연락이 옴.
"각 중대별 00명씩 푸대자루 00개씩 지참하여 단본부 집합."
난 사역병 차출해서 내보내고 밤 열시가 다되어서야 사역병들 돌아 옴.
"뭐 했냐?" 는 물음에
단장님 싸모님이 서울에서 교통사고 남.
이후 간부들 비상소집 회의를 함.
여기서 도출된 가장 좋은 의견은...
"여자들 다친데는 가물치가 최고다"
사역병들 가물치가 가장 많다는 곳으로 끌고가서 대략 위아래 20~30m를 푸대자루에 흙을 담아서 막기 시작 함.
양쪽을 다 틀어 막은 후 이번에 물을 퍼냄.
가물치 두다라 잡아서 바로 수송기에 실어서 서울로 보냄...

벌써 오래전 기억이지만 공군은 너무 길었음. 또 회사 같음.

만약 반응이 좋다면 몇가지 더 풀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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