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탈리아 알 굴은 놀란의 배트맨 트릴로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습니다.
고담 시가 브루스 웨인에게 배트맨이란 족쇄를 매어놓은 것 처럼 라스 알 굴과 탈리아 알 굴은 브루스 웨인이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을 막는, 일종의 '브루스 웨인의 발목을 붙잡는 망령' 역할이었습니다.
실제로 알프레드가 몇 번이고 브루스에게 고담 시를 떠나서 '배트맨'이 아닌 '브루스 웨인'이 되라고 간절히 설득하기도 했고
설리나 카일이 배트맨에게 '같이 떠나자, 당신은 이미 이 도시에게 전부를 줬어'란 말에 배트맨은 '전부는 아냐'라고 대답했고
배트맨 비긴즈에서 레이첼 도스가 '너는 브루스 웨인의 가면을 쓴 배트맨이야'라는 말에서 놀란의 의도를 알 수 있었죠.
개인적으로 놀란의 배트맨 트릴로지는 인간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을 벗어나 진정한 하나의 '브루스 웨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그러한 흐름에서 라스 알 굴 과 어둠의 사도들, 탈리아 알 굴은 그러한 과정을 막는 족쇄 역할을 한 것이죠.
이 역할을 어둠의 사도들에서 쫒겨난 '용병' 베인이 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건 저뿐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