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정확히는 라이트 유저들을 살아남겨서 계속 게임이 굴러가게 유지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공공단체의 성향을 가진 집단'을 우선적으로 만들어줘야 합니다.
간단하게 예제를 들자면, EVE온라인에선 PC집단에 소속되지 않은 플레이어의 경우 자동적으로 NPC 집단에 끼워넣습니다.
혹은 특정 단체에 소속되었다 탈퇴하게 되면, 캐릭터가 소유하고 있던 팩션 중 가장 높은 팩션을 소유한 집단 소속으로 자동배치되죠.
물론 단순한 소속에서 끝나는 건 별 의미가 없고,
이러한 공공기관을 통해서 '어느 정도 기본적인 커뮤니티의 맛'을 보여줄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합니다.
간단하게는 특정 집단에 소속되었을 시 소유가 가능한 주택이나 토지, 기타 혜택이 있다면...
NPC 집단 소속시 NPC 집단이 소유중인 것을 이용할 수 있던가 하는 것이지요.
좀 더 예제를 들자면, 특정 집단 소속이 되어야만 사용이 가능한 길드 건물이 있다고 칩시다.
이 건물이 있으면 좀 더 복잡한 생산활동이나 다양한 기능을 가능케 하죠.
일반적인 경우라면 비소속 플레이어의 경우 이런 것들을 누릴 방도가 없지만, NPC집단에 소속된 플레이어의 경우 지역에 존재하는 NPC 시설을 통해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렇게 된다면 PC집단과 무슨 차이가 있겠냐 싶지만, PC집단의 경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좀 더 최적화된 지역에 건물을 설치하거나, 신규로 세울 수도 있습니다. NPC 집단의 경우 만인이 접근하기엔 편리하지만, 각 개인에겐 썩 편리하진 않은 위치에 있다던가 특정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던가 하는 불이익이 주어지겠죠.
혹은, NPC 집단의 건물의 경우 플레이어별 사용횟수의 제한(라이트 게이머에겐 부담이 없지만, 헤비 게이머에겐 부담이 되는 수치)을 두지만, PC집단의 경우엔 이런 제한을 두지 않는 식을 쓸 수도 있죠.
아니면 NPC 집단에선 기초적인 단계의 지원만 가능하다면, PC집단에선 투자를 통해 좀 더 효율이 좋은 기능을 지원한다던가 하는 방식도 될 겁니다.
아무튼 중요한 건, '집단' 이나 '커뮤니티'로 대두되는 기능을 강조하는 게임이라고 해서 '비소속 플레이어'들에 대한 배려를 잊으면 곤란하다는 점입니다.
일단 무슨 게임이던지 기능은 맛을 보여줘야 합니다. 맛을 모르면 사람들은 그냥 모른 채 살아요.
하지만 조금 맛을 보고, 대략적이나마 편리함을 깨닫게 되면, '아, 나도 언젠가 이런 잡다구레한 걸 쓸 게 아니라 좀 더 좋은 사람들과 함께 괜찮은 곳에서 더 좋은 걸 쓰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겁니다. 그 결과 친목이나 인맥이 아닌 이익을 위한 집단이 형성이 될 수도 있고, 순전히 기능만을 이용하기 위해 가벼운 성향의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협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들판에 내버려두고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방식의 온라인게임은 오래 못 가는 법입니다. 최소한 그들을 위한 안전장치나 그들이 주류 세력에 합류할만한 합당한 이유를 떠올릴 수 있게 해야죠.
오로지 '이 힘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건 정말 악수입니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힘의 논리에서 서로 싸워먹겠다는 생각을 하기보단 그냥 때려치우고 다른 게임이나 하겠다고 생각하고 말거든요. 특히 한국 온라인 게임에서 대부분의 라이트게이머는 그렇게 생각할겁니다. 애초에 딴거 할 것도 많으니까요.
p.s 좀 더 이런 개념을 확대해서 적용하면, 초보 플레이어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어느 정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주로 '대인전' 관계에서 말이죠.
팩션 기능을 적용하여 특정 길드에서 초보자들을 학살하고 다니면 팩션이 떨어진다면, 후에 유입되는 초보자들은 PC집단의 팩션만으로 '저 사람들이 자신에게 호의적일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게 될 겁니다. PK길드라면 초보자 눈에는 시뻘겋게 보일테니 천하의 개쌍놈들이니 친하게 지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굳게 먹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