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금 오래된 이야기임..
진해에서 훈련을 받고 인천으로 배치 받음
내가 처음 간 곳은 기러기 요즘은 참수리라고 불림
내가 있을땐 기러기라고 불렀으니 기러기라 쓰겠음..
기러기 배치 받고 며칠 안돼 바로 위 고참이 함수(배의 앞부분)로
날 부르더니 자기는 포 밑에 앉고 나를 그 앞에 앉혀놓고
노가리를 피기 시작했음
"너 집이 어디냐"
신병때라 각이 엄청 잡혀있었음
누가 툭 건드리기만 해도 가슴을 울렁 거리며 필승을 외칠때임
"네.. 서울 입니다"
"야.. 서울이 다 니네집이냐"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썰로 고양이가 앞발로 설설 쥐새끼 가지고 놀듯
고참님이 날 가지고 놀고 계셨음
그러던중..
참 여기서 먼저 설명이 필요함
고참님이 앉아있던 머리위엔 함포가 있었음
이 함포의 문짝이 쇠로 되있고 엄청 무거움
근데 문을 위아래로 열게 되어있었음
그래서 보통 포안에 들어갈땐 그 무거운 문짝을 위로 들어올려 고리를 걸고
포안으로 들어감
근데 이 고리가 문제임 엄청난 문짝 무게는 그닥 고려하지 않은
창호지 발라놓은 나무문짝 열고 닫을때 쓰는 그런 흔한 고리임(이거 요즘은 보기힘듬)
그날 포의 문짝은 더운 여름인 관계로 180도 제껴져 고리에 걸려 있었고
고참님은 하필이면 그밑에 다소곳이 앉아 계셨음
한참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갑자기 육즁한 문이 쉬잉 하는 소리를 내면 풀스윙을 시작했음
고리가 풀려버린 것임..
그 문짝은 정확히 우리 고참님 후두부를 스파이크 날렸고
난 정말 깜짝 놀랐음
사람 허리가 90도로 접히는데
무슨 핸드폰 폴더를 보는줄 알았음
나랑 노가리풀던 고참님이 내게 갑자기 큰절을 올리고
난 그 순간 속으로 직감했음
"아..이새끼 죽었구나"
정말 놀라운 광경이었고 10년도 훨씬 넘은 일인데
아직도 귓가에 그 육중한 쇠문의 슝,, 하는 스윙소리와
반으로 딱 접히는 고참님 모습이 생생함..
그리고 바로 의무장 뛰어오고 난리가남..
헐....
아직 이야기가 좀 남았는데
일이 바쁜관계로 여기까지 씀
어지간하면 오늘중에 올리겠음
죄송..
근데 이거 몇이나 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