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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후기 - 매니아가 아닌 일반대중 맞춤형 좀비물 (스포유)
게시물ID : movie_599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는황금비율
추천 : 2
조회수 : 51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7/20 20:19:08

영화 부산행 후기

한국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좀비 영화



부산행_01.jpg





1. 한국 좀비 영화



부산행_02.jpg



<이웃집 좀비>라던가 <신촌 좀비 만화> 등의 저예산 좀비영화가 있어왔지만

제작비 100억 규모의 블록버스터로 한국에서 만들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프리카 토속신앙에서 비롯된 좀비라는 것이 이 인류의 문명화와 너무 잘 어울린다.

좀비물을 좋아하는 매니아라면 누구나 동의하듯이

좀비 자체가 가지는 메타포는 너무 매력적이다.

흔히 게임좀비, 쇼핑좀비, 먹보좀비 등 좀비라는 말을 붙이면

이성을 잃고 한 가지에 광적으로 매달리는 모습을 바로 떠올릴 수 있다.

메타포라는 관념이 단어 하나로 쉽게 연상되는 묘미가 있다.
 







2. 왜 <서울행>이 아닌 <부산행>인가? 


대용량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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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 1.43 MB


서울행이 아닌 부산행

서울역은 모두가 알다시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현재 각종 영화제에 출품되고 있다.

그럼 직접 제작하게 되는 기획자 입장에서 왜 <서울역>을 애니메이션화 하고 <부산행>을 영화화 했는가.

두 개의 차이를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설명하자면

첫째, 애니메이션 보다는 영화가 더 대중적이고

둘째, 서울보다는 부산이 더 대중적이다.

첫째는 모두가 수긍을 하겠지만

둘째는 갸우뚱할 수 있다.

이는 지금까지의 영화흥행통계를 보면 이해가 빠르다.

수도와 지방을 차별하자는 뜻이 아니라

문화생활 분포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문화 거리가 더 풍부하다보니

자연적으로 다양성이나 전문적 비평의 시선이 지방보다 앞선다.

이는 서울 사람의 문화수준이 높아서라기 보다는

지방보다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 등 문화 공간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즉 지방은 즐기고 싶어도 누릴 수가 없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필자의 지인 중 한 명은 제주도 출신인데 서울에 와서 가장 좋았던 건

문화생활을 만끽할 수 있어서라고 했다.

좌우간, 이런 분석에 따라 굳이 데이터를 보지 않아도

서울 관객이 지방 관객보다 좀비물 매니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이 영화의 제목이 <서울행>이 아닌 <부산행>으로 선택된 이유가 아닌가 추측해 본다.
 








3. 다시 왜 <서울행> 아닌 <부산행>인가. 


부산행_05.jpg



듣기로 <서울역>에서는 전염의 시작을 보여주고 (부산행의 프리퀄)

<부산행>에서는 전염의 과정을 보여준 것이라고 알고 있다.

생물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책 <총, 균, 쇠>에 따르면

인류가 전염병을 진화시킨 것은 도시화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가축화된 동물의 균이 인접한 인간에게도 영역을 확장하게 되고

그것이 밀집화된 군중 사이에서 전염된다.

실제 신대륙 점령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준 것은 총도 칼도 아닌 균이었다.

따라서 전염병은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서 지방으로 전이되는 것이 보통이다.

좀비 바이러스의 <부산행>인 셈이다.
 






4. 대중적 눈높이에 맞춘 <부산행> 


부산행_04.jpg


앞서 밝혔듯이 이것은 <서울행>이 아닌 <부산행>이다.

좀비를 처음 접하는 관객을 수용하고자 하는 마음이 제목에서도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레지던트 이블>이나 <워킹데드>등 좀비 매니아에게는 다소(많이?) 아쉬운 영화일 수 있다.

너무나 많이 봐온 전개를 비롯해 뒤로 갈수록 한명씩 솎아내기 위한 작위적 사건 발생이

매니아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좀비를 처음 접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봤을 땐

캐릭터들이 하나 둘씩 각자 다른 방식으로 좀비화되는 과정에서

좀비가 가진 묘한 메타포 향을 처음으로 느껴볼 수 있는 간극이 배려되어 있다.

무임승차 승객(특별출연 심은경)에서 친절한 승무원으로

승무원에서 같은 동료 승무원으로

수호신 같은 마동석의 희생과 할머니에서 할머니로

썸을 타던 여고생(안소희)에게 무력하게 목숨을 내주고 마는 남고생(최우식)

돕고자 하는 기관사까지 외면해버리는 고위계층(김의성)

딸을 구하고 희생하는 아버지 공유까지.

어느 것 하나 겹치는 전염과 희생이 없다.

좀비 매니아에게는 너무도 식상한 전개가 아닐 수 없겠지만

이것만 봐도 제작진이 사려깊게 좀비를 일반대중에게 소개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5. 돈의 노예 좀비


부산행_06.jpg



자본주의 사회에 빗대어 좀비를 메타포로 사용하는 경우는 너무 많다.

<부산행>도 마찬가지로 이기적인 개미핥기 펀드 매니저 주인공이

인간적이고 희생적으로 변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좀비에 대항해 물리적 힘을 과시할 수밖에 없는 마초적 전개 속에서

마지막 임산부 정유미의 도움, 그리고 남자들의 자폭에 따른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은

돈 버는 좀비로 전락한 한국 남성상에 대한 반성을 제시한다.

이것이 과도한 해석이 아닌 근거는

중간 마동석이 공유에게 하는 대사에서 찾을 수 있다.

딸 수안에게 "언젠가는 아빠가 왜 그렇게 버둥거리면서 살았는지 이해하게 될 날이 올거라"고...





             부산행_07.jpg



튀어 나오지 않지만 가볍지 않은 정유미의 절제된 연기를 칭찬하면서

끝으로 최근 <우리들>을 개봉한 윤가은 감독의 단편 <콩나물>에서 처음 알게 된

김수안 배우가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라나길 기대해본다.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1편을 무조건 봐야한다.


레전드 오브 타잔

전체적 스포와 메타포




출처 http://goo.gl/Wn8Fq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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