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글의 내용과 큰 상관이 없는 논의로, 콜롯세움이 열릴까 조마조마하여, 그냥 한 말씀 더 드리고 퇴근 후 소주약속이나 잡아야겠습니다.
네. 어쩌면 기성세대는 참 무지하고, 기껏 성취해 낸 민주주의 지켜낼 줄도 모르고, 지역이기주의에, 지금의 신자유주의 시스템을 정착하게 한 원흉에, 그들의 저항도 어쩌면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려 휩쓸려버린 저항이었을지도 모르고, 나이들어가며 물욕에나 눈이 어두워져가는, 한심한 세대일지도 모르지요.
20대들의 기성세대에 대한 분노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닙니다. 아니, 어쩌면 너무 공감합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영역에 있어, 20대들이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현실,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감하다 못해, 새벽에 편의점에서 뜬눈으로 지새우는 아르바이트생을 보면 눈물까지 핑 돌곤 합니다.
2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지요.
아니, 20대 뿐 아니라, 30대, 40대의 사망원인 1위도 자살이랍니다.
50대부터 자살이 사망원인 2위로 밀려나는 이유는, 암이 사망원인 1위이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사회가, 국가가, 우리의 시스템이, 완전히 잘못되어 있다는 반증이겠지요.
가끔, 왜 폭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왜 거리가 이토록 잠잠할까,
의문이 들 지경이기까지 합니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불행하고 고통스러운데, 내색조차 하지 않지요.
페이스북에는 행복한 사진들이 가득가득하고, 마치 지상낙원 같습니다.
.......
이 상황에서, 멍청하고 무지한 기성세대 탓하는 것 외에, 20대들은 그럼 뭘 하고 있습니까.
투표율은 분명히 올라갔지만, 여전히 세대별 투표율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고,
평균에도 못 미치는 투표율에 그쳤습니다.
트위터와 넷상에서 울분을 토하는 것 외에, 거리는 참 조용합니다.
그 어느 대학가에서도, 그토록 흔하던 깃발 하나 나부끼는 모습을 보지 못한지 10년은 된 것 같고,
기껏 20대를 대변하며 정치세력화하여 나온다는 이들이, 이준석이니, 사상구의 처자 정도입니다.
문재인 후보의 대선유세 현장에서도, 오히려 3,4,5,60대가 대부분일 뿐, 젊은 학생들의 모습 별로 보지 못하였습니다.
이명박 정부 이후로,
오유에서만 보면, 20대들이 세상을 바꿀 것 같은 기세였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항상 설익은 밥처럼, 김이 새어 버리는 선거를 두 번이나 겪었습니다.
.........
기성세대 욕하면, 무엇인가 20대의 삶에 변화가 생기나요?
기껏 서른 후반인 저조차도, 막상 20대들이 기성세대 탓만 하는 것을 보면, 불쾌해지는데,
그 윗세대는 어떻겠습니까.
그게 소수였건, 아니건, 분위기에 휩쓸린 문제였건 아니건,
어쨌거나 기성세대는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을 바꾼 결과를 보여준 세대입니다.
20대는 지금 뭘 보여주고 있습니까?
트위터 혁명? 페이스북 좋아요 추천수? 댓글달기 운동? 유튜브 조회수 11억 돌파?
.,....
20대를 비난하고 싶은 게 아니라,
당신들의 비난의 화살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잘못된 시스템을 공격해야지,
왜 마찬가지로 그 시스템의 희생자인 기성세대를 비난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