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 게시판에 올리려고 했으나 내용은 전기공학이라 과게에 대신 올립니다.
루리웹 없만갤에 먼저 글을 업로드하고 이곳에 복붙하는 방식으로 글을 작성하였으니 문체에 따른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저도 포켓몬 고 열풍에 편승해서 배터리 광탈을 대비하여, 학부생 전기공학과 시절에 얻은 중국제 싸구려 휴대용 태양광 판넬들을 서랍속에서 몇년 묵혀뒀다가 꺼내봤습니다.
일단 전부 뜯어서 분해하고 기판도 전부 꺼내서 최적의 조건을 맞추기 위해 이리저리 소코반을 해봅니다.
원래는 사진 우측 상단에 보이는, 손바닥보다 작은 1장짜리가 한개의 셋트지만 그것들을 모아서 3개를 하나로 합쳐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완성된 컨셉샷입니다. 판넬은 총 5개가 있었으나 1개는 소형으로 빼놓고 1개는 불량이라 3개만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기판 면적 문제도 있고 해서 말이죠.
결국 위 사진의 모양을 유지하면서 땜질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쩄든 3대의 판넬은 병렬로 결선됐습니다. 기판이 판넬 1개에 맞춰져 있기때문에 직렬은 못하거든요.
병렬로 하면 과전류가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워낙 모듈의 효율이 나빠서 3대가 병렬로 풀가동을 해도 카탈로그에 명시된 정격전류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가정하고 이대로 밀어붙였습니다.
여기까지 하면서 인두가 고장났고 납흡입기를 분실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두는 새로 꺼냈고 납 흡입기는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다음날 도착하긴 했는데...
크다!!! 너무 크다!!!
사이즈 확인안하고 그냥 구입한 제 잘못이죠 뭐...
그래도 작업엔 하등 지장 없으니 그냥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태양광 판넬은 항상 DC니까 PCS역할을 하는 기판과 극성을 단디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는 DC출력만 나오니까 저 기판은 DD컨버터의 역할을 수행하겠네요.
PV판넬 후면의 기존 케이블을 제거하고 새 케이블을 붙여줍니다. 기판은 글루로 고정했습니다.
여기서 정신안차리고 하다가 적색을 -극에 붙이는 참사를 일으켰지만 그냥 사용하기로 합니다. 회로에 붙을때 극성 제대로 붙기만 하면 되죠 뭐...
(실무에서 이런짓 했다간...)
이때 제가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글루로 기판을 도배한 행위로 나중에 큰 고생을 하게 됩니다.
결선과 땜질을 끝내고 글루로 고정을 완료하고 전체적인 사진을 한번 찍어봅니다. 아직 저 상태로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고장난 갤놋이 포즈를 잡아주셨습니다.
STC NOCT 시험따위 씹어먹고 정상작동 그 자체만을 테스트 해봅니다.
녹색LED가 작동하는것은 정상적인 발전이 이루어진다는 의미이고 외부기기 충전시에는 그 밝기로 배터리의 남은 전류를 표시하게 됩니다.
다만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배터리 라인을 제거했더니 LED가 불이 들어오질 않습니다. 즉, 출력이 거의 나오지 않아서 폰 충전전류이 안됩니다(...)
...별 수 있나요 배터리 다시 장착해야죠.
혹시몰라서 일단 소형으로 빼놓은 판넬 1장짜리를 꺼내서 작업을 했습니다.
배터리는 제 두번째 스마트폰인 노키아 5800 익스프레스 뮤직. 통칭 오팔이의 배터리를 사용했습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노키아는 죽어서 배터리를 남겼습니다(..........)
기존에 장착되어 있던 정체불명의 중국산 배터리도 3.7볼트였기에 문제없이 바로 붙일 수 있었습니다.
과충전 방지회로를 생략했지만(기판에도 해당회로는 없음) 용도를 생각해보면 완충은 될 일이 없다고 판단, 이대로 진행했습니다.
아주 잘 됩니다. 사진촬영이나 테스터기 계측은 사진촬영 자체를 생략해서 자료는 없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글루 떡칠의 최후...
배터리 케이블을 납땜해야 하는데 글루로 덮어버려서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덕분에 접점을 드러나게 하려고 한참을 긁고 녹이고 씨름해서 간신히 배터리 접점을 노출시킬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두번째 오팔이 배터리를 기판 뒤에 '대충' 붙여주고 '대충' 땜질합니다. 개인적으로 사용할 목적이니 안전대책이나 뒷처리도 그냥 '대충' 합니다(...)
다시한번 다 뜯고 납땜과 글루질 결과 이상없이 작동됩니다.
모듈 3개도 모두 정상작동 확인됐습니다. 녹색등이 아주 밝네요.
이제 전부 끝났으니 창가로 가지고 나가서 테스트를 해봅니다. 장마철인데도 운 좋게 해가 쨍쨍하게 나온 타이밍을 잡아봤습니다.
모듈 출력 4볼트 나왔습니다. 음영 상황에 따라서 출력이 급변하는 현상도 정상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사진엔 없지만 배터리도 4볼트가 나왔으며, 위 사진에 찍힌 휴대용 선풍기도 최고RPM으로 잘 돌아갔습니다.
그렇게 완성은 시켰습니다. 완성은... 밖으로 나가서 테스트는 못해봤지만...
이제 어디에 담아볼까 해서 안쓰는 태블릿 파우치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적절하게 들어가는군요.
언제나 그렇지만 작업후에 뒷정리는 참...
밖으로 가지고 나가서 방전에 가까운 상태가 되도록 하는등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야 할텐데 바깥 날씨가 비가 왔다가 해가 났다가 널뛰기를 하고 있어서
도저히 나갈수가 없는 관계로 다음에 시간이 날때 테스트를 해야 할것 같습니다.
이걸로 고켓몬을 대비해서 휴대전화 배터리 문제를 미약하게나마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와라 태양이여! 네놈의 모든 에너지를 포켓몬 고를 위해 바쳐라! 하하하하하하하
-P.S-
본문에서 태양광 모듈과 판넬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제가 '판넬'이라는 명칭에 하도 익숙해져 있다보니... 양해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