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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첫사랑이 아름답지 않겠냐마는,내 첫사랑은 유독 아름다웠어
게시물ID : humordata_14291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실은ASKY
추천 : 1
조회수 : 71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8/08 02: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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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중학교 1학년, 내가 왕따였을 시절.
오랜 시간동안 서로 맞지 않는 성격 탓에 많이 힘들어하셨던 우리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초등학교 6학년으로 올라가기 직전, 지금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를 왔어. 그냥저냥 1년을 보내고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채로 중학교에 입학했지. 그리고, 왕따를 당했어.
13년을 특유의 사교성과 애교 있는 성격으로 나름 사랑 받고 자라온 내게 그 1년은 정말 지옥 같았어. A가 나에게 누명을 씌우고 나는 A를 감싸려다 오해를 풀지 못하고, 결국입학 후 3일? 4일? 째부터 2학년에 올라갈 때까지 왕따였어.
조회시간, 쉬는시간, 종례시간, 점심시간, 이따금씩은 수업시간까지도 매 시간마다 내 욕이 들렸어. 난 학교에 귀마개를 끼고 다녔고, 부모님은 그 시절 내 얼굴은 잿빛이었다고 종종 말하셔. 실제로, 난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어.
내 첫사랑은 내가 가장 어두웠던 시절 피어났어.
 
 
 
그 애는반의 중심이었어. 흔히 말하는 '분위기 메이커'였지. 유머러스하고 착해서 반애들한테 인기가 아주 많았어.
내가그 애의존재를 알게 된 건 3월 중반.그 애가실수로우리 반 여자일진의 필통을 창 밖에 떨어뜨린 적이 있었어. 물론 그 여자일진은 저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많이 화를 냈었고.그 애는 싫은 기색 하나 없이 허허 웃으며 수업 종 쳤는데도 나가서 주워오더라. 그 때 그걸 보면서 나는 그냥 별 생각 없이, 여자일진이 성격이 참 고 생각했었어. 물론 내가 그 때 그 애한테 괴롭힘 당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3월이 다 끝나갈 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 애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는 못했어. 매일 욕 듣고 뒷담 까이는 나와는 달리 밝고 활달해서 수업시간에 드립도 자주 치고 그러는 게,솔직히얄밉다는 생각이 들었었거든.
그 인식이 변한 건 4월 초. 나는 그 때그 애랑 짝이었는데, 항상 웃고 이해하려하는그 애가다른 남학생와 싸운 적이 있었어. 이유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강 싸움을 건 그 남학생이 물을 달라 그랬나, 아무튼 물에 관련된 일이었는데, 굉장히 어이없는 이유였던 걸로 기억해. 그 애는 최대한 싸우려하지 않았지. 항상 그랬던 것처럼 웃으며 넘기려고 했었고. 근데 그 싸움 건 애가 기분이 많이 안좋았는지 되도않는 이유 대며 때린 거야.그 애는방어만 했었고. 중도에 애들이 말려서 중단되긴 했는데,그 애기분은 별로 안좋아보였어.
그 애가 내 옆자리였으니까, 난그 애목에 난 상처를 봤었지. 난 내가 왕따고 그래서 눈치 많이 보였지만, 괜찮냐고 용기 내서 물어봤었어. 그런데그 애가웃으면서 괜찮다고 그러더라. 남들이 다 욕하고 피하기 바쁜 나한테. 자기자신도 지금 기분 많이 나쁠 텐데도.
그 때 나는, 내 가방에 반창고가 없어서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어.그 후로 몇 주 동안 나 반창고 들고 다녔다는 건 비밀.
또 자리 바꿀 때마다 그 애랑 되도록 내심 바랐다는 것도 비밀.
근데 한 번도 안 된 건 안비밀.
 
 
 

시간이 갈수록 나를 괴롭히는 건 심해졌어. 그 당시 우리 반이 분위기가 좀 안좋아서; 먹이사슬의 계급이 딱딱 나뉘고 서로가 서로를 뒷담까고 가식 떨고 그랬었거든. 중간층에 속한 애들은 내 왕따 주모자 무리인 위층으로 가려고 발악했었고. 나는 그 중간층 애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화풀이하기에 제격인 상대였어. 특히 A와 A의 친구인 B가 그랬지.음. 어느 정도였냐면,내가 미소 짓기만 하면 왜쪼개냐며 비꼬거나, 내가 맞을 때 너무 아파서 그만두라고 비명을 질러도 방관하며쟤 왜 나대냐며 비웃거나. 그도 아니면 그 애 앞에서 확실하지도 않은 내 헛소문을 그 애한테 말해준다거나.
그 무렵 그 애는 나를 볼 때마다 인사해줬었어.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내 입장이 되어보면 정말 달라. 사실 왕따 아는척하고 얘기하는 거 좀 꺼려지잖아. 나도 덩달아 당할까봐. 근데그 애는날 볼 때마다 환히 웃으며 안녕! 하고 인사해줬었어. 그 때마다 난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워서 대꾸도 못했지만, 사실 속으론남들처럼 날 천대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대해주니까, 난 그 애를 동경했어. 나도 저렇게 평등하고 온화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A와그 애는서로 장난 치고 잘 놀았어. 조금 심한 장난. 예를 들면그 애가 A한테장난을 치면A는 그 보복?으로필통의 내용물을 전부 쓰레기통에 넣는다거나,빗자루 쓰는 부분으로그 애를때린다거나,그 애옷에 실내화 자국을 낸다던가... 쓸 데 없이 오지랖 넓은 내가 보기엔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었지.저걸 내가 당한다면 그건 학교폭력이니까.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장난을 하는 사람이 A라서 이해할 수 없었던 것 같아. 내가 왕따가 되는 데에 큰 기여를 했던 사람이 A였으니까. 주모자는 따로 있었어. 하지만 왕따를 주모하는 사람과 왕따를 많이 괴롭히는 사람은 달라. 둘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야. 내 경우엔, A가 주모자는 아니더라도, 내가 왕따가 되는 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던 사람이고, 또 동시에 나를 가장 많이 괴롭혔던 사람이야.
A가 머쓱할 정도로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뭐라고 욕을 해도, 그래도그 애는항상 웃어주더라.
...응.둘이 많이 친해보였어. 둘이 뭐라고 하더라도, 그 애가 A에게 장난을 치고, 또 A가 조금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그런데도 그게 반복되고. 그러니까 그 애도 사실 나를 좋아했다던가 하는 그런 드라마 같은 일은 없었다는 거야. 이건 현실이니까.
 
 

내가그 애에게서 동경의 감정을 넘어 연애감정을 느끼게 된 건 7월 비오던 여름 날, 둘이 남은 학교 중앙현관에서야. 난 그 날 교복이 젖어서 방과후에 사복을 입고 갔었고, 그 애는 아주아주 작지만 내게 칭찬을 해줬어. 난남자에게서 칭찬을 받는 게 처음이기도 했고하필이면 그게 또 동경의 대상인 그 애여서, 그게 너무당황스러워서 ; 했지만 솔직히 기뻤다^_ㅠ그 애주변인물들은 다 나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인데그 애는항상 먼저 인사해주고 칭찬해주고ㅠㅠ
난 이 날 내가 입었던 옷이랑 그 때의 습기랑 풍경을 아직도 기억해.
내 첫사랑의 시작이었지. 근데 난 둔해서 내가 얘를 좋아하게 됐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어.

그 후부턴 자꾸 눈이 그 애한테로 가더라. 내가 그 애를 보는 건 그 애한테는 상당히 기분 나쁜 일이 될 수도 있고, 그 애를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어서 어떻게든 안그러려고 해봤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고. 수업시간마다 몰래 보고... 얘 친구인 남자 C는 내가 걸어가고 있으면
"비켜 미;친년아;"
할 정도로 과격한 애였는데C 포함 남자애들이 내 뒷담 깔 때 그러지 말라고도 해주고계속 나한테 인사해주더라. 그러니 안좋아 할 수가 있나ㅠㅠ
근데 그렇다고 그 애가 나한테만 그러는 건 아니었어. 나 말고도 여자 왕따가 둘, 남자 왕따가 하나였는데 종종 얘네가 까일 때 그러지 말라고 하는 걸 봤거든. 인사는, 글쎄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나한테 호감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었어. 앞서 말했듯그 애는누구에게나 잘 대해줬거든. 그랬으니 내가 얘를 좋아하게 됐겠지.

그리고 한달 뒤였나? 아마 가을이었을 거야. 내 짝남은 나를 왕따시켰던 주모자 D와 사귀었어. D가 나한테 '나 ㅇㅇㅇ랑 사귐ㅋ' 이러는데 그 땐 별 감정 안들었던 것 같아. 그냥그 애가훨씬 아깝네 이 정도.
그 애가잘생긴 건 전혀 아니었어. (물론 이게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키도 작았고 여드름도 많았고 통통하기도 했고. 근데 그걸 다 커버할 만큼 성격이 좋았지. 눈높은 주모자 D가 그 애를 좋아했던 걸로 봐선 그 애를 좋아했던 게 나 혼자만은 아니었을 거야.
 
 

내가그 애에게서 연애감정을느낀다는 걸알아챈 건 한참 늦은 11월이야. ㅋ.. 나레기다섯 달이나 눈치 못챔ㅋ..
A랑 그 애랑 장난치고 있었을 때였지. 역시나그 애가 먼저 장난을 시작했었고, A는그보다 조금 더 과민한 반응을 보였어.그 애는또 허허 웃으면서 받아주고.그 애가그 때는 내 대각선 뒤라서 물어봤었지. 쟤가 널 그렇게 괴롭히는데 넌 화 안나냐고.그 애는나한테, 내가 쟤한테 먼저 장난을 쳤으니 그 정도는어쩔 수 없는 거라고 답했었지. 지금 생각하면 오글터지지만 그 때는 그게 멋져보였어.내가 그 애를 동경하게 된 이후로, 나는 줄곧 그 애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 그런데 그 말이, 딱 그 애 성격을 대변해주는 말이어서, 그래서.
그냥 그 때 얘가 웃으면서 말해주는데 깨달았어.
아, 나 얘 좋아하는구나.

그렇다고 해서 바뀔 건 없지. 여전히 날 둘러싼 현실은 같았고 우리의 사이는 멀기만 했어. 난 그 애한테 한 달에 한 번 말을 걸까말까한 수준이었고, 날 괴롭히는 애들은 여전했어. 그 때는 새로 바뀐 짝 남자애가 쉴 새 없이 날 때리기도 했어.나 그 때 멍 엄청 많이 들었어ㅠㅠ.. 근데 내가 맞다가 소리 내면 애들은 쟤 왜 나대냐고 또 욕하고ㅋㅋㅋㅋ 수업시간에 맞다가 도덕 태도 1점 깎인 적도 있어. 난 수업시간에 맞고 있었는데 도덕선생님이 오히려 내 태도 점수를 깎아서 어이가 없어서ㅋㅋㅋㅋ 찾아갔다가 선생님한테도 맞고옴. 뀨^^..
음. 근데 난 날 때리는 남자애가 그리 밉진 않았어. 얘가 날 왕따라고 대놓고 무시하고 틈만 나면 때리고 그러긴 했는데, 무시 당하는 거야 항상 있던 일이고 적어도 얜 날 는 눈으로 보거나 대화 자체를 안하거나 그러진 않았으니까. 나를 만만하게 보더라도, 적어도 내 존재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았어.
??? 궁금하지 않다구여? 네뎨둉ㅎ

 그 때 좋아한다는 걸 알고 나서 관심이 증폭했지. 진짜 계속 보고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화상아...
그리고 그 때는 되게 그 애한테 미안했어. 겨우 나따위가 반의 중심인그 애를좋아한다는 게 가소로웠거든. 누가 봐도 한 내가,그 애를좋아한다는 게 진짜 너무 미안했어. 걔도 이 사실 알 거면 기분 나빠할 테고. 아예 급이 다른데. 그래서 좋아하는데,그 애와 연애를 하고 싶다는생각은단 한 번도 들지 않았어.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내겐 죄악이었거든. 그냥 한없이 미안했지. 참아야하는데, 내가 그 애를 좋아한다는 걸 누가 알게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그 애한테 돌아가는데, 그런데도 가는 눈길을 잡을 수가 없어서, 내가 많이 미웠지. 한심했지. 그런데도 고마웠어. 태어나줘서 고맙고, 같은 반이 되어줘서 고맙고, 인사해줘서 고맙고, 내게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줘서 고맙고. 오글거리지만, 그냥 다 고마웠어, 그게.

그 애의 꿈을 꾼 건 딱 두 번이었는데 한 번은그 애가A의 옆에 앉아 자상히 눈 마주치며 얘기 들어주는 거. 또 하나는그 애가다른 여자와 안고 있는 거. 이렇게 두번.
깨어났을 때 난 바보같이 항상 울고 있었어.
 
 
 
그 당시 내 곁에 유일하게 남아주었던 다른 반 친구 E가 있었어.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친구였던 애였는데, 내가 왕따를 당하고서 E한테 피해갈까봐 내가 피하고 그랬었는데 오히려 웃으면서 내 옆에 남아줬었어. 내가 그 1년동안 괴롭힘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크게 운 건 고작 네 번이었는데 그 중 세 번을 E가 달래줬어. 나는 나를 많이 신경써줬던 부모님과 E가 없었다면 견뎌낼 수 없었을 거야. 내 삶의 일부분이라고 칭할 수 있는 애고, 또 내 빛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애야.
내가 그 애를 좋아한다는 걸 깨닫고 나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라고 말했던 게 E야. 그 때 E가 내게 노래를 추천해줬는데, 그게 바로 지금 이 글의 BGM인 포맨 - U야.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이 그 상대방에게 느끼는 감정을 노래하는 달달한 노래. 나는 이 노래를 자주 들었어. 그리고 이 노래를 들으면서 울 때도 많았어. 이 노래가 내 상황과는 정반대라는 걸 아니까. 연애를 꿈꾼다는 것, 그 애를 좋아하는 것 자체가 내게 있어선 죄악이었으니까.

그래도 이 때까진 많이 좋아하는 줄 몰랐다. 그냥 난 그 애가 좋은가봉가~ 이정도 수준.
그냥 조금 아쉬운 게 있었다면, 내가그 애를좋아한다는 걸 깨달은 게 너무 늦어서. 그래서 좋아할 시간이 너무 적어서. 그게 가장 아쉬웠지.
 
 

내가그 애를엄청엄청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건 발렌타인데이 전이야. 1년이 거의 다 끝나가던 때지. E가 발렌타인데이전날 나한테 전화를 했었어. 나랑 초콜릿 만들자고. 넌 그 애 주라고.E는 그냥 한 말인데 난 그 말에 울컥했어. 나도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몰랐어. 그냥,나는 그 애한테 초콜릿을 절대 전해줄 수 없는 입장이잖아. 전해주면 그 애한테 피해가 가잖아. 나는 그 애한테 피해만 가는 존재잖아. 근데 그걸 절감하니까 그 때 딱 깨달았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아주 많이, 그 애를 사랑하고 있었구나.
근데 그걸 또 너무 늦게 깨달아서. 앞으로 볼 날은 이틀이 끝인데 이제야 알게 되서. 참 속상하고 그랬다. 비록 짝사랑이지만 조금 더 좋아하고 싶었는데.

그러면서 생각했던 건, 그 애가 내 첫사랑이라서 정말 다행이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그 애라서 정말 다행이다. 아직 세상에 물들지 않은 밝은 소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그 애라서 다행이다.
그 순간에는 내가 왕따를 당했던 것도 감사하게 여겨졌어.그 애를만날 수 있었으니까. 내가 만약 왕따가 아니었더라면그 애의진가를 알아 볼 수도 없었겠지. 비록 이렇게 나 혼자 끝나는 짝사랑이더라도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초콜렛은 전해 줄 수 없었지. 주말이 껴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나 따위가 초콜릿을 주는 게 미안했어.

그리고 2학년을 올라갈 때, 선생님에게서 내가 올라갈 반을 듣고 그 반으로 이동하는데 다리가 풀리면서도,비록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내가 조금쯤은 성장했으니까 만족스럽다고 생각했어.지금이 아니더라도 내가 성장하기 위해선 어느 방식으로든 부딪쳐야했겠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애를 만날 수 있어서.
후들거리는 다리로 2학년 교실의 문을 여는데, 문득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던 글귀가 떠오르더라.
사랑과 함께 소년과 소녀는 성장한다.


그리고 1학년 이후로 그 애는 쉽게볼 수 없었어. 난 왕따였으니 친하지도 않았고 번호도 없었고 존재감도 없었고. 그 애의 근황은 알 길이 없었지.
아, 그래도 변한 것은 있어.
아주 가끔, 길을 지나가다 그 애와 마주칠 때, 그 애가 변함없이 내게 밝은 얼굴로 인사를 건넬 때, 나도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해줄 수 있었어. 아무런 당황도 미안함도 없이.

 

 
그리고 지금 나는 고등학교 1학년. 장난이 무서웠던 1학년, 장난에 트라우마가 생겼던 2학년, 장난을 대처하는 법을 잊어버린 3학년. 그 3년을 넘어서 지금은 여고에 진학해서 행복한 스쿨라이프를 보내고 있어. 아직 후유증은 남아있어. 남들과 대화할 때 상대방의 표정이 조금만 변해도 초조해져. 하지만 별 수 없겠지.
 
 
그 애를 좋아한 뒤 나는 많이 변했어. 위에 썼던 것처럼 사랑과 함께 성장했지. 지금도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이해하고, 중립의 입장에 서고, 또한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하면서도 안아 줄 수 있는, 그런 온화한 사람이 되기를 꿈꾸고 있어. A랑 같은 학교가 되었고, A는 우리학교 엘리트 반에 있어. 주모자였던 D는 이따금씩 마주칠 때마다 비꼬는 듯한 미소로 내게 인사를 건넸는데 이제는 오직 순수한 미소로 내게 인사를 건네. A는 아직도 마주칠 때마다 미묘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그리고 그 애에게서 연락이 왔어. 나는 그 애에게서 아직 떳떳한 사람이 아니라 먼저 연락을 시도할 수는 없어서, 결국 서서히 연락은 끊겼지. 아마 앞으로 우리가 연락하게 될 일은 없을거야. 내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그 애의 이름은 '너'.
 
 
 
우리는 복도에서 떠들다 같이 혼난 적도 없었고, 친구였던 적도 없고, 축제 마지막 날 노래도, 아른한 여름 바다도, 함께라서 소중했던 적도 없었지만, 그래도 내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어. 아직도, 나는 그 애가 내 첫사랑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시간이 멈춘 것 같아
내 두 볼을 꼬집어
심장이 멈춘 것 같아
내 입술을 깨물고
사랑에 빠진 것 같아
어쩔 줄을 모르고
마법에 빠진 것 같아
나는 숨을 쉴 수 없어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
Luving U Luving U
널 사랑하다 너만 사랑하다
늙고 지쳐 쓰러져 버려도 Oh 난
Only U Only U
Oh 다 주고만 싶은
내겐 오직 한 사람
Luving U
이제야 알 것만 같아
사랑이 뭔지 Ah
내 맘에 올 것만 같아
널 기다리고 있어
사진을 바라보다가
또 몰래 입을 맞추고
밤하늘 바라보다가
저 별을 따다 주고 싶어
네게로 달려가고 있어
Luving U Luving U
널 사랑하다 너만 사랑하다
늙고 지쳐 쓰러져 버려도 Oh 난
Only U Only U
Oh 다 주고만 싶은
내겐 오직 한 사람
Luving U
쫓고 쫓아 너만을 쫓아
찾고 찾아 너만을 찾아
너를 찾아 달려가 또 다시
Luving U Luving U
넌 누구보다 세상 누구보다 아름다워
너무나 눈부셔 Oh 난
Cause U Because U
난 누구보다 너무 행복하다
니가 있어 소리쳐 부른다 불러
Only U Only U
나 이렇게 고백해 제발 나를 받아줘
Luving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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