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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부터 한동안 박근혜 지지할까봐요
게시물ID : sisa_6004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14
조회수 : 1438회
댓글수 : 54개
등록시간 : 2015/06/30 04:16:39
박근혜의 유승민 맹공과, 유승민이 허리접기 사과쑈 후 사퇴 안하고 버티기 사건의 전말은 이러합니다.
 
거부권 행사라는 것은 제아무리 박근혜라도 정치적 부담이 상당한 일입니다. 그러기에 이에 대한 부담을 떠넘길 희생양을 찾은 게 바로 만만한 유승민입니다. 김무성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오히려 본인이 지읒될게 뻔하고, 그렇다고 아무 어중이 떠중이나 잡아 족치기엔 당위성이 부족하고, 그래서 원내대표라는 적절한 지위를 가졌으나 김무성보다는 쉬워보이는 적절한 난이도의 유승민을 공격할 생각을 한 것이죠. 이를 통해 유승민을 쳐내고 나면 그 자리에 친박계를 밀어넣어 김무성 똥꼬 깊숙히 친박의 칼날을 쑤셔넣어둘 구상까지 하며 스스로의 천재성(?)에 감탄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른바 '친박 친위 쿠데타'란 거죠.
 
문제는 친박은 이미 그럴만한 힘이 전혀 없고 박근혜 본인에게도 그정도 정치적 파워가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유승민은 90도 폴더 사과쑈와 '얼마든지 더 사과해드릴 용의가 있다'는 말로 매우 교활한 대응을 보여주며 박근혜에게 빅엿을 선사했습니다. 대통령에게 맞서는 이미지는 피하면서도 사퇴는 내가 왜 해줌?ㅋ 하며 이득은 다 챙긴거죠. 이 사건으로 인해 박근혜는, 본인의 정치적 힘이 이미 김무성은 물론이거니와 유승민 레벨 조차도 어찌하지 못할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꼴이 됐습니다. 본인만 모르고 있었던 레임덕이 이미 이렇게나 무르익고 있었단 것을 공식화해버린거죠.
 
모든 대통령들이 다 그래왔듯이 이제 박근혜에게 남은 수순도 뻔합니다. 갈수록 힘은 떨어지고 얼굴마담 식물대통령으로 살면서 여당 내 새로운 대권주자에게 점점 밀려날겁니다. 그러다 더이상 활용 불가 수준의 개차반 지지율 성적표를 받아들게 되고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모든일에 대해 대통령이 욕먹는 상황까지 가고나면 여당에서 청와대와 선긋기를 시도하겠죠. 역대 정권들의 중후반기에 거의 매번 펼쳐졌던 대통령 탈당요구가 바로 그 선긋기의 정점입니다.
 
물론 지금 당장 새누리당에서 박근혜 탈당을 거론할 리는 없습니다. 식물대통령이라고는 하나 아직은 쓸모가 있는 상황이니 겉으로는 대통령 각하 각하 하며 모시는 척 하면서 앞으로 벌어질 모든 일들에 대한 얼굴마담 방패막이로 쓰겠죠. 이제부터는 청와대가 뭔 짓을 벌이는데 대한 정치적 부담을 여당에게 떠넘기는게 아니라, 여당이 차기 대권을 노리고 저지르는 짓들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청와대에 넘기는 꼴을 슬슬 볼수 있게 될겁니다. 그 앞에서 박근혜는 속수무책으로 아무것도 못하고 당할 수 밖에 없죠. 또한, 새누리에서 박근혜를 지금 당장 쳐내지 못할 이유가 한가지 더 있습니다. 박근혜의 유일한 정치적 자산이자 가장 강력한 정치적 무기는 바로 '동정심'입니다. 박근혜 지지 노년층의 대다수는 자신들이 경험한 충격적인 역사적 사건, 영부인과 대통령이 차례로 총탄에 암살당하는 것을 목격한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박근혜에 대한 동정심으로 발현시키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불쌍하니까 대통령 찍어줌'이란 것이죠. 이러한 '불쌍한 이미지'야말로 박근혜가 가진 유일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무기입니다. 만약 아직 이른 지금 시점에서 새누리가 박근혜를 찍어내려 들면 박근혜의 이런 무기에 버프를 걸어 주는 꼴이 되겠죠. 새누리쪽에서 역풍을 맞으며 수구세력 대분열이 일어날 위험이 큽니다.
 
결국 급할게 전혀 없는 김무성과 새누리당은 그저 지금은 박근혜 떠받들어주는 척 하면서 얼굴마담으로 활용하며 시간만 보내도 된다는 거죠. 향후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이상 재활용 불가능할 수준으로 박살나는 사건이 벌어지며 털 다 빠진 폐급 닭이란 판단이 서게 된다면 그때가서 버려도 늦지 않을 겁니다. 세월호나 메르스 참사에 대해 보여준 박근혜 정권의 심각한 무능력은 이미 그 지지율에 심대한 타격을 입힌 상태이기에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이 회생불가 파산신청을 맞을 날이 그리 멀지만은 않을듯 합니다만 말이죠.
 
이 지점에서 대통령의 선택은 두가지입니다. 아직 힘이 남아 있는 지금이 아니라 시간이 더 흐르고 나면 정말 아무것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손발 다 잘린 식물대통령, 김무성이 들러리로 전락하고 말테니까요.
 
첫번째 선택은 여당과의 쥐새끼식 밀약입니다. 바로 전임 이명박이 써먹은 전략이죠. 방패막이, 얼굴마담으로 여당의 행보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본인이 다 떠안아주고 차기 대권에 대한 100% 확신을 주는 대신 본인은 그냥 청와대 뒷방 늙은이로 들어앉아 자기 쌈짓돈 챙기는데만 열중하겠다는 식이요. 이명박 정권의 말년에 이명박은 여당이 하고픈 일들 다 저지르게 놔두면서 그 부담만 자기 탓으로 돌려 대신 욕먹어주는 욕받이 무녀 노릇이나 했죠. 그 대신 박근혜와 한가지 거래를 한겁니다. 국정원, 군관 다 동원한 불법 대선 밀어주기를 해줄테니 임기 후의 안전을 보장받은거죠. 그렇게 천인공노할 사기꾼 대통령은 지금 모든 과오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도주해 유유자적 사대강변 자전거 아저씨로 잘 살고 있습니다. 박근혜의 첫번째 선택지는 바로 이명박식 협잡질을 벤치마킹해 김무성과 협상을 벌이는 것이죠.
 
박근혜가 할 수 있는 두번째 선택은 이것입니다. 아직 힘이 남아 있을때 남은 친박 세력과 자기 지지세력을 그야말로 영혼까지 끌어모아 새누리당에게 대반격을 들이받는 짓이죠. 사실 이렇게 해서 이긴다해도 얻을 수 있는거라곤 자기 자존심 만족 외에 아무것도 없는데다, 이렇게 해도 이길수도 없습니다. 이미 합법적 수단(경선)으로도 여당내 당권 획득에 실패할 정도로 인물도 없고 능력도 없고 힘도 빠진 친박인데, 불법적 수단(유승민에 대한 이번 친박 친위 쿠데타)도 일격에 박살났으니 말 다했죠. 게다가 이짓을 하게 되면 수구세력 대분열로 차기 대권에서 야당쪽에 큰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될겁니다. 결국 이 선택은 박근혜 본인 자존심 세우는 거 말고는 수구세력 전체에 이득될게 아무것도 없지만... 현실감각, 정치적 센스 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고 자존심만 무지막지하게 센데다 애비한테 나쁜것만 배워서는 국회고 사법부고 다 자기 꼬봉쯤으로 착각하시는 우리 레이디 가카께서 본인 자존심이 꺾인 것에 대노하시어 이런 어이없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고 생각되네요. 박근혜 스타일 자체가 이명박처럼 '이권 앞에 자존심따위 없는' 스타일이 아니라, 이권엔 별 관심없고 자존심만 존나 센데다 정치를 자기 애비 흉내 내며 '아빠와의 즐거웠던 추억' 되새기는 것 쯤으로 여기는 양반이니까요.
 
뭐 그럼 박근혜 반대파인 나한테야 좋은 일이죠. 저런짓을 벌인다면 몇년뒤의 박근혜는 피닉제, 준몽정의 뒤를 이어 역대 야당 대선 도우미 계보 중 제일 높은 지위에 있었던 사람으로 기억될겁니다. 자기 지지기반 TK이끌고 탈당해 새누리랑 내전이라도 벌여준다면, 새누리 지지기반이 TK vs 비TK로 반토막 나서 자기들끼리 투닥대는 상황이 나는 거니까요.
 
아 그러고보니 이제부터 박근혜 지지한다고 막 떠벌리고 다녀야겠네요. 우리 공주님 지지자들(?) 응원에 힘얻어서 홧김에 확 탈당해서 친박2연대 같은거 하나 만들어주시길 기원해 봅니다. 가카!! 우리 가카!! 우리 지지자들(?)만 믿으시고 TK 이끌고 저 사악한 김무성 무뢰배들에게 구국의 결딴을 내려주세여!! 오오 반인반신의 딸 쿼터갓 우리 가카!! 알에서 태어나시어 닭에서 오리로 스스로 진화하신 우리 가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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