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컨데
- 박근혜의 위기의식 (지지부진한 지지율, 후계자도 없음, 계속되는 실정..)
- 지금까지 박근혜 위기탈출법 : 진영 대결 프레임 작동
(정책 능력 제로이니 할수 있는건 진영 대결을 부추기는것뿐)
- 진영 대결 구도로 가면 박근혜의 실정과 실패는 뒷전으로 밀리고
콘크리트는 뭉침. -> 박근혜가 주도권을 쥘수 있음.
- 그래서 야당을 자극해서 지속적으로 진영 대결 프레임을 작동하려고 하는데
- 자꾸 유승민이 야당과 합의하는 정치를 하려고함.
- 진영 대결 프레임의 걸림돌인 유승민을 퇴출시키려고 작정
- 이번 거부권을 계기로 유승민을 퇴출시키려고 계획했고 방법은 격하게 공격해서
자존심을 건드려 유승민 스스로 사퇴하게끔 하는 방법이었음
- 일단 유승민 사퇴 거부로 실패..
- 누가 이길지는 지켜보고 국민들은 표로 심판하면됨.
이철희의 정치시평]흥분하면 진다
왜 그랬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을 거부하면서 정치를 격정적으로 비판했다.
12분짜리 그의 발언을 보면 박 대통령은 자신을 선출된 왕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유학의 개념으로 보면 하류의 패도정치다.
헌법정신에 대해서는 ‘아몰랑’이고, 경제실정에 대해선 ‘너 때문’이고,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죽을래’다.
그러나 어쩌랴.
박 대통령은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뽑힌 대통령이다.
덩달아 분노하기보다는 차분한 계량과 찬찬한 대응이 필요하다.
깊은 분노와 억울함을 가지고 있더라도 대통령은 그걸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대통령이 가장 많은 힘과 권력자원을 가지고 있어서
자칫 그 발설이 다수를 억압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의 감정 절제나 양보는 민주질서의 유지를 위한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화내는 대통령, 이는 민주주의에 대단히 해롭다. 싫어도 참고, 미워도 삭여야 한다.
이는 민주주의가 권력자에게 요구하는 숙명이다.
왜 박 대통령은 그처럼 처절하게 분노의 독기를 토해냈을까?
우선 많이 서운한 것 같다. 배신감까지 느낀단다.
그렇더라도 비통한 마음이 전부는 아니다.
뭔가 저의가 있다. 뭘까? 하나의 기억이 떠오른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당시 공화당 4인방(김성곤 재정위원장, 길재호 사무총장, 백남억 정책의장,
김진만 원내총무)을 단칼에 내친 경우다.
1971년 10월 4인방은 대통령의 오더를 거부하고 오치성 내무장관 해임안을 가결시켰다.
대로한 대통령에 의해 4인방은 쫓겨났고, 그중 김성곤은 중앙정보부(국정원)에서 콧수염이 뜯기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10·2 항명 파동을 역이용해 힘을 축적한 뒤 1972년 유신체제를 구축했다.
대통령이 국회의원 3분의 1을 임명하는 등 사실상의 왕정이 민주주의를 대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노리는 바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흔들리는 박근혜 체제를 다시 공고히 하기 위한 계책이다.
경제는 엉망이고, 외교도 진창인지라 박 대통령으로선 난감할 수밖에 없다.
지지율도 바닥이고, 후계자도 없다.
이대로 가면 새누리당은 점점 더 박 대통령에게서 탈피하고,
총선에선 심지어 박 대통령을 기피하게 될 것이다.
참을 수 없는 구도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으레 하던 대로 진영대결 프레임을 작동시키려 한다.
이를 위해 12분의 연설 내내 자신의 반대세력을 치밀하게 자극했다.
일컬어 흥분지계(興奮之計)라 할 수 있다.
호남에 들어서는 아시아문화전당과 그 근거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특별법을
직접 거론한 게 좋은 예다.
반대세력과 야당이 극렬하게 저항할수록 진영 논리는 쉽고 원활하게 작동한다.
사실 그간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등 위기 때마다 박 대통령은 진영 프레임으로 대응했다.
진영 대결이 되면 박 대통령의 실정과 실패는 뒷전으로 밀린다.
여당과 당내 이견 그룹의 운신 폭도 많이 줄어든다.
대통령과 야권이 1 대 1로 맞서는 상황이니
여권 내부에서 딴소리를 내는 건 이적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효과 만점인 진영 대결 전략에도 약점은 있다.
바로 여권 내부에서의 이견 표출이다.
이것이 유승민을 퇴출시키려 하는 본질적 이유다.
그런데 유 대표를 찍어낼 방법이 마땅치 않다.
박 대통령이 유 대표를 직접 타깃팅한 건 자존심을 건드려 자진 사퇴케 하는 수였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를 재신임하고, 그도 몸을 낮춰 일단 실패했다.
계속 압박하겠지만 총선이 변수다.
새누리당 의원이라면 지지율 30%쯤의 박 대통령을 얼굴로 치르는 내년 총선은 악몽이리라.
특히 수도권 의원들의 위기의식은 심각하다.
현직 대통령이 시퍼렇게 살아 있을 때인 2011년 친이 주류가 박근혜 비대위 체제를 비상 출범시킨 것도
이런 선거 효과 때문이었다.
그래서 새누리당이 유 대표를 내치기도 쉽지 않다. 새누리당이 당면한 딜레마다.
새누리당, 특히 김무성 대표와 개혁파가 유승민을 지켜낼지, 박 대통령에게 무릎 꿇을지는 그들의 몫이다.
누가 이기든 최종 심판은 국민이 한다.
“우리 국민의 정치 수준도 높아져서 진실이 무엇인지,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인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박 대통령의 말이다.
맞다.
정치인이 국민을 무서워해야 정치의 질이 좋아진다.
차분히 지켜보면서 잘잘못을 깊이 헤아려두자.
그리고 다음 선거에서 종이 짱돌(paper stone)로 그 책임을 섬뜩하게 묻자. 지금 흥분하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