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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게시물ID : panic_552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배고파파
추천 : 5
조회수 : 146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8/09 01:13:11
미녀와 야수







그녀의 웃음은 굉장히 아름다울 것 같아요. 물론 상상으로만 가능한 일이지요.

남들은 신혼,신혼 하는 데, 사실 진짜 신혼생활이 이런건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제 아내가 웃는 모습을 본적이 한번도 없거든요.

아, 제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재석이라고 해요.

그리고 제가 제일 사랑하는 아내는 경아라고 하지요.

사실 제 아내가 그토록 웃지 않는게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왜냐면 그녀는 이 결혼을 원하지 않았거든요.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선 조금 더 과거로 거슬러 가야겠습니다.



저는 얼굴에 심한 화상 흉터가 남아있어요. 초등학교 시절에 수학여행을 갔다가 얼굴에 횃불을 쏟았거든요.

정말 치료를 여러번 받았지만, 마치 녹아내린 것 처럼 일그러진 제 얼굴은 어찌 할 수가 없었어요.

어머니는 그날 이후 항상 제게 동화를 들려주셨는데, 내용은 항상 미녀와 야수였지요.

그리고는 동화가 끝나시면 말씀하셨어요. 저도 야수처럼 언젠가는 멋진 미녀를 만날꺼라고 말이죠.



그렇게 저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했어요. 제 아내를 만난건 이때부터에요.

제 아내, 그러니까 경아는 중학교 첫학년 첫반에 저와 만났지요. 그러나 그때는 때가 아니였나봐요.

아내는 그때의 제 고백을 거절했죠. 나중에 친구를 통해서 안건데, 제 고백을 거절한 날 제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데요.

"재석이는 성격도 괜찮고 친구도 많은데 그 외모가 너무 맘에 안들어.."

그 얘기를 들은날, 저는 차인 날 보다 훨씬 많이 울었어요.

어쨌든 그렇게 제 중학생 시절이 지나가고, 고등학생 시절도 지나가요.

무슨 우연인지 고등학교 때도 그녀와 같은 학교 였어요. 그건 제게 크나큰 축복이였지요.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얼마 안가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뒤따라가시듯 아버지도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지요.

두 부모님의 죽음은 제게 너무도 큰 상처였어요. 그러나 저는 꿋꿋히 살아야 했어요. 동화속에 나오는 야수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었거든요.

제게는 두 분이 돌아가신후, 꽤 거금의 보험금이 들어왔어요. 그날 이후 저는 대학을 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글 쓰는데에만 매달렸어요.

미처 말씀드리지 못했네요. 제 꿈은 작가였어요. 물론 지금은 이렇게 번듯한 작가구요.

어쨌든 저는 작가 생활을 하기위해 열심히 글을 썼고, 보험금은 반정도로 나눈뒤 주식을 사들였어요.

그러자, 영화같은 일이 벌어졌어요. 제가 사들인 주식의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던 거였어요. 아무런 지식도 없던 제가 말이죠.

게다가, 처음 낸 책은 생각 외로 잘 팔리기 시작했어요. 출판사에서 몇번이고 퇴짜를 맞았었는데 말이에요.

덕분에 저는 백만, 아니 억만 장자가 되었지요.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그날 이후로 제가 한일은 바로 경아를 찾아다니는 거였답니다. 비록 끔찍한 몰골이여도 돈을 보고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거지요.

수소문 끝에 경아를 찾아낸 날, 유감스럽게도 경아는 자신의 남자친구와 같이 걸어오고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자 저는 물러나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그 남자친구가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말이에요.

그녀의 남자친구는, 골목에서 저를 마주치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어요.

"뭐 얼굴이 저따구로 징그럽게 생겼냐, 재수없다"

그 말을 들은 후 저는 복수감에 빠지고 말았어요. 그리고 돈을 이용해 그의 신상정보를 알아냈지요.

그자식의 이름은 진하 였어요. 현재 어떤 그룹의 드럼을 맡는다는데,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 없었어요.

그리고 저는 복수를 실행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계획은 완벽했지요.

일단 녀석의 공연장을 알아냈고, 그가 드럼을 치는 장소 바로 위의 조명을 떨어뜨릴 작정이였거든요.

결론만 말하자면, 계획은 성공적이였어요. 헐렁하게 조인 나사는 함성으로 진동하는 무대를 견딜 수 없었는지, 제가 자극을 주기 전에 떨어지고 말았거든요.

하지만 다 원하던 대로 되지는 않았어요. 그는 죽지 않았거든요. 다만 머리에 큰 중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진 것 뿐이였어요.

그러나 그 수술비는 꽤나 비쌌던 모양이에요. 게다가 진하라는 그 자식은 천애 고아여서 아는 지인은 같은 밴드와, 경아 하나뿐이였지요.

그러나 그들이 모은 돈은 수술에 턱없이 부족했었지요. 

그 소식을 듣자. 제 머리속에는 다시 야비하면서도 달콤한 계획이 자리잡았어요.

저는 일단 경아에게 접근했어요. 그리고 최대한 안타까워하는 척하면서 그녀의 환심을 샀지요.

그리고 그녀가 마침내 저와 말문이 트일때 쯤, 저는 이 야비하고도 달콤한 계획의 마침표를 찍기위해 말을 꺼냈지요.

나와 결혼해주면 그자식의 수술비를 전부 대주겠다고...



이렇게 해서 그녀와 저는 결혼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그녀는 결혼식때부터 단 한번도 웃음을 보이지 않았어요. 뭐 어쩔수 없지만요.

오늘도 그녀는 저를 보지 않아요. 웃지도 않고, 그저 무표정일 뿐이에요. 그래도 저는 그녀가 제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그런데 왠일일까요,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저를 보고 말을 걸어왔어요.

"오늘밤, 와인마시지 않을래? 어제 나가다 샀는데.."

저는 이 갑작스러운 제안에 놀랐지만, 이내 활짝 웃으며 알았다고 말했지요.

그러자 그녀는 제 웃는 표정을 보고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자기 방으로 들어갔어요.



어느덧 기다리던 밤이 되었어요. 아내가 식당에서 저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저는 쓰던 것을 마무리 짓고는 식당으로 나섰어요.

그러자 아내는 여전히 무표정으로 제 잔에 와인을 따랐지요. 

"마셔, 꽤 비싸긴 해도 맛은 그만큼 좋을꺼야."

그녀의 말마따나 포도주는 붉은색으로 흔들거리며 굉장히 아름다워 보였어요.

저는 한모금, 한모금 천천히 들이켰어요.

도수가 꽤 높은지 목이 타들어가는것 같았어요...

아니.. 목이 진짜로 타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쨍강, 하는 소리와 함께 와인잔은 바닥에 떨어졌고, 저도 떨어졌어요.

고통때문인지 눈이 감기지 않았지요. 그녀는 그런 저를 보고 아름답게 웃었어요.

"미안해.. 그렇지만.."

그리고 그떄, 집안 어딘가에 숨어있던 그가 나왔어요. 그래요, 진하. 그녀의 옛애인이요.

그는 태연히 저를 바라보더니 제 아내..였던 그녀와 입을 맞추었어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녀의 웃는 모습을 보았어요.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았어요. 비록 저는 죽지만,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무언가를 그녀에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해요.

그래요, 아까 식당에 오기전에 쓰던것. 그건 유서였어요. 제가 자살한 것으로 만들기 위한 유서요.

사실, 아까 낮에 그녀가 자신의 옛애인과 몰래 계획짜는 것을 엿들었거든요.

이게 야수가 미녀에게 해줄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에요...



다음세상엔 왕자로 태어났으면 좋겠어요.


-웃대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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