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이 고민이 아니기에 고게에 글을 올려도 되는 건가 싶었지만
고게에 올려진 글을 보고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이 게시판에 글을 쓰는 점 양해 바랍니다.
원 게시물은 작성자가 어떤 이유로든 이미 글을 내렸기 때문에
링크가 없으며, 스샷 또한 글을 내린 작성자의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 생각해 첨부하지 않습니다.
저는 오유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가입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뉴비입니다.
제가 자주 이용하는 게시판은 따로 없으며 베오베에 올라오는 글을 주로 읽고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한 작성자가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은 글에 달린 댓글들 때문입니다.
고민 게시판에 글을 쓰는 이유는 그 고민에 대한 대한 대책을 오유인들과 함께 논의하고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며, 그로써 자신이 처한 상황에 위로를 얻기 위함이라고 생각됩니다.
고게에 글을 올리시는 모든 분들의 고민이 사소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 중에서도 정말 심각해 보이는 고민이 몇몇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죽지 못해 사는 인생, 어떤 방법을 써도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
원치 않게 짊어지게 되는 상처와 굴레, 경찰은 물론이고 주변의 도움조차 기대할 수 없는 절망.
이런 고민글에 도대체 논리를 따지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신가요.
적당한 방법 하나 던져 주고서 충고를 받아들일만 한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니.
작성자가 설마 당신의 머릿속에서 나온 그 알량무쌍한 방법을 시도해보지 않았다고 진심으로 믿는 건가요?
심지어 작성자에게 징징댄다고 그 태도를 문제 삼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그것도 익명으로 말입니다.
결국 작성자 스스로 글을 내리게 만들더군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예를 들면 어린 아이를 잃은 부모 앞에서
'논리적으로 당신의 태도는 잘못 되어 있다. 나는 울지 않는 방법을 말하는데 어째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느냐'
'울고 불고 해봐야 떠나간 아이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아이를 하나 더 낳아라'
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도대체 이게 무슨 개소립니까.
어차피 당신이 이해하는 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같은 일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이해한다는 말입니까.
그러니까 그저 위로 아닌 위로라도 해달라는 겁니다.
뭐같은 대책 하나 던져주고 생색내지 말란 말입니다.
그런 좁은 소갈머리로 어떻게 남의 고민을 공감하겠다고 댓글을 다는 건지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제발 부탁이니 쓸데없는 참견은 그만 두고 그냥 눈팅이나 하다가 사라지세요.
그 버르장머리 없는 손가락으로 고민 작성자에게 괜한 고민 하나 더 얹어주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신이 아니더라도 그 고민을 공감해주는 사람 많고, 작성자를 진심으로 위로해 주는 사람도 있고,
같은 고민을 가진 또는 이미 겪었던 사람들과 마음의 교류를 할 수도 있으며,
여러 사람이 읽다 보면 그 중 정말 도움이 되는 조언을 주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정중한 척, 지식인인 척, 교양인인 척 존댓말 써 가며 댓글 달아 봐야
그 위선을 감출 수는 없어 보입니다.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게 해서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더 많이 얻을 수 있게끔 하지는 못할 망정
왜 작성자가 스스로 글을 내리게 만드는 겁니까.
설사 그 글이 자작이라 하면 또 어떻습니까.
오히려 절망에 빠진 사람이 하나 줄었으니 그 또한 다행 아닙니까.
베오베를 읽는 사람이 많은 것과 비례하여 정신 나간 사람들도 많은 것은 당연합니다.
물론 대다수의 오유인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이런 일부의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했고,
또 이런 고민 글에 장난식의 댓글 혹은 악성 댓글을 달지 말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뻘 글 하나 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