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아버지가 자동차를 운전하시던 모습과
사이버 포뮬러에 나오던 레이싱 차의 모습은
운전에 대한 환상과 로망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 했다.
그렇게 나이가 먹어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친구랑 약속 했던 것 중 하나는 졸업식 날 직접 차를 운전해서
학교로 와서 운동장 드래그 레이스를 하자는 거였다.
하지만 나는 운전면허를 따지 못 했고
친구는 땄지만 다행히 이 정신 나간 계획을 실행시킬
용기나 똘끼는 없었다.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2010년 겨울 수능을 본 우리는
잉여 시간을 조금이라도 보람차게 보내기 위해
저 미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운전면허를 따자고 결심했다.
친구는 학원에 등록했고
나는 당시 혼자 면허를 딸 수 있는 방법을
인터넷에서 보고 강한 충격을 받고
학원에 몇 십만원의 수강료를 지불 한다는 것이
불합리하게 느껴졌다.
당시의 대략적인 개요는
운전면허 학원비가 50만 60만 하니
혼자 필기 시험을 보고
당시는 기능 시험에 코스가 있어서 이게 가장 큰 난관 이었다.
하지만 한번 접수에 13000원 이니까
열 번 떨어지고 스무 번 떨어져도 일단 학원보단 이익이라는
미친 계산이 나오기 때문에 기능을 어떻게든 합격 후에
다음은 연습면허로 부모님과 함께 도로주행을 연습한다는
청춘스러운 계획이었다.
그렇게 집 차가 2종 보통이니까
2종 보통으로 신검 후 필기 시험 후
안전 교육을 받아 그 당일에 기능에 도전했다
결과는 당연히 불합격
출발도 못 해보고 떨어졌다.
당시 그럴 것이 집 차는 기어에 문제가 있어
R(후진기어)에서 D까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기어 전환이 가능했다.
이 미친 정신나간 차를 이 세상 모든 차의 기준으로 생각했던 나는
주차 기어에서 주행 기어까지 기어 한번을 전환하지 못한 채 떨어진 것이다.
그때 문을 여시며 나에게 던지신 시험관의 한마디 지금도 생생하다.
"알지도 못 하면서 왜 왔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저 말 한마디에 저 당시 여리고 여렸던 나는
아...ㅋ 10번 20번 떨어져도 굴하지 않겠다던 나는
상처까진 아니지만.. 뭔가 불쾌한 마음이 들고
그렇게 운전의 꿈을 뒤로 한 채
대학을 다니고.. 군대를 다니고.. 전역을 하고 일본에 다녀왔다
그리고 2015년 새해
3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성인으로서 사회에 나가
상식을 능가하는 일들을 겪고 이겨낸 나
지금이라면 수십번 떨어져도 주위의 비난과 질책은 아무것도 아닐거 같았다.
드디어 운전면허를 딸 시간이 왔다
운전면허 시험에서 같이 할 동료가 있다는 건 무척 좋은 일이다.
내 친구들은 이미 대부분 운전면허를 취득해 동료를 찾기 쉽지 않았지만
긴 입시의 터널에서 나온 친구가 운전면허를 보자고 했다.
하지만 미적지근한 우리 두명..
필기를 미루고 미루다 결국 친구가 빨리 가자는 말에 시험장으로 갔다.
시험장은 친숙하고도 아픈 기억이 있는 강서 운전면허 시험장
집 근처에 운전면허 시험장이 있다는것은 무척 축복받을 일이다.
익숙하게 다시 한번 신체 검사부터 시작했다
http://dl.koroad.or.kr/PAGE_license/gangseoLic/view.jsp?code=102218
(운전면허의 취득 과정)
조금 복잡해 보이지만
신체검사 안전교육 학과시험 기능시험 도로주행으로 나눌수 있다.
여기서 맘만먹으면 기능시험까지 하루만에 취득이 가능하다.
전에는 안전교육 전 학과시험 응시가 가능했는데
지금은 변경되었는지 학과시험 전에는 꼭 안전교육을 들어야 한다.
증명사진 두장을 들고가 1층에서 원서를 작성 후
시험장 내에서 간단한 신체검사를 한다.
비용은 5000원 (1분에 천원이 넘는 신체검사다)
이번에는 시력검사만 하고 색맹검사도 하지 않았다.
좋은게 좋은거니까..
신체검사를 한 후 안전교육 시간을 확인해 시간에 맞는 교육을 들으러 가면 된다
오전 10시 이전이 아니면 사람이 많기는 하지만
처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들이 아니라 순서는 금방 금방 온다
그렇게 필기를 봤다.
응시료는 7500원이다.
쉬운건 알지만 공부를 안했기에 두근두근
결과는 역시 합격이었다.
두번의 바탕으로 봐서 이 시험은
지금까지 이 세상을 살며 자신이 알고 있는 상식이
다른 사람의 상식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모두가 통과할 수 있는 시험인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문제를 보고 가는것도 좋을 것이다.
http://dl.koroad.or.kr/PAGE_license/view.jsp?code=210783
(운전면허 학과시험 문제)
안전교육을 듣고 온 친구도 무난하게 합격하고
그렇게 학과시험의 날이 저물어 가고 있었다.
일주일이 지났나 모두가 잊고 있던 운전면허
이번에는 내가 친구를 떠 밀었다.
기능을 보러 가자 !!
기능 시험은 저번의 악몽과는 다르게 무척 쉬워졌다.
http://dl.koroad.or.kr/PAGE_license/view.jsp?code=105116
동영상을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된다
동영상을 봤고 보고 또 봤지만 불안해서 어머니와 함께 주차장에서 차를 몰아 보았다.
떨어 지는 것도 떨어 지는 거지만 만약 떨어진다면
응시료 18500원을 다시 낸다고 생각하면 피눈물이 날 거 같았다.
시험에 앞서 조작은 깜빡이 와이퍼 기어 조작등.. 빨리빨리 하려고 하지 말고
음성에 맞춰 침착하게 하면 된다.
그 와중에 기어 변속을 음성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해서 5점이 깎였다.
이런 주의 사항은 시험 보기 전에 계속 강조하고 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건 없다.
주의할 건 안전띠 장착 출발할 때 사이드 브레이크 정도
앞에 진짜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지 않고 출발해 떨어지신 분도 있었다.
강서 면허 시험장 기능 코스는 쭉 일직선이다.
엑셀을 밟을 필요도 없고 돌발시 브레이크를 밟기 위해 브레이크 위에 발을 올려놓으면 된다.
친구는 시뮬레이션 차로 해봤지만
나는 시간도 없고 그래서 걍 했는데 역시 아무 일 없이 통과 했다.
아직 내가 정상의 범주에 든다는 것에 안심을 했다.
드디어 연습 면허가 나왔다!! 미친 스티커 하나에 3500원이다.
여러 가지 사항을 지켜야 하지만 그래도 이젠 드디어 도로에서 운전이 가능하다
이제 본격적인 운전면허의 시작이다.
계속해서 회의적이시던 부모님들의 태도는 조금 누그러질까 싶었지만..그대로 였다
도로 주행은 정말 혼자는 안된다고
주행 연수만 따로 받으라고 하시는 부모님
여기서 나도 많이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하지만 인생은 도전하고 도전하는 도전의 연속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아버지에게 부탁을 드렸다.
사실 모르는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지도 않았던 이유도 있었다..
연습 면허 취득 후에는 도로에서 운전이 가능하지만
1.운전면허 취득 후 2년이 지난 사람이 동승 하고
2.주행 연습 표시를 차 앞면 우측 하단과 뒷면 중앙 상단에 부착
이 두 가지를 지켜야 한다.
연습 면허 표지는 시험장 주위에서 팔기도 하고
http://blog.naver.com/xdrjb2/220265952373
링크에 있는 블로그에서 출력이 가능하다
(정말 감사합니다 ㅜㅡ)
집이 흑백 레이저 프린터라 흑백으로 인쇄후
직접 색칠해....ㅋㅋ 차에 붙이고 두근거리는 첫 운전을 시작했다.
사실 제목의 운전면허 혼자 따기는 불가능하다
누구든 동승자가 있어야 하기 떄문에 엄밀하게 말하면
운전면허 혼자 따기가 아닌
운전면허 학원 안가고 따기 정도가 될 것이다.
어쨌든 내 첫 주행 코스는 아라뱃길 주위의 도로
야심차게 계획되고 건설되었지만 지금은.. 차도 없고 사람도 없고
내 운전면허 연습장이 되어버린 비운의 장소다.
여기까지는 아버지가 운전 후 표지를 붙이고
처음으로 엑셀을 세게 밟았다.
가장 걱정되었던 것은 내가 차선 안으로 들어와 있는지 벗어나 있는지
이걸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는데, 하다 보니 크게 걱정할 사항은 아니었다.
그렇게 계속 같은 길을 돌고 연습하고 연습하고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 대충 주차도 해보고
놀다 왔다.
그렇게 주말에 2주간 연습을 하고
주행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학원에서는 13시간의 연습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뭐 어떻게 증명할 길이 없으니 이 부분은 개개인이 각자의 방법으로 하면 되겠다.
일단 연습은 했지만 솔직히 많은 차들이랑 달려 본 적도 없어 무섭고
의욕 저하속에 있다가 그래도 방학동안 하나는 해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인터넷 접수로 설날이 지난 월요일 오전 10시!!!
나름 차가 없을거라는 계산으로 시험을 신청했다.
http://dls.koroad.or.kr/jsp/ool/ore/OL_RestDprgrRtvV.jsp
(인터넷 접수 링크)
체크 카드로 25000원을 지불했다.
지금까지 귀찮아서 이용 안 했는데 가서 줄창 기다리는 것 보다 저게 훨씬 편하다
특히 도로 주행의 경우는 하시는 게 정말 좋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시험 전날 계속 동영상을 보았다.
http://dl.koroad.or.kr/PAGE_license/gangseoLic/view.jsp?code=105234 시험안내
http://dl.koroad.or.kr/PAGE_license/gangseoLic/view.jsp?code=102209 코스별 동영상
http://dl.koroad.or.kr/PAGE_license/gangseoLic/view.jsp?code=102210 코스도 (ABCD만 해당)
http://polyssam.blog.me/ 프리랜서 강사분의 블로그 (완전 추천)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사고
이상했던 게 시험 차에 보험을 들어 놓으면 되는 게 아닌가
저 응시 비용에 왜 보험료가 포함이 안되어 있는지 답답했다.
만약 사고가 날 시 그 책임은 모두 운전자에게
무언가 불합리해 보였다.
뭐 법이 이렇다니까.. 내가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도 있으니까
그렇게 불안과 초조 기대 여러가지 복잡한 마음과 함께 잠이 들었다.
인터넷 접수 시에는 본관 1층 인터넷 창구에서 (번호표 안 뽑아도 된다)
인지를 붙인 뒤 도로 주행 시험장으로 가야한다
일단 앞 30분은 위에서 본 동영상들을 보고 4명씩 조를 짜 시험을 시작한다
코스 정도는 정말 외워 가는게 좋다.
보면 코스가 네개 라고 해도 다 비슷하고 어렵지 않다.
먼저 앞 두 명이 시험을 봤다.
그 동안 나는 건물 안에서 대기하며 다른 사람들이 평행 주차 하는 걸 지켜 보았다.
가장 마음에 걸리는 요소 중 하나는 평행주차
ㅋ솔직히 해본 적도 없고 주차를 안하면 3점이 깎이니까 73점 이상이면 주차를 안하고
점수가 그 이하여서 어쩔 수 없이 떨어져야만 한다면 떨어지려고 했다.
(점수 기준은 1종 2종 모두 70점 이다)
지루한 시간이 지나고 나와 뒤 여자분의 차례가 왔다.
제발 앞 사람이 하는 걸 보고 싶었는데
내가 앞에 운전하게 되어 그런 기회는 없었다.
그렇게 자동차 전후좌우를 살피고 탑승했다
이때 시험관이 앞에 시험 본 사람과 얘기를 나눠.. 이걸 언제까지 해야 하지
생각 하며 연기톤으로 계속 살핀 뒤 탑승했다.
너무 떨렸다. 그때 생각은 이렇게 많은 차들과 달려 본 적이 없는데
(미친 오전 10시라 차 하나도 없을 줄 알았는데 꽤 많았다)
ㅋㅋㅋ 백미러 사이드 미러 조정하고 안전벨트 매고 심호흡을 했다.
(시험관이 많이 불안 하셨을 거 같다 왠 장발의 미친놈이 탔나)
그리고 출발을 위해 기어를 넣는데 ㅋㅋㅋ 미친 브레이크를 밟아야짘ㅋㅋ
아 아 거리며 당황해 했다.
민망하고 내 자신이 바보스러워서 시험관에게 말을 걸며 출발했다.
많이 긴장했다고 잘 부탁 드리겠다고
시험관은 친철한 분이라 다행 이었다.
코스는 D코스 가자 내 홈 그라운드로
코스는 알고 있었지만 계속 물어봤다.
수명산 파크 방향으로 가면 되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유턴하겠습니다. 군대도 아니고.. 왠지 모르게 계속 얘기했다. ㅋㅋㅋㅋ
그리고 코스는 계속 시험관이 알려주시니까 너무 걱정 안 해도 된다
네비 화면이 안내해주는 줄 알았는데 음성 안내인건 좀 당황스러웠지만..
그렇게 하다 보니 금방 적응이 되었다. 특별히 위험한 상황도 없었고
내 자신이 신기했다 모두가 하는 운전 모두가 할 수 있기에
우리 누구나 모두 가능 했던 거다.
그렇게 마지막 면허 시험장으로 다시 들어가는 좌회전 길
여기서 내 점수를 물어봤다
75점이라고 말씀 해 주셨다.
계획 대로야 지금이라면 주차를 안 해도 된다는 생각과
이렇게 쉽게 내가 운전면허 따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
딱히 잘못한 건 없는 거 같지만 왠지 떨어졌었어야 할 거 같은데
안 떨어진 것이 신기했다.
점수는 아마 30m전 표시등에서 다 감점된거 같다
(표시등을 미리 키고 주행 후에 들어가야 되는데
표시등 키고 옆에 차가 없으면 바로바로 들어갔으니..습관이 중요하다)
그 와중에 좌회전 차로에 깊게 진입하다 선을 밟았다.
아.. 이건 나도 느꼈다.. 점수가 이제 70점 이라고 하셨다.
뭐..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하니까
떨어져도 후회는 없었다.
하지만 도전하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
시험장으로 진입 후 인생의 평행 주차를 시도했다.
한번도 해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수도 없이 앞 시험 사람들을 봤다.
느낌은 뒤에 저 정도 까지 넣어도 괜찮나 할만큼 다들 넣고 있었다.
핸들을 미친 듯이 감았다 나도 크게 찔러 넣었다.
왠지 지금이라는 생각에 핸들을 반대로 풀어서 주차했다.
네 됐네요 나가세요 시험관이 말했다
타블렛 pc에서 음성이 나왔다 축하합니다 합격입니다.
그렇게 시험이 끝나고 뒷 사람과 바꿔 앉는데 내가 물어봤다.
저 합격이냐고
합격이라고 하셨다.
나는 믿기 지가 않아 고조되어 또 물어보았다.
수 없는 합격과 불합격을 본 시험관이니까 무덤덤하게 네 합격이에요 말씀해 주셨다.
두근거리는 마음과 함께 왠지 여기서 나대면 불합격 시켜줄 거 같아
가만히 뒷 자석에서 다음 시험을 함께했다.
그렇게 시험이 끝나고 주행시 부족한 점들을 말씀해 주시고 시험은 끝났다.
드디어 면허 시험과의 악연을 끝냈다.
원서를 받아 본관 2층에 올라가면 면허증을 준다
발급 비용은 7500원
아깝지 않았다. 시간은 15분 20분 쯤 걸렸다.
아빠 반응은 왠지 할 수 있을 거 같았다는 반응과
엄마는 계속 말도 안된다는 반응 하지만 모두 기뻐했다.
돈을 아꼈다는 것도 좋았고
이제 내가 운전이 가능 하다는 것도 기뻤다.
어제는 같이 엄마랑 병원에 가는데
갈 때는 엄마가, 올 때는 피곤한 엄마를 대신해 내가 운전을 했다.
무언가 작지만 오랜만에 뿌듯하고 기뻤다.
나는 이 글들을 통해 운전면허를 혼자 따는것을 장려 하려는게 아니다
학원에 다니면 일단 편할 것이다.
혼자 연습할 때보다 취득 확률도 높을 것이고
딴 뒤에도 실전에 나서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또 이런 별것도 아닌 것으로 호들갑을 떨고
인생의 평행 주차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다만 시간적 여유와 여러가지에 조금 더 신경 쓸 심적 여유가 있다면
학원이 아닌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취득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혼자 취득하려는 사람들에게 조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블로그에 썼던 글인데 오유에도 한 번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