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은 타지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집안 형편이 좋지 못해 학비며 생활비 모두 스스로 벌며 대학다니던 기특한 녀석이었는데
정말 어이없이 그렇게 갔어요. 졸업후엔 꿈도 많았던 놈인데..
어떻게 했는지도 잘 기억이 안날정도로 반쯤 정신이 빠진 나간상태에서 장례를 치르고
집에 와서 우리 가족은 한동안 서로 말이 없었습니다.
그저 밥이 입으로 들어가야만 사는구나.. 정도만 인지하고 사는 생활을 몇달이나 하고
조금은 안정이 됐을 무렵 동생이 무척 보고 싶더군요.
그런데 꿈에서 조차 한번 나와주질 않았어요 녀석이.. 뭐가 그렇게 바쁜지
그러던 어느날 외국의 저명한 한 역술가였던가..영매사였던가가 썼다는 책을 조금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오래전에 읽은 내용이라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나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던거 같습니다.
사후세계는 이승과 그리 틀리지 않다고 합니다.
그곳에도 학교가 있고 직장이 있으며 사랑도 하고 이별도 한다고..
이승에서 누군가 죽게되면 저승에서는 새로운 생명 하나가 태어나기때문에 모두가 기뻐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저승에서 누군가 죽게되면 이승에서는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축복하며 기뻐하죠.
그렇게 이승과 저승의 삶과 죽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그곳에서도 공부를 하고 일을 한다니..
진실인지 허구인지 제가 알 길은 없지만 그저 막연히 죽으면 가는 하늘나라. 라고 생각하던 곳을
전문가(?)가 그렇게 확실하게 정의를 내려주니 뭔지모를 안도감 같은게 생기더군요.
녀석은 그곳에서도 열심히 살겠구나.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사랑을 하고.
그리고 얼마후 딱 한번 동생을 꿈에서 보았습니다.
거실에 앉아있는데 띵동 띵동 하는 초인종 소리에 인터폰을 보니 대문밖에 동생이 서있더군요.
생전에 차비 아낀다고 늘 타고다니던 낡은 자전거와 함께요.
"형! 나야! 잠깐 앞에 지나가는 길에 들렀어~!! "
너무나 반가워서 얼릉 들어오라고 문을 열어주려고 했는데 동생이 하는말이..
"아니야 형 나 집에 들어갈 시간 없어~ 얼릉 가봐야해 알바 늦을거 같아!
일끝나고 레포트도 써야하는데 정말 바쁘다 바빠!! 흐흐 아마 오랫동안 못볼것같아~! 형도 열심히 살고 있어!!"
그렇게 말하고는 서둘러 자전거에 올라타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꿈에서 깨어 아쉬워서 눈물이 났지만 가쁘게 숨을 몰며 말하던 동생의 얼굴에는 생기가 있었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즐거워보였습니다.
아 정말 그곳에서 생전과 다름없이 즐겁게 열심히 살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하늘나라에서 그저 영혼이 되어 자신의 죽음에 슬퍼하고 있을 가족을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때보다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녀석은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삶을 열심히 살고 있구나.. 죽은게 아니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신 여러분.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그들은 훗날 만나게 될 당신을 위해 한번 연습해본 삶을 열심히 더 멋지게 살아가고 있어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