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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압] 난생 처음으로 정글을 뛴게 카타리나였다.Ssull
게시물ID : humorbest_6020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브레멘음악대
추천 : 25
조회수 : 4575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1/06 08:39:10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1/06 06:15:06

때는 며칠 전

앜히에이지를 하다 지루해져서 롤을 한판 돌리려는데

 

맨날 룰루로 서폿질만 하다가 카타리나에 맛들린 나는 언제나와 같이 카타리나를 선픽했다.

 

그리고, 트위스트 페이트의 픽- 락인.

 

 

어이가 없었지만 평소, 먼저 욕하는 법은 없는 나는 조용히 물었다.

미드 선픽인데 이러시면 곤란하잖냐고.

 

트페는 조용했다.

 

배알이 꼴린 나 역시 그대로 침묵을 유지했다.

팀원들이 뭐라고 채팅에서 떠드는 것이 보였지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게임 시작 15초전,

트페가 나에게 정글 가라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말 했다.

선픽인데 님이 락인 걸어서 어쩌자는거냐고.

 

 

의외로 트페는 사과를 하며, 급하게 픽하고 담배피러 나갔다오느라 그랬다고 했다.

시간이 끝났다.

 

2미드는 애바라며 난리치는 팀원들을 보며,

저는 정글 한번도 안해봤는데요를 시전했다.

 

팀원들이 침묵했다.

누군가 닷지를 할 분위기였다.

 

나는 나름의 변명거리와 정신승리를 위해

소환사 스펠을 강타점멸로 들었다.

 

 

 

게임이 시작되어 버렸다.

 

 

길고 긴 로딩화면이 지나간 다음, 나는 나에게 쏟아질 욕을 걱정하고 있었다.

벌써부터 상대편은 전챗으로 카타리나 정글을 조롱하고 있었다.

 

트페는...

로딩 전부터, 이상하게 까방권을 사용한 분위기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내 걱정과는 다르게 아군은- 욕이나 반말 없이 게임의 흐름이나 정글링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가볍게 망을 보다 1분55초에 봇듀오와 함께 레드를 하드리쉬 받아먹고,

레이스와 늑돌이를 돈 다음 블루로 가려다 미드를 쳐다보았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지, 오리아나가 푸시를 하고 있었다.

 

블루를 먹지말고 곧장 미드부시로 숨어든 나는 트페에게

파랑카드 말고 골카를 뽑으라 했다.

 

트페의 머리위로 카드가 플립되는걸 지켜보다, 노랑이 나온 순간 내 손가락이 움직였다.

점멸 순보 사악한 검무로 피가 거의 반이 빠진 오리아나가 점멸을 사용할 틈도 없이,

점멸로 다가온 트페가 골카를 박고 카드를 날리며 점화를 선사했다.

 

집에나 보내고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왔던 첫 갱이

뜻하지 않게 퍼블을 챙겨준 나는 뿌듯한 마음으로 다시 레이스를 챙겨먹고 작골로 향했다.

 

상대 리신이 전쳇말로 카타리나 어디갔냐고 욕을 했다.

아, 내가 블루를 안먹었구나.

 

블루를 깜빡한 것이 얼떨결에 카정을 피한게 되어버린 나는 작골형제를 먹고 봇으로 향했다.

 

피는 70%쯤 있었고, 봇 상황이 어찌 흘러갔는지는 보지 못했지만 상대 베인이 반피에서 포션을 먹고 있었다.

우리편 부시쪽에서 땅굴을 파고 들어가던 나는 핑도 찍지 않고 베인에게 순보로 다가갔다.

그리고 사악한 검무, 단검 던지기.

 

킬은 따지 못했지만, 전체 채팅은 난리가 났다.

타워 옆으로 가 텔을 타며 베인이 욕을 시전한 것이었다.

 

 

이쯤되어 분위기를 살펴보니, 우리편 네명이 지인팟인 것 같았다.

 

아...

 

트페의 묘한 까방권까지 모두 이해한 나는 베인을 집에 보냈다는 뿌듯함에 미니언을 몇개 주워먹고 집으로 향했다.

케이지의 행운과 포션 몇개를 챙겨들고 다시 정글링을 하던 나는 탑이 너무 힘들다는 이렐리아의 징징거림을 보고 블루로 향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블루는 먹지 않았다.

트페에게 주지도 않았다.

 

트페는 나름 솔킬을 따내며 바빠보였는데, 내가 지금 타이밍에 탑을 가려면 블루를 먹어서는 피관리가 안될거라는 계산이었다.

 

그렇게 탑으로 올라간 나는 적 피가 두칸은 더 차있는 적 짜오를 주시했다.

계속되는 괴롭힘에 이렐리아가 힘들어 하고 있을쯤, 짜오가 조금 무리하게 대담한 돌진을 시전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얼른 순보로 파고들어 단검을 던지고 사악한 검무를 추었다.

그러는 동안 미니언이 죽었는지 레벨이 올랐고, Ctrl+R을 누르고 도망치는 짜오를 쫓았다.

 

그리고 몇초 뒤, 아슬아슬하게 돌아온 점멸쿨로 인해 짜오의 곁으로 날아든 나는 쾌제를 부르며 R을 눌렀다.

 

짜오는 나를 죽였고, 나는 짜오를 죽였다.

이렐리아는 어시스트를 먹었지만, 짜오를 키워줬다고 투덜거렸다.

 

곧 리신이 왔지만 이렐리아는 이미 떠나간 뒤였다.

 

 

궁도 찍고 흡총도 들고, 몇번의 갱을 성공시키던 나는 카정 왔다가 기다림에 지쳐 레드를 먹고있는 리신까지 따며 제법 잘 자란 AP누커의 모습으로 성장해 가고 있었고, 봇은 비등비등 했다.

 

미드는 내가 자주 얼굴을 비춰주어 상대 오리아나가 위축된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지만, 크립 스코어 자체는 크게 차이나지 않고 있었다.

 

문제의 탑도, 이렐리아가 징징거리는 것에 비해서는 제법 잘 버텨주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저쪽 리신의 갱성공률이 좀 낮았다 뿐이지 분위기 자체는 상대편이 더 좋은 느낌이었다.

 

물론, 진 게임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한타 페이즈로 넘어가보고 생각해볼 일이었다.

 

 

그리고, 아래 위쪽 어디에도 아직 포탑이 밀리지 않은 상황에서- 위, 아래의 미아콜이 들려왔다.

미드에는 몇몇 적의 그림자가 아른거렸다.

 

비슷비슷한 상황에서 내가 저쪽이 조금 더 우세한 것 같다고 판단한 것 처럼, 저쪽 역시 우리쪽이 조금은 더 우세한게 아니냐는 판단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미드 타워를 먼저 밀어버려 분위기를 잡겠다는 심산인 것 같았다.

 

물론, 그대로 역관을 당하면 우리편이 분위기를 가져가는- 북쪽 나라의 특기인 벼랑끝 전술이었지만- 팀파이트 페이즈가 아닌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다섯이 몰려오는 것이 위협적이긴 했다.

 

이렐리아는 뒤늦게 눈치채고 탑에서 내려오고 있었지만, 봇듀오는 집에서 쇼핑중이었다.

 

 

순식간에 라인이 밀리고, 포탑이 맞고 있었다.

트페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이렐리아가 뛰어들었다.

 

아, 저 미친!

차라리 포탑을 줘버리고 킬을 안주면 될 것을!

 

그런 단발마를 내지르며 나 역시 적진으로 뛰어들었다.

QEWR

번개같이 움직인 내 손에 다섯 적이 모두 내 궁을 맞고 있었고- 리신은.

 

리신은 나를 차지 않았다!

오리아나는 이미 궁을 쓴 상태였다!

베인은 나를 밀어내지 않았고,

소나는 크레센도를 아꼈다!

 

적들은 죽음의 연꽃을 추는 카타리나를 무시하고, 이렐리아를 공격하고 있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트페가 세장의 카드를 뿌려 훑고 지나간 뒤, 베인의 머리에 골카를 틀어박았다.

그리고, 전장을 관통하는 정조준 일격.

 

2초간 죽음의 연꽃을 모두 끝낸 나는 이미 죽은 소나에게 순보 쿨 초기화에대한 감사를 표하며 정신 못 차리는 적 베인에게 순보와 사악한 검무를, 그 다음은 신짜오, 그 다음은....

 

그 쯤되니, 적들은 혼비백산 도망치기에 바빴다.

 

더블킬

거기에 어시스트를 두개나 먹은 나는 도망치는 적들을 쫓지 않고 미니언을 먹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쓸데없이 큰 지팡이를 살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는 너무나도 일방적이었다.

 

나를 포함한 아군들이 벅차오르는 패기에 몇번 바보짓을 하며 죽긴 했지만, 게임을 뒤집을 정도는 아니었다.

 

게임 시간 30분이 되기 전 무난하게 서렌더를 받은 우리는 훈훈하게 명적과 칭찬을 돌리며 헤어졌다.

 

 

물론 아군이 한마디 거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제대로 된 정글캐 하나 연습하시라고.

 

 

정글은 한번도 안해봤지만,

각 라인을 하면서- 특히 룰루로 레벨 22에서 30 찍고, 그 이후로도 쭉 해오면서-

상대 정글러의 동선을 파악하거나 우리 정글러에게 갱좀 와달라고 마음으로 기도를 함으로써 나름대로 정글러에 대한 이해가 있었나보다 싶었다.

 

물론 카타리나가 내 손에 착 감기는 몇 안되는 챔프중 하나이기도 했고.

 

 

아키에이지 하느라 바쁜 요즘이지만, 역시 롤은 내 삶에서 오래 갈 게임임을 다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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