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학 초년생때 이야기 입니다..
당시 살던곳 근처에 공단이 있어서
외국인 노동자들도 심심치 않게 보이는 동네였어요..
하지만 모두들 순박해 보였고
오히려 타국에서 일하는 그들이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당시 편의점 알바를 햇는대 집에서 도보로 1분 거리니까 뭐..
집앞에서 일하는거나 마찬가지 였던 때이죠 야간 알바였구요..
제가 일하던 곳에 자주오는 중동계열 아랍 사람이 있었습니다..
항상 물건을 사고는
공손히 인사하는 그의 모습에 참 예의바르구나 싶었습니다..
저도 그의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아서
종종 DC를 해달라고 하면 자비를 털어 해주곤 했죠..
그렇게 근 3개월 간을 그가 단골로 오다보니
그가 무슨 물건을 살지도 대충 가늠이 되더군요..
발음은 어눌 햇지만
그래도 스피킹이 되어서 종종 이야기를 하며 지냈습니다..
아휴 오늘도 힘들었어요~
하는 그의 특이한 억양의 말투가 특히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 사람이 갑자기 과자를 한가득 사더니 저한태 먹으라고 하더군요..
이사람이 지금 말을 잘못한건가 싶어서
나..? 나 먹으라고요..?? 라고 하니까..
그래.. 당신.. 먹어요..
이렇게 대답하는 것입니다.. 거의 3만원 어치의 과자를요..
준다는대 어떻게 하겠어요 감사합니다 하고
봉투에 담은뒤 카운터 옆에 놓았죠..
그리고 웃으며 그가 나에게 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동안..
궁금한 저는 어디가세요?? 라고 물었죠
그러니까 그는 그저 미소만 지으며 나갔습니다..
그리곤 몇일이 지나도
매일 맥주를 사러오던 그는 오지 않았습니다..
이별의 선물이었구나 생각하니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지요..
한 4일쯤 지났을까요 제가 근무중에 경관 2명이 들어오더군요..
확인할게 있다면서 cctv자료를 요청해 갔습니다..
무슨일인지 궁금한 저는 캔커피 2캔을 제공하며
은근슬쩍 물어 봤습니다..
그러니까
외국인 노동자 연쇄 편의점 강도를 찾고 있다고 하더군요..
여러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오갔기 때문에
섬뜩하기도 하고 해서 자료가 있냐고 햇습니다..
그랬더니
공단 프로필 인부들의 용의자 후보 사진을 건네 보이더군요..
무심코 용의자 후보 사진을 넘기던
순간 저는 머리가 하얗게 변해버렸습니다..
바로 저에게 과자를 선물해준 그 친절한 아랍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진속 그는 저를 대할 때와 달리
굉장히 무서운 눈동자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더 소름끼치는건 그의 마지막 범죄 일시가
저희 편의점에 왓던 시각 바로 전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역시 사람은 대하기에 따라 다르다는걸 느꼈습니다
만약 그때 제가 그에게 불친절하게 대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