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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크의 이유
게시물ID : lol_6024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감자토끼
추천 : 3
조회수 : 38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3/29 22:21:44
"방금 이상한 소리 못들었어요?"
앞도 뒤도 보이지 않는 컴컴한 동굴.
뒤에 뭐가 있는지 예상도 못할곳에서 이상한 비명 소리가 들렸다.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당황해야 정상이지만, 이사람들은 반응도 없이 그저 앞만보고 걷고있다.
"아아. 신경쓰지말고, 그냥 걸어."
바로 뒤에 있던 다섯번째 남자가 내 등을 밀며 말한다.
"비명같았는데요?"
나는 잠시 멈췄던 다리를 다시 움직이며 물었다.
"당연하지. 아니면 울음소리 일지도."
"울음소리라뇨? 여기에 우리말고 다른 사람들도 있단 말이에요?"
"왜 꼭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여기에 사람말고 다른게 있단겁니까?"
그때, 앞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 다들 여기서 잠시 쉬자고. 길이 끊겼어."
털썩!
다들 자리에 앉는다.
길은 어차피 1분후면 알아서 이어질테니 지금 이 순간이 유일하게 숨좀 돌릴 타이밍이다.
"저기, 우리가 걸어왔던곳이 보이나?"
그 남자가 뒤를 가리키며 물었다.
보일리가. 여긴 처음부터 아무것도 안보였는데.
"아뇨. 아무것도."
눈살을 찌뿌리며 쳐다봐도 쌀알만한 빛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는 아주 넓은곳이야. 그리고 가다보면 아주 높은 벽이 나오지."
"몇 달 전에 봤던 그거 말인가요?"
"그래. 그거. 그런게 서른개는 넘게 솟아있지."
처음 여기 왔을때의 기분나쁜 경험이 떠오른다. 그때만 생각하면 굴러떨어질때 맞았던 옆구리와 왼팔이 아직도 욱씬거린다.
"전 여기보다 좀 더 높은곳에서 굴러떨어졌나봐요."
"봐요? 기억이 안나나? 내가 누구였는지?"
왼팔을 감싸며 말했다.
"네. 여기 온지 열흘동안은 내가 어떤사람이고 뭐하던 사람인지 기억났던거 같은데.... 지금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요."
"잠시 오른쪽 소매좀 걷어줄 수 있겠나?"
손목의 단추를 풀러 소매를 접은다음 팔을 내밀었다.
짤랑-.
금색의 팔찌가 맑은 소리를 냈다.
"확실히 자네는 이쪽사람이 아니었군. 어쩌다 여기까지 떨어진거지?"
"모르겠어요. 뭘 하다 떨어졌는지 기억이 안나요."
소매를 펴고 단추를 다시 잠궜다.
"그런데 우리는 어디로 가고있는거죠?"
"위쪽."
간결하지만 그리운 답이었다.
"위쪽에는 도대체 뭐가 있길래 다들 올라가려는거죠?"
"뭐가 있는지는 상관없어.... 다만 당당해지고 싶은거지."
"누구한테요?"
"글쎄. 친구나,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친구가 있어요?"
"......"
그는 답을 하지 않았다.
그때, 앞에서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 다들 다시 출발하자고. 길이 열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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