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어제 촛불집회 참가했습니다!(후기)
게시물ID : sisa_4244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신흥무관학교
추천 : 12
조회수 : 33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8/11 12:38:44
원래 님크 때부터 참여할까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사는 지역이 경기권인데다가 아직 학생이라(집회시간 7pm~) 촛불집회가 5회가 다 가도록 참여 한 번 못했네요ㅎ
그러다 어제 6회 촛불집회에 처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검은 백팩에 물이랑 수첩/펜 넣고 시청역까지 지하철타고 가는데 촛불집회는 초등학교 때 뉴스로 광우병 집회 본게 전부라서(이번 촛불집회는 공중파 방송에선 언급도 안해주고..) 시청까지 가면서 두근두근 했습니다 ㅎㅎ
서울역에서 환승한다음 시청역으로 가서 출구로 나가니까 벌써 많은 분들이 쫙 몰려 계시더라고요.
사람들 사이로 요리조리 빠져나가면서 겨우 피켓이랑 촛불 받고 그 포스트잇 붙이는 곳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라고 쓰고 나왔습니다.
광장 바깥쪽에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사람 수는 둘째치고 생각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와서 좀 놀랐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이 진보/보수를 떠난 대국민 사기극이자 범죄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솔직히 이런 집회에는 진보 성향의 2, 30대 시민들이 많이 참여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나가보니 직장 끝나고 참여하시는 4, 50대 어른들이 되게 많았고, 60은 넘어보이는 어르신들도 많이 집회에 참가하셨더라고요.
제 옆자리에는 초등학생 두 명이 같이 집회에 왔었구요.
가족이나 부부, 연인(ASKY) 단위로 많이 와서 공연이랑 연설 듣는데, 분위기가 딱 1년에 한두번 안양 중앙공원에서 축제 열릴때 그 분위기랑 똑같았습니다 : )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좀 지나자마자 하늘이 어둑어둑 해지니까 촛불이 하나하나 불을 밝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저 많은 사람들이 든 촛불에 언제 불을 다 붙일까, 라이터라도 중간중간 나눠주는걸까, 하고 생각했는데 처음 앞쪽에서 촛불이 몇개 켜지기 시작하니까 순식간에 불이 서로서로 옮겨붙더라고요.
저는 옆자리 초딩에게 부탁해 불을 붙였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표창원 교수님도 보고('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나오던 모습만 봐서 처음엔 못알아봤는데 큰 소리로 말씀하실 때 보니까 카리스마가;;) 민주당, 통진당, 진보정의당 대표 발언도 들었습니다.
수만이 넘는 시민들이 다같이 구호 외치고 촛불 파도타기 할 때는, 아, 생판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같은 뜻을 갖고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구나 하는 연대감(?)도 느꼈고요.
안양까지 지하철 타고 다시 지하철 역에서 집으로 돌아오려면 1시간 넘게 걸리는지라 아쉽게도 9시까지만 참여하고 돌아왔습니다.
계산하면 2시간 정도 광장에서 있었던 셈인데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ㅎㅎ람에 치이는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놀이동산이나 콘서트 같은 것도 싫어하고 사람 많이 모여서 좋아하는 페스티벌은 손에 꼽을 정도록 적은데도 말이죠)
시청역의 좀 한산한 출구 쪽으로 들어갔는데 사람들 앉는 곳에 새 촛불이랑 종이컵(쓰지도 않은게 왜 여기에?), 전단지 같은게 굴러다니더라고요. 자원봉사자 분들이 여기까지 정리하시지는 못할 것 같아서 싹 다 모아서 백팩에 집어넣고 집에 와서 버렸습니다.
중간에 출구 잘못 나와서 고생고생하다가 겨우 집으로 와 보니까 새로 입고 나간 검은 반팔티는 완전 땀으로 축축해져 있고 샤워하고 자려고 옷 갈아입고 누우니까 그제야 관절이 욱신욱신 하더라고요;;
근데 진짜 집회 참가할 당시에는 피로 같은 것도 안 느껴지고(엔돌핀의 힘) 점심과 저녁 사이에 꼭 뭔가를 주워먹어야 하는 전데 저녁 걸러도 별로 배고프지도 않았어요 ㅋㅋ
여하튼 아직 참여 안하신 분들은 꼭 한 번 해보셨으면 합니다.
국정원 선거개입이라는 한국사 교과서 대단원 3 소주제: '이승만 정부의 3.15부정선거와 4.19 혁명의 전개'나 '유신 체제의 성립'에나 나올 법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선거개입의 주도자인 여당은 오히려 적반하장 식의 태도로 나오고 있고 제 1 야당이라는 민주당은 눈치를 보다가 이제 겨우 장외투쟁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이걸 두고 어느 당은 민주당이 주도했니 무슨 세력이 주도했니 하더라고요. 국민들이 대규모로 모여 뜻을 모으는 일을 누군가가 시켜야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결국 민주주의 의식이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거겠죠;) 집회를 열고, 많은 종교인. 언론인. 대학생.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있습니다.
오유에서 자주 쓰이는 금언처럼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 보다는 앞으로의 대한민국에서 일하게 될 고등학생으로서 부탁드립니다, 역사의 옳은 편에 서 주세요.
 
 
 
ps. 글이 참 두서없네요;; 글솜씨가 부족한 점 사과드립니다;
 
pps. 집회에 참여하시면 개인적으로도 얻어갈게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
 
ppps. 가끔 그렇게 촛불 들고 집회 열어봤자 뭐가 달라지겠냐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근데 제가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역사를 살펴 보면 결국 역사는 좀 더 나은 쪽으로 진보하게 되어 있더라고요. 예를들어 요즘은 적어도 전화나 카톡으로 '나 오늘 집회나가.'라고 친구나 가족에게 말해도 영화처럼 대공분실에 끌려가 코로 설렁탕을 먹는다던가 대못상자에 들어가 고문 당하는 일은 없으니까요. 일제강점기때, 군사독재시기에 싸우신 분들이 없었다면 우리도 똑같은 방식으로 탄압받았겠죠.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