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더욱 슬픕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3139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α바보현자Ω
추천 : 12
조회수 : 44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8/09/19 13:10:07
9월 13일 오전에 꿈에 우리 재롱이가 나타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재롱이를 찾았습니다.

집에 없더군요......

이상해서 현관을 나가니 밖에 대문이 열려있었습니다.

지하에 사는 사람들과 1층 우리가족 2층의 나이든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고있습니다.

평소에는 대문 열려 있지도 않은데 그날은 저희가족은 아무도 밖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문을 열어놨더군요... 지하 사람들은 꼭 문을 닫고 다니고

그날 2층의 할머니네 자식들이 오는지  제가 나가니 문을 닫지않는 듯 하더군요....

평소에는 문 일부로 열어놔도 닫는 분들이 .......

그렇게 강아지가 자유를 찾아나갔나봅니다.

우리가족들도 제가 찾을 때까지 나간줄도 모르고 있더군요....

나간걸 알아도 크게 걱정은 하지않았습니다. 전 이상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가끔씩 이런일이 

있어서 저녁이면 들어오겠지 싶었습니다.

그날 저녁에 동네 강아지들이 짖는게 꼭 우리 재롱이처럼 들리더군요....

그냥 대문 열어두고 새벽 늦게까지 기다리다 잠잤습니다.

추석 당일은 제사 지내고 이런저런일 하며 계속 기다렸습니다. 

연휴 마지막날이 되도 안들어오고 해서 동네를 돌아디며 찾아 다녔습니다.

못찾겠더군요... 화요일엔 세놓을 집 도배하고 저녁에야 전단지 원본 만들었습니다.

수요일에 노량진에 일이 있어가서 전단지 100장만들어 와 신림동에서 쑥고개까지 붙였습니다.

6시까지 80장을 붙였지만 연락이 없더군요.

여기저기 어머니와 부르며 찾아다녔습니다.

목요일 어제 남은 20장 동네 근처에 붙이고 흑백으로 만든 전단지 사진이 너무 어두워

사람들이 못알아볼듯해서 집의 컬러프린터 고쳐서 다시 컬러와 흑백 합쳐 200장정도 만들어 오늘과

주말에 사람들 여유 있을때 볼 수 있게 붙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앞에 붙인 전단지를 보고 딱 2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첫번째는 8월에 유기견을 주웠다는 거 였고 두번째는 바로 10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서 죽은 강아지를

묻어줬다는 겁니다. 

흰색 말티즈에 목줄을 했다고 했지만 색깔과 목줄이 확실하지 않더군요.

우리 재롱이는 말티즈 믹스라서 옅은 갈색을 띄는 흰색에 꼬리쪽으로 갈 수록 갈색이 진했거든요.

방울 달린 옅은 보라색 목줄을 하고 있었구요

전화 받으며 어머니 우시더군요.

9시되면 딸이오면 보다 정확하다고 해서 어머니랑 확인하기 위해 찾아갔습니다.

정말 집에서 5분거리에 위치한 빌라 뒤의 놀이터였습니다. 

9시에 아이와 함께 아주머니께서 나오셔서 이야기 해 주시는데 놀이터 옆의 큰 집에서 도둑때문에 큰개를

3마리 키우는데 철조망을 뚫고 나와서 동네 작은 개들을 물어 죽인다더군요.

아주머니와 아이가 명절보내고 놀이터 나오니 죽어있더랍니다.

직접 묻어주기엔 힘드셔서 구청에 연락하려는 사이에 다른 아저씨가 묻어줬다더군요.

확인하려고 꽃삽 준비해 갔는데 어머니께서 맞다고 확인하지말자고 하더군요.

그렇게 집에와서 어머니 주무시고 밤 늦게 확인했습니다.

아이가 가르쳐준 곳에 크게 파봤지만 없더군요... 3곳을 파고 구덩이 메우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약간 도드라진 곳이 있어 설마 하는 심정으로 확인했습니다.

조금 파내자 강아지 사체가 있더군요.. 크기가 비슷했지만 아니기를 바랬습니다.

털 색깔이 같아도 아니기를 바랬습니다. 

벌레와 냄새가 역겨운지도 모르고 목줄을 확인했습니다.

눈물 나더군요.

잘해준것도 없고 아프게도 많이 하고 배부르게도 먹이지 않고 잘 놀아주지도 산책도 잘 시켜주지 않았는데

그렇게 혼자 누워있더군요.

혼자 있는게 싫어서 언제나 우리 곁에 있던 녀석인데 어떻게 거기 혼자 누워있는지 제 침대에서

팔베게하고 자고 옆에서 자던 녀석이 이제는 다시는 그럴 수 없는 모습으로 혼자 누워있더군요.

요 몇일 추워서 제 방 문 닫고 잤는데 새벽이나 잠들기전에 문 열어달라는게 귀찮아서 

어머니와 동생 옆에 보냈는데 이런일 생겨서 정말 미안하고 미안하더군요.

지켜주지못해서 미안하고 같이 오랫동안 산책 함께 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맛있는거 많이 주지 못해

미안하고 더욱 사랑해 주지 못해 미안하고 정말 미안한 일 뿐이군요....

어릴때 제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좋아할때 모습을 찍어두지못해 추억할 수 없어 슬프고 

다시는 함께 할 수 없어 슬픕니다. 또 그 녀석을 죽인 녀석들 옆에 두게 되서 미안하고 슬픕니다.

맨바닥에 앉는 걸 정말 싫어해서 이불 위나 옷위 푹신한 곳에 앉기 좋아하던 녀석인데.....

맨땅에 누워 있는 걸 생각하니 정말 미안하고 슬픕니다.

다시  덮어 줄때 손수건과 바나나우유, 밥 제가 낀 목장갑을 함께 묻고 돌로 다른 동물이 파지 못하게

얹어놓거 다시 흙을 덮고 그위에 들을 얹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도 눈물이 나고 슬프고 미안했습니다.

다시는 함께 할 수 없다는게 믿어지지않습니다. 

앞으로 제가 사랑하는 모든 것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후회없이 사랑하시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아끼시기를 바랍니다.

몇장 없는 우리 재롱이 사진도 함께 올립니다... 예뻐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