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다. 남은건 저지방 우유와 불가리스 한병, 블루베리 쨈 뿐. 3000원의 재료를 이용해 더 비싼 간식을 만들어 먹는게 나을 것 같았다.
검색을 해봤다. 저지방 우유는 너무 묽고 실패확률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저지방 우유밖에 없는데 어떻게해.힝.
멸균우유를 사용하라는 말을 보았다. 다른 이는 전자렌지에 4분정도 돌리라고 한다. 유산균 외에 다른 세균이 번식하는걸 막기 위해 그런 것 같다.
내 원룸에 그런게 있을리가. 그냥 냄비에 뎁혔다. 막이 생길랑 말랑 하는걸 보니 좀 오래 뎁힌것 같기도 하다.
수증기로 소독을 한 라면그릇에 뎁힌 우유와 불가리스 한병을 넣었다. 밥솥에 4시간 정도 냅두려고 했는데 라면그릇 손잡이때문에 안들어간다. 직접 밥솥에 넣지 않는 이유는 유산균이 철에 닿으면 죽기 때문이다. (그럼 스뎅통에 보관한 김치는 젖산균이 다 죽어버린건가?!) 그냥 밥솥 옆에 비닐로 싸서 냅뒀다. (랩이 없었거든요.)
수업을 듣고 오니 한 6시간 쯤 지나있었다. 결과물을 확인했다. 요플레는 어디 가고 묽은 상층액과 하얀 건더기가 보인다. 무슨 두부도 아니고... 그냥 우유를 상온에 6시간정도 냅둬서 이렇게 될리는 없으니 지방이 부족해 이렇게 된거라 생각하며 시식을 해봤다. 그래도 배탈이 날 수 있으니깐 조금만. 덩어리에서 플레인 요구르트 맛이 나긴 난다. 근데 식감이 영 아니다.
일단 끓이면 뭐든 되겠지 싶어서 중탕을 했다. 덩어리들이 조금 뭉치길레 액체를 조금 따라내고 냉장고에 넣어놨다. 그리고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들려오는 소리
우당탕탕!!!!!!!!!
상황판단이 순식간에 이루어져 냉장고 문부터 열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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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앙. 반의 반도 안남기고 흘렀어요. 힝 내 3천원짜리 간식이! 내 원대한 꿈이! 슬픕니다. ;ㅁ; 냉장고랑 바닥 닦아내고나니 힘이 쭉 빠지네요. 맛있는 요플래 만들기 실패! 다음에 돈생기면 일반 우유로 만들어보겠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