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인의 사고 전에 뭔가 기분이 이상하거나 하는 등의 글이 있길래 저도 풀어볼게요
06년도에 해경으로 입대해서 제주도 해경으로 복무했습니다.
그때 수경(병장) 달고 얼마 후에 함정정비반이라는 곳으로 발령이 났는데,
거기서 하는 일이 함정 안정봉 등 부러지거나 휜거 용접해주고.. 그 외 용접이나 절단 등등을 주로 하는 곳이에요
찌는듯한 여름이었는데 방제선의 부정장님이 글라인더(원판 돌이 달려서 그걸 전기로 회전시켜서 쇠 등을 자르는 공구) 중에서 가장 큰걸
빌려달라고 하시더군요
함정정비반에서 하는 일 중에 하나기 때문에 빌려드리고 정비반 앞 작업장에서 작업을 하셨어요
그리고 저는 후임이랑 대기실에서 컴퓨터 하면서 그냥 있었죠. 너무 더워서 나가기 싫었어요.
그러다가 한 5분쯤 지났을까.
뭔가 이상한 느낌. 오금이 저리고 너무 갑갑하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줄줄 나고 안절부절 못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래서 후임에게 '우리 할것도 없는데 앞에 작업하시는거 보조나 해 드리자'해서 나왔습니다.
나오는 순간 그나마 이상하던 기분이 약간은 풀리더군요..
그리고 옆에서 보조하던 중에 팔 쪽으로 글라인더 돌이 깨져서 튀기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후임에게 '야 돌 튀긴다. 옆으로 좀 피하자'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90도 돌리는 순간
큼직한 돌이 날라와서 제 왼쪽눈을 쳤어요
피가 주르륵 흐르고 앞은 보이질 않고 순식간에 퉁퉁 붓고 너무 아프고.
제주대 병원으로 긴급 호송되어 안과 주치의 기다렸다가 나름 수술이라고 들어가서 한 30분 동안 눈에 뭔가 계속 하고..
뭐 그랬어요. 정면으로 맞은게 아니라 눈동자 바로 아래 (그 눈 홍채? 빛 받아들이는 작은 부분의 바로 아래)를 스치고 지나가서
파편제거하고 실명할뻔 했다고. 입원해야 한다고..
그래서 약 보름정도 입원했는데 재출혈 일어나면 100% 실명하니까 걸어다니지 말고 누울때도 침대를 45도 세우고 누워야 한다고...
근데 제주도에선 입원환자에게 밥을 줄때.. 숫가락을 처음에만 주더군요...
처음에 주면 그걸 자기가 보관하고 씻어서 먹고 그러는거..
근데 말년이고 집은 서울인데.. 부모님께 말씀 안드리고.. 혼자 생활하다 보니까 걷지도 못하는데...
화장실 안갈려고 물도 안마시고. 숫가락도 깨끗이 빨아먹고 그대로 다시 쓰고 ㅋㅋ
퇴원까지 단 한번도 씻지 아니하고 ㅋㅋㅋ
지옥.
여튼 보름후 혼자 퇴원하는데 그 후로 시력이 엄청 떨어졌어요. 1.5~2.0이 나올 정도로 눈은 작지만 예리했는데.
지금은 0.6이 나와요. 다친건 왼쪽 눈인데 오른쪽 눈까지...
만약 기분이 이상해도 나가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나갔더라고 얼굴을 돌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가끔 생각해요
글은 조낸 길고 필력은 거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