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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 눌렸던 경험담하나
게시물ID : humorbest_6042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샘물순정
추천 : 24
조회수 : 1889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1/09 01:38:06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1/08 15:42:26

늘 공게에와서 눈팅하는게 죄송스러워서..

샤워하고 머리말릴동안 가위말린 얘기 나눠볼까해요

무섭거나 재미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늘 공게를 재미나게 보아와서 한번은 저도 뭔가 올려야지 했거든요.


사실 전 가위에 잘 눌리지 않는 편인데, 설사 가위에 눌린다해도 그렇게 무서운 건 없거든요.

저도 다른분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환청이나 환각을 보긴 합니다만, 참 시덥잖은 것들입니다.

원래는 침대에서 멀리 떨어져있어야할 싱크대가 바로 턱밑에까지 와있는 환각을 봤던 적도 있고요.

환청이라해도 "배터리 충전 깜박했다 어떡하지~"하는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거나 TV를 꺼놓고 잤는데 TV프로그램<비타민>소리가 들리거나하는, 기억도 잘 나지 않을정도로 인상깊지 않은 환청이죠.


그런데 정말로 무서운 가위를 딱 한번 눌린적이 있어요.

지난 여름, 천둥번개를 동반한 어마어마한 비가 쏟아지던 밤이었어요.

천둥번개같은 것을 무서워하는 성격은 아닙니다만 창문이 바로 침대 옆에 있어 침대로 빗물이 들어올까봐 창문은 닫은채 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밤중에 누가 창문을 "똑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자취방이 2층이기도하고, 여하튼 사람이 문을 두드릴만한 위치에 있는 창문이 아니어서, 빗소리겠지 생각하고 계속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자꾸 "똑똑똑"하는 소리가 나는 거예요.

덜컥 무서운마음에, 차마 몸을 일으켜세우진 못하고 누운 채 발로 창문을 밀어 열어 고개를 살짝 돌려 창문을 봤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가위가 눌린겁니다.


보통 가위라고 하면 자다가 걸리는 거라고 알고 있었고, 지금까지 그런 가위만 눌려봤었습니다.

의식이 있음은 물론이고 발로 창문을 밀기까지 했는데 가위가 눌린건 처음이었죠.

당황스러운것 보단 정말 공포스러웠습니다.


창문밖에 무언가 서있었죠.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창밖에, 새카맣게 검은옷을 입은 여자같은게 있었습니다.

제가 여자라고하지않고 '여자같은게'라고 표현한 이유는, 그 것의 얼굴이 온통 자줏빛이었기 때문입니다.

얼굴에 유난히 붉은끼가 많이 도는 사람정도가아니라, 그냥 자줏빛 그 자체였어요. 자주색 물감을 덮어쓴것처럼요.

순간 온몸에 닭살이 돋았지만 가위가눌렸기 때문에 눈을감지도, 고개를 돌릴수도 없는 상황.

그 것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저를 응시하고 있더군요.

그렇지만 본능적으로 그것이 창문에서 제 침대로 넘어오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속으로 계속 저게 여기들어오면 안된다, 들어오게하면 절대 안된다, 들어오면 정말 큰일이 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떄 갑자기 책상 의자에서 자고있던 제고양이가 침대에 누워있던 제 다리를 딛고 창문으로 뛰어올랐습니다.

창문에 뛰어오르는순간 고양이가 "월" 이라고 약간 개스럽게 짖었는데요,(?) 이상하게 고양이 소리가 사람말로 들리더군요.

정확히 기억은 나지않지만 "시발년아 꺼져"와 비슷한 욕설로 바뀌어 들렸습니다.


여튼 그순간 가위가 풀렸고, 저는 벌떡 일어났습니다.

창문은 열린채 비는 계속 쏟아지고있고 고양이는 식빵을 구우며 아무일도 없다는듯이 저를 꿈벅꿈벅 쳐다보고 있었고요.

뭐 그래서 그날 고양이 간식창고를 개방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경험담은 처음 써봐서 그런지 재밋게 읽으실지 좀걱정되네요.

여튼 공게 여러분 귀신얘기 많이 올려주세요 ㅋㅋ 늘 고맙게 보고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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