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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안해' 원경이를 기억하세요??
게시물ID : humorbest_604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탁박사
추천 : 73
조회수 : 5341회
댓글수 : 1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9/19 16:53:19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9/19 16:31:23
내일 종말이 온다해도 '유리공주'는 밝고 행복하다
▽천사 같은 아이 ‘신원경’을 기억하세요?
많은 사람들에게 유리공주로 알려진 여섯 살의 신원경. 그 아이는 지금 ‘선천성 면역결핍증(하이퍼 아이지엠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작은 감기에도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어, 하루하루 가슴 졸이며 살아가야 하는 아이. 그래서 붙은 별명이 ‘유리공주’다. (유리처럼 쉽게 깨질까봐 조심해야 된다는 의미)

작년 가을, 도깨비뉴스에 원경이의 아름답고 슬픈 사연이 알려지면서 많은 네티즌들의 격려가 쏟아졌었다. 눈물을 글썽인 채 “엄마 아파서 미안해”라고 말했던 의젓한 아이, 원경이를 알게 된지 1년이 돼 간다. 지난 지금 원경이는 어떤 모습으로 자라고 있을까. 행여 병마에 힘들어하고 있진 않을는지….

▽다시 원경이를 만나다
지난 8일 오후 3시. 서울 청담동 연기학원 수업이 끝나자 아이들이 우르르 떼지어 몰려나온다. 그 중 한 아이가 얌전하게 걸어 나온다. 청바지에 하얀 색 상의를 받쳐 입고 양갈래로 머리를 묶고 있는 아이. 엄마를 발견하자, 뛰어와 와락 품에 안기는 모양이 여느 아이와 다를 바 없다. 아이가 문득 리포터를 발견하더니 환하게 웃어준다. 그렇게 유리 공주 원경이와 다시 만났다.

원경이는 최근 연기학원에 다니고 있다. “아픈 아이가 연기학원에 다닌다고 의아해하는 분도 있고 염려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원경이의 어머니 문희정씨는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처음, 원경이의 병명을 진단을 받은 뒤 한 발짝도 집에서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희정씨는 원경이가 비록 아픈 아이지만 밝게 키우고 싶다고 전했다. 그리고 왜 연기학원에 등록하게 되었는지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엄마 희귀병이 뭐예요? 사람들이 날 보고 희귀병이래요.” 어느날 자신의 병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딸이 물어오자 엄마의 가슴은 철렁했다. 비록 딸 아이 앞에서 적당히 얼버무렸지만, 행여 아이가 나중에라도 자신의 병명을 알고 상처 받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고.

“원경이가 아픈 것 때문에 움츠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아프지만 뭐든지 의욕적으로 할 수 있는 밝은 아이가 됐으면….”
원경이가 앓고 있는 선천성 면역결핍증은 치료방법도 치료제도 없다. 제일 오래 산 아이가 열 살까지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5명 미만의 아이가 이 병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지난 2002년 12월 18일엔 같은 병으로 여덟 살이란 어린 나이에, 유성우 군이 하늘나라로 간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KBS 프로그램 <병원24시>에 방영됐을 당시의 원경이


어딜 가나 아픈 원경이는 눈길을 끌고, 그 시선 자락에는 연민이 배어 있다. 어떻게 하면 원경이가 밝고 당당해 질 수 있을까. 엄마에게는 항상 그 고민 뿐이었단다.

원경이는 빈혈 때문에 얼굴 빛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눈에 띌 정도로 하얗다. 또 간과 비장이 부어있어서 또래 아이들 보다 배도 조금 나와 있다. 이는 면역이 안 좋거나 아픈 아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그런데 최근 이것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될 때가 있다고 한다. 얼마 전에도 동네친구가 원경이의 배를 보고 “넌 뭘 그렇게 많이 먹어서 배가 나왔니?”라고 물어와 아이가 상처를 받기도 했었다.

“원경이가 아프기 때문에 보통 아이보다 대처 능력이 더 커야할 것 같아요. 나중에 학교에 다니게 되면 당장 겪어내야 할 문제이기도 하고. 그래서 연기수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접하면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렀으면 좋겠습니다.”
문희정씨는 원경이의 밝은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연기학원에 등록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원경이가 예능 쪽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밝고 어른스러운 아이, 신원경!
“원경이는 어디가 아프니?” “저요? 전 하이퍼아이지엠이에요!” 원경이는 자신의 병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병명만큼은 큰소리로 또랑또랑하게 대답한다.


▲병원에서 입원 중인 원경이. 밝은 모습이다.


또, 병원 생활을 할 때도 언제나 밝고 환한 모습이다. 그래서 입원을 하면 병원식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할 때가 많단다. 어느 날은 간병하다 지친 옆 방 아주머니에게 원경이가 음료수를 건네며 “아주머니. 오빠 때문에 많이 힘드시죠?”라는 위로의 말을 던져 엄마를 깜짝 놀라게 했다. 6살짜리 아이답지 않게 원경이는 어른스럽다. 아픔을 겪고 있는 탓일까. 이 아이는 어느새 훌쩍 커버렸다.

다행히 올해에는 원경이가 병원에 입원하는 날이 적어졌다고 한다. 예전에는 몇 달간 입원하기도 했었지만, 요즘은 길어야 3주 정도면 다시 건강해진단다. 문희정씨는 이렇게 아이가 덜 아픈 것을 두고, 항상 마음속으로 기도해주는 많은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제는 ‘유리공주’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요즘 원경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생겼다. 바로, 연기학원에서 배우는 댄스시간. 댄스라고 해봤자 겨우 음악에 맞춰 율동하는 것이 전부이지만, 원경이는 일주일에 두 세번 가는 연기학원 댄스수업을 가장 좋아한단다.

엄마 또한 원경이가 연기학원 수업을 통해 낯가림이 없어지고 자신감도 많이 회복해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예전에는 유리공주하면 슬픈 이미지를 떠올리셨겠지만 이제는 밝은 유리공주만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유리는 약할 것 같지만 강한 유리도 있거든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녀


‘원경이가 어느날 갑자기 떠나게 된다면…?’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생각들도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앞으로 원경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에 대비하기보다는 바로 앞에 보이는 것들을 생각하기로 했어요. 앞으로 유치원에 어떻게 보낼지, 또 아픈 원경이를 더 밝게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요. 그것이 원경이를 위한 것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원경이란 아이를 통해서 힘든 일도 많이 겪어왔지만 원경이가 이런 힘든 가운데서도 밝은 웃음을 잃지 않고 자라줘서 엄마는 그 힘든 순간까지 사랑하게 됐다고 한다.
원경이란 아이가 옆에 있어줘서 행복하다는 엄마. “원경아! 엄마는 원경이가 있어서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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