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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하여..... episod.2 네가 사는 그 별
게시물ID : lovestory_604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벤젖소
추천 : 11
조회수 : 50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10/22 19:06:09

 episod.2  네가 사는 그 별 

“선배 이거 선배한테만 얘기하는 건데요. 전 사실 외계인이에요”

나는 처음에 미친 여자인 줄 알았다. 자기가 외계인이라니.......

새로 나온 종교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거기다 대고 ‘너 미친 거 아니냐?’라고 말하기엔 그 애가 좀 귀여웠기에 나는 그냥 웃으며 대답했다. 

“요새 한류가 대단하긴 한가보네 외계에서 한국엘 다 오고”

그때 그녀는 날 바라보면서 재밌다는 듯 해맑게 웃었다.

확실히 그 웃음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했다. 

며칠 후 우리는 사귀는 사이가 됐는데 외계인이이랑 사귀는 것치고는 꽤 평범한 연애였던 것같다. 외계인이라고 해서 뭐 세금을 더 낸다거나 비자갱신
을 해야 한다거나 그런 일도 없었다. 
그녀는 다른 여자들처럼 슬픈 영화를 보며 훌쩍였고 술에 취하면 전에 없던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시험기간에는 시험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평범한 여대생이었다. 

하나 특이한 게 있다면 아주 유니크한 주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녀는 술만 취하면 자기가 달릴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지칠 때까지 달리기를 했다. 

“헉 헉”

“헉 헉 넌 도대체 술만 먹으면 왜 그렇게 뛰냐?”

“이렇게 완전 열심히 뛰고 나면 약간 무중력 상태랑 비슷한 느낌이거든”

그거 때문에 뛰는 거라고?“

“응 지구에 너무 오래 살아서 우주 나가면 적응 안 될까봐”

나는 이 특이한 주사 때문에 그녀를 많이 걱정했었다. 아무래도 취한 상태로 뛰는 건 넘어질 수도 있고, 위험한 일이니까 그런데 그 날 이후로 나는 그런 걱정을 좀 덜 게 되었다. 

그 날도 우리는 좀 취해있었던 거 같다. 나는 그녀 집 앞에서 그녀와 키스를 했다. 

“외계인도 키스는 하는 구나”

“그럼 당연하지 키스할 때 느끼는 기분이 우주에 있을 때 느끼는 기분이랑 비슷하거든”

“음....... 좋았다는 뜻이지? 그런 뜻으로 알게”

그녀는 입을 손으로 막고 ‘큭큭’대며 웃었다. 

“나 예전에는 항상 언제 내 별로 돌아가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갈 필요가 없어진 거 같아”

“왜?”

“키스는 지구인이 가장 잘하는 거 같아서, 그래도 혹시나 내 별에서 날 데려갈지도 모르니까 네가 못 가게 꼭 잡아”

나는 지구인으로서 약간의 자긍심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나보다 더 키스를 잘하는 외계인이 나타나 그녀를 데려 갈까봐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 후로 나는 그녀가 술에 취해 달리려고 할 때마다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았다. 더 이상 뛰어가지 못하도록
그녀와 맞잡은 손은 지구와 달의 인력처럼 항상 우리를 끌어당겼다. 

우리는 그렇게 한 2년 정도를 연인으로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사이의 인력은 점차 그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기분이 좋지 않았었다. 그 날도 학교 앞 술집에서 그녀와 술을 먹고 가게를 나왔다. 그녀의 집으로 가려면 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야 했기에 우리는 운동장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 그녀가 또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전속력으로 달리던 그녀가 점점 속도를 줄이며 운동장 한 가운데에 멈춰 섰다. 그리고 뒤를 돌아 나를 보며 외쳤다. 

“왜 안 잡아? 나 우주로 가버린다.”

그녀를 비추는 달빛은 정말 그녀를 우주로 끌어올릴 듯 했다. 

그녀의 얼굴이 달빛에 젖어있었다. 

그때 나는 나도 모르게 말했다. 

“제발 그만 좀 해라 우주라니, 외계인이라니, 정신 좀 차려”

내 말을 들은 그녀는 내말을 듣자마자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도 있는 힘을 다해 그녀를 쫓아 뛰었다. 

“잠깐만! 미안해 거기 서봐!”

나는 결국 그녀를 따라잡지 않았다. 내 다리에서 점점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두 별을 이어주던 마지막 힘이 사라졌다. 

서로를 끌어당기던 두 별은 이제 멀어지기 시작했다. 

우주에서 한번 멀어진 별은 영원히 가까워질 수 없다.

그 후 나는 그녀에게 연락도 해보고 학교에서 그녀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그녀를 만날 수는 없었다. 

처음에는 미안함에, 걱정에, 그녀의 생각이 많이 났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니 그녀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지고 그녀를 잊기 시작했다. 

손에서 놓쳐버린 풍선은 점점 작아지다 아예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한 1년 정도 지난 후에 나는 후배에게서 그녀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선배 이런 말하기 좀 그런데요.......선배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요. 걔 자살했데요.”





그녀를 치인 트럭 운전사는 그녀가 갑자기 차 앞으로 뛰어나오는 바람에 피할 겨를이 없었다고 한다. 

그녀가 왜 갑자기 트럭으로 뛰어들어 자살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잊혀졌던 그녀의 기억들이 도미노처럼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빈소가 마련되어있는 병원을 학교 친구들과 찾았다. 영정사진 속 그녀는 여전히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절을 하고 향을 올리고 그녀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절차들을 밟아 나갔다. 

옆에 눈물을 흘리시는 그녀의 부모님이 보였다.

 나는 그녀가 자살한 것이 아니다 라는 이야기를 그녀의 부모님께 할까 고민했다. 

그런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우주나 외계인은

나는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무심코 하늘을 바라보았다. 

밤하늘에는 몇 개의 별들이 희미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처음으로

어쩌면, 정말 어쩌면 진짜 그녀가 외계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밤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별빛이 비치는 나의 손끝에서 그녀의 체온이 느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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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째 이야기입니다. ㅎㅎ 일단은 2번째 에피소드까지 올리고 시간 날때 마다 업로드 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오유 여러분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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