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의정부행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종각역서 타고 가다가 동묘앞에서 내렸어요. 좀 기다리다가 광운대행 열차 타고 한산하게 집에 갈 생각이었습니다.
동묘앞역에 내려서 의자에 앉아 다음차를 기다리는데 옆에 아주머니 한 분이 앉아계셨어요. 시간은 10시 즈음. 아무도 없는건 아마도 열차 끝부분의 승차장이라 그랬을 겁니다. 아무 생각 없이 앉아서 차 오는 전광판으로 언제 차가 오는지 보고 있었어요. 옆에 아주머니께서 갑자기 막 웃으시더라고요.
처음엔 전화로 수다를 떠나 싶어서 쳐다보지 않았는데 소리가 커서 쳐다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어폰도 끼지 않고 전화기도 없고 허공에 대고 막 웃는거에요. ;;;;;;; 제가 좀 피곤해서 잘못 본거라 생각했는데 막
"오늘 치과에 갔는데... ㄱㅋㅋㅋ ㅋ" 라면서 혼자 막 진짜 꾀꼬리 소리로 웃는겁니다. 주변 둘러보니 사람도 아무도 없고 ㅡㅜ 너무 이상해서 무섭고 떨려서 도망가야지 하는데 마침 열차가 와서 탔어요. 뒤도안돌아보고 타는데 그 아주머니도 타시더군요. 제 앞쪽에 걸어가서 타셨는데 정말 말짱해보였어요. 앞쪽에 탔다가 뒷쪽 노약자석으로 걸어가는걸 봤는데 그냥 옷도 요즘 유행하는 세무자켓에 머리도 파마했고 화장도 말끔하게 잘 하셨고 립스틱도 유행하는 색... 정말 겉으로 보기엔 말짱했어요.
그런데 또 한 두세정거장 지나고 바깥으로 나오니까 (지하에서 지상으로) 막 또 크게 엄청 신나게 웃으면서;;;;;; 아하하하하하!!!!!
막 이러는데 ㅠ 온 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그 차내에 있던 승객들도 10명~20명 정도뿐이었는데 힐끔힐끔 쳐다보더니 다들 멀찍이 떨어져 자리옮겨앉았습니다.
환청을 듣거나 환시를 보는 분 같았어요. 허공에 대고 막 웃고 이야기하는데... 겉모습은 정말 멀쩡하고 걸음걸이도 멀쩡.. 그런데 좀 이상했던게 또.. 제 앞에 걸어갈 때나 (자리이동한다고) 제가 승강장에 앉아있을 때 정말 조용하게 무표정으로 가만히 있었단게... ... ... 진짜 차라리 무슨 영화 광고라도 하는 거라면 천만 다행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섬뜩했어요. 그 차분한 표정이 갑자기 조현증 걸린 사람마냥 확 변하다니...
참 안쓰럽기도 하고 요새 지하철 괴담이나 이상 목격담 많이 듣고다녀 무서웠습니다. 1호선에 이상한 사람 많다는건 예전부터 알았지만 진짜... ...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