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을 보며 드디어 터질게 터졌구나 하는 느낌이 불현듯 들더군요. 그동안 서로 얼굴 안보인다고 함부로 내뱉은 말들과 조롱하는 행위들이 상대방에게 비수가 되서 꽃힐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인터넷의 장점은 어느정도의 익명성이 보장됨으로서 생기는 자유로운 표현과 빠른 확산이지요. 촛불시위나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인터넷의 힘, 네.. 다 좋습니다. 하지만 이 장점들이 양날의 검처럼 다른 한편으로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번사건처럼 불특정 다수의 특정 개인을 향한 집단 다구리가 그중에 하나라고 할수 있겠군요. 아무것도 정확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녀 사냥하듯이 정작 당사자 예기는 들어볼 생각도 하지 않고 특정인을 조롱하고 학대하며(언어로서 글로서 괴롭히는것도 학대입니다) 그에 덩달아서 박자 맞추듯 끼어드는 촉새같은 인간들의 합작품이 이런이렇듯 안타깝고 슬픈 결과입니다. 저희 가족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저 김모씨의 사연이 조금더 가슴깊이 와닿습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지역신문이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저희 아버지를 천하의 사기꾼으로 몰아갔습니다. 저나 저희 아버지를 아는 사람들은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것을 알고있었기에 전혀 부끄럽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정작 저희 가족이 씻을수 없는 큰 상처를 입었던것은 그 지역신문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이었습니다. 누군지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저의 아버지와 가족들을 천하의 사기꾼으로 몰아가고 있지도 않는 사실을 자기 눈으로 본것인양 말하며 서로 낄낄대며 자기들만의 "유희"를 즐기는 모습이 그당시에 저에게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실망을 안겨줬습니다. 지금은 다 지난 일이기에 이렇듯 담담하게 써나갈수 있지만 저는 아직도 그 지역신문사 사장과 그 기사를 의뢰한 모 사장패거리들 보다 그 계시판에 글을 올리며 놀던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더 용서 할수 없습니다. 중세시대에 행해졌던 마녀사냥의 목적이 여러가지 있었겠지만 그중에 결정적인 이유 하나는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학대할때에 느끼는 새디즘의 쾌락을 위해 가해졌다는 예기를 어떤책에서 읽은적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이 그렇지 않은지요. 단순히 자신의 쾌락을 위해 우리의 입과 열손가락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있는 모습이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지 말입니다. 위에 사건을 겪고서도 그런 비슷한 행동을 해왔던 저부터 깊이 반성을 해봅니다. 자살한 김모씨를 단지 잠재적인 정신병을 앓고있었던 나약한 사람으로만 이해 했다면 당신의 심장과 머리는 꽁꽁 얼어버린 불쌍한 사람이라고 저는 감히 평가내리겠습니다. 자신이 내뱉는 말 하나하나가 그 당사자에게 평생에 지울수 없는 상처가 될수도 있다는것을 평생 깨닫지 못하는 당신이라면 아무리 수백만권의 책과 수억의 지식을 쌓아 간다 한들 당신은 "인간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