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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회식남입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6052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VnZ
추천 : 174
조회수 : 11948회
댓글수 : 14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1/10 16:58:07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1/10 16:55:19

예상보다 일이 많아서 조금 글을 늦게 쓰게 되었네요.

일단 회식남이라고..별명을 붙여준 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왜 회식남이라고 부르는 거지? 라고 생각을 하고 댓글을 좀 읽어봤는데

전차남이라는 일본드라마에서 따오신 것 같더라구요. 그 드라마를 본적이 없어서

뭐가 공통점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늘 저녁에 가면 한번 봐보도록 할게요.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오늘 삼실 오자마자 그녀의 분위기를 확인했는데...

뭔가 다른점은 못 느끼겠더라구요. 분위기 탓인가?

이야기도 그냥 간단한 인삿말 정도밖에 못했어요ㅠ

그리고 1년전 일이라 그런지 몰라도 아니면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나름 생각나는걸 다 적겠지만 기억 안나는 부분은 패스..할게요

사람이 참 신기한게 몇년전에 다녀온 군대 이야기는 그렇게 잘 기억하면서 이건 가물가물 하네요 ㅋ

어찌되었건 다시 MT때 일을 말씀 드리자면

 

너무 시끌벅적해서 방을 나와서 같이 길을 걸었었지요.

소란스러워서 다들 누가 화장실 갔다오는지 밖에서 바람을 쐬고 오는지

별로 그닥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 였거든요.

같이 길을 걸었다고 해도 영화나 책속의 아름답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아니였습니다.

그저 저와 그녀는 술에 힘들어서 괴로워 하면 했지, 상쾌하진 않았어요

날씨는 무지 더웠고 계곡 주변이라 모기도 많았고...

그렇게 조금 걷다보니 너무 어색해서 무언가 말이라도 해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고

처음으로 말을 건넨말이 "아 모기 너무 많지 않아요?" 였습니다. 그리고 혼자 계속

무슨말을 했었던거 같은데 역시나 그렇듯이 그녀는 그냥 웃으면서 이야기만 듣고 있었지요.

어쩌다보니 근처 매점까지 오게 되었는데 그때 그녀가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저 아이스크림 하나만 사주세요" 네 그러죠 하고 들어가게 되었는데

말과는 다르게 지갑을 안가지고 나왔었고 담배도 라이터 없이 가져왔었죠.

그걸보고 그녀는 웃더니 "뭐에요 아이스크림 사주신다면서요ㅋ"

상황이 이렇네요ㅋ하면서 미안하지만 내일 사드릴게요 하고 대신 아이스크림을 얻어먹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매점에도 사람이 많아서 후딱 나왔고 매점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아이스크림만 먹고 있었어요.

은은하게 앞에서는 모기향이 피어오르고 있었고 바람이 부는지 안부는 지도 모르는 미지근한 대기였습니다.

분위기도 미지근해서 이때 이야기를 먼저 시작한 것도 저였지요. ㅁㅁ씨는 쉬는날에 뭐해요? 남자친구 만나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완전 작업치는 말투였는데...그냥 다행히 넘어갔었습니다. 저에겐요..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 여자가 굉장히 순수한 사람이구나. 착한 사람이구나 라는 것을 깨닳았어요. 남친과 헤어진지도 1년 되었다는 것도?

그리고 다시 방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새벽까지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술을 하염없이 마시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슬슬 한명씩 이미 자리를 빠져있는 사람들도 꽤 있었고 저랑 그녀 또한 자리에서 나온지 조금 되었었습니다.

옆에서 코골며 자고있는 사람도 있었고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었고...완전 개판이었죠.

그리곤 갑자기 그때 썸타고 있던 여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ㅁㅁ씨 저 할말 있어요 라고요.

굉장히 안좋은 느낌이 들었지요..이여자가 무슨말을 하려나..그래서 지금 만날 수 있냐는 식으로 물어봤었었고

저는 회사에서 단체로 MT 왔다고..그때도 말씀 드리지 않았냐는 식으로 말했죠.

이내 수긍하면서 그럼 전화로 하겠다고. 사실은 저 진짜 나쁜 여자라고..왜 그러냐는 식으로 물었지만

저 나쁜여자에요 저를 욕하세요 라는 식으로만 말했어요. 그래서 술김에 그런지 모르겠지만

답답하게 하지말고 뭣땜에 그러냐고 물었더니 결국엔 뭐 저 말고 다른 남자가 있는데 그 남자가 더 좋다는 식으로.

연락 이제 서로 안했으면 좋겠다. 라고 말하더군요.

뭐 알았다고 하고 끊었었습니다. 궁금한건 진짜 많았지만 그냥 대답은 예상과 같을 것 같아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었죠.

다시 방으로 들어왔는데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역시 안생기는구나.

그리고 다시 냉장고에 남은 맥주캔을 들어서 다시 한잔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다가와선 왜 혼자 술을 먹냐는 식으로 물었지만 그냥 그럴일이 좀 있어요. 라고 말했어요.

"여자친구랑 싸웠어요?" 라고 물어보길래 아 정말 여자의 눈치는 어디까지 인가 생각을 했지요...

여자친구는 아니고...그냥 소개받은 사람인데 다시는 연락하지 마래요..남자 생겼다고..

그러자 그냥 그녀도 그여자 흉을 보면서 "정말 못된 사람이네요" 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그녀가 더 화난 기분이 들정도로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리곤 사람들 틈에 껴서 같이 맥주를 마셨어요.

어느덧 시간은 흐르고 아무생각이 안들정도로 정신이 혼미해졌고

다들 자려는 분위기라 저도 남자방으로가서 자려고 ㅁㅁ씨 잘자요. 오늘 고마웠어요. 말을 하고

담배를 피러 밖으러 나와서 불을 붙였는데 그녀가 따라 나왔어요. 놀래서 담배를 끄려고 담배를 빼자

자신은 괜찮다는 식으로, 자기도 힘들땐 한대씩 핀다며 담배 하나만 달라고 하더라구요.

정말 괜찮아요? 안피는거같은데.. 라고 물어봤지만 이미 제가 불을 붙인 담배를 빼앗겼어요.

언제부터 폈냐고 물어보았는데 대학교 2학년때부터 피웠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고3때부터 폈다고 이상한 드립이나 치면서 그냥 웃으면서 밖에 있는 큰돌?에 앉아서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방에선 코고는 소리와 의미없는 TV 소리만 가득했고..깨어 있는 사람은 우리방엔 별로 없었고 건너방엔 꽤 많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제 손을 잡더니 "힘내요, ㅁㅁ씨는 정말로 좋은 사람이에요. 정말로." 하더니 웃으면서 저를 마주보았습니다.

이때 정말 무엇인가 한대 얻어맞은듯한 기분이 들었고 머리가 멍해지더니 아..네.. 고마워요 라는 말밖에 못했습니다.

덕분에 그리고 잠을 못잤지요. 술을먹어서 속이 매스껍고 머리가 아픈것도 있었지만, 저도 남자인지라...온갖 생각이 다들면서 잠을 못잤습니다.

어쩌면 내일도 모레도 잠을 못자겠다고 생각도 들었어요. 술기운 탓인지 몰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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