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떠오른 생각이...
대구에는 다른 음식에 비해 '짬뽕'잘하는 집이 참 많은 편인데요.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몇 군데를 정리해보면.
누가 순위(?)를 매긴건지 알 방법은 없지만...
교동반점(강릉), 동해원(공주), 영빈루(송탄), 복성루(군산)과 더불어...
일명 전국 5대 짬뽕 중 하나이자, 최악의 웨이팅을 자랑하는 대구의 진흥반점.
육개장을 연상시키는 듯한 탁도 높은 국물과, 진득한 화근내.
그리고 돼지고기와 오징어, 숙주나물이 담뿍 들어간 옛날 스타일로 유명합니다.
다만...아침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최소 30분에서 한 시간을 기다려야 되는 웨이팅의 압박과.
주인 할배의 건강 문제 때문에 영업일이 다소 들쑥날쑥하는게 흠이라면 흠이겠네요.
다음은 진흥반점에 비해 전국구까진 아니지만, 골수팬 확실한 대동반점.
예전엔 진흥반점에서 기다리는게 싫어서 이 곳을 대안으로 삼는 분들도 많았지만...
이젠 기다리는 시간으론 진흥이나 여기나 비슷비슷한 지경입니다.
돼지고기와 오징어 듬뿍 넣어주는 건 진흥과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주문과 동시에 끓여주는 진흥과 달리, 미리 준비한 국물로 나오는게 다른 점 입니다.
물론 워낙 손님 많은 집이다보니 만들어놓은 국물도 소진되기 일수라 큰 의미는 없겠지만요.
칼칼하고 얼큰한 매운맛이 상당히 강한 편이라...
일부 매니아층에선 진흥보다 대동을 선호하시는 분들도 있다 합니다.
이어서 최근 2~3년 사이에 짬뽕계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수봉반점입니다.
이 집은 다른 짬뽕 전문점과 달리 다른 요리에서도 강점이 있는게 특징이구요.
특히나 이 집 볶음밥과 탕수육은 짬뽕 못지 않게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그래도 수봉반점의 이름을 전국구로 알려주게 한 장본인은 바로 '바람돌이 짬뽕'
유명 블로거분의 조언과 주방의 연구를 통해 탄생한 이 짬뽕의 특징으로는...
야채를 볶아서 국물 베이스로 삼고, 돼지고기와 야체를 화근내가 나도록 강하게 볶은 뒤...
마지막 계란 반숙 한 장 올려주는 포인트로 볼 수 있겠는데요.
단순히 진하고 얼큰한 맛 뿐 아니라, 야채 베이스의 시원한 맛도 참 좋은 편이라...
해장용으로써의 역할에 가장 충실한 짬뽕이기도 합니다.
한 때 진흥반점과 더불어 대구 짬뽕계의 양대 축이었다는 가야성.
다만 송현동 가야성과 이어지고 있는 원조 논란...
그리고 원천 기술 보유자이신 할배의 은퇴로 예전만 못하단 평가는 있습니다.
야채도 먹기 좋은 사이즈로 길죽하게 썰어주고.
다른 짬뽕에 비해서 콩나물이 많이 들어가 있는게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일반 동네짬뽕에 비해선 낫다고 할 수 있지만...
예전의 명성과 맛에 비하면...아직까지 조금 더 기다려봐야할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짬뽕전문점이란 문구가 없어도 컨셉 파악이 가능한 시원.
비교적 최근에 생긴 집인데, 여러가지 종류의 짬뽕을 선보이는게 특징이자...
웨이팅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집이기도 합니다.
해산물 고루 들어간 특짬뽕.
탁해보이는 모양에 비해, 의외로 짠맛은 적고 칼칼한 맛은 진한편입니다.
옛날 경미반점이나 복해반점 스타일의 백짬뽕도 있고.
계절에 따라 이렇게 성게짬뽕을 선보이는 등...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한 집 같습니다.
물론 그 외에도...
대구지역 화상(華商)으로 유명한 복해반점이나...
수많은 체인점을 거느리고 있는 마차이...
짬뽕은 물론 탕수육으로도 유명한 계림 등...
동네마다 가볼만한 짬뽕집이 하나씩은 있는 것으로 봐서.
대구에는 여타 음식에 비해 '짬뽕'하나는 확실히 풍요로운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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