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내생애 딱 한번 잠안자고 귀신본.solo
게시물ID : panic_558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멍멍이멍멍
추천 : 9
조회수 : 180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8/14 21:35:26
 
평소 보기만 하다가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여러분들 계~속 중복된 글만 보면 심심할까봐
 
------------------------------------------------------------
 
 
 
바야흐로 그건 살이 통통하게 올랐었던 중2때쯤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그당시에는 저녁에 밖에 놀러나가기 위해서 운동간다고 부모님께 둘러댔을 뿐,
딱히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해는 완전히 졌었고, 동생과 줄넘기를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당시에 살던 집은 아파트로, 시골도 아니었고 유동인구도 많은 곳이기 때문에 요즘처럼
납치범이나 살인, 강간 이런거에 대해서는 생각도 안했고, 지금처럼 흉흉하지 않았던 때였기 때문에 놀러나갔던 것 같습니다.
 
 
 
요즘 지어지는 아파트들은 없는걸로 아는데,
한 20년전쯤 지어진 아파트들은 지하주차장으로 가려면 지상주차장에서 따로 내려가야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끄럼틀처럼 생긴 구조물이 있었는데 말로 설명이 힘드니 그림으로 갑시다.
 
 
gdg.png
저 문으로 들어가서 계단을 내려가면 지하주차장, 그 위는 아이들의 놀이터였습니다.
 
경사면에 <위험> 이라고 쓰여있어서 그 구조물은 아이들 사이에서 위험이라고 불리웠고
앞으로 그 구조물을 위험이라고 언급하겠습니다.
 
 
그 날도 깜깜한 틈을 타서 동생과 동생친구,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서 저 경사를 기어올라간다음 누워있었습니다.
 
 
 
하늘은 깜깜하고 별도 서너개 보이고 경비할아버지도 순찰시간도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이미 줄넘기는 땡친지 오래였고 그렇게 30분가량 있었을까?
 
동생이
 
"아빠다!!!" 이러면서 친구랑 위험에서 내려가버리는겁니다.
 
 
 
셋이 있을때는 몰랐는데 혼자 남겨지니까 갑자기 없던 소름이 돋는겁니다.
 
겁도 많기야 많지만 이상하게 혼자남겨진 그 순간 알 수 없는 적막감이 절 엄습해왔고
이 아파트가 이렇게 조용했던가? 싶은겁니다.
 
애써 안무서운척 경사를 주루룩 타고 내려왔습니다.
 
 
 
그 적막감보다도 아빠와 동생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버리면
혼자 엘레베이터를 타야한다는 것이 더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위험에서 미끄럼틀 타며 내려온 후 땅으로 내려왔을 때.
 
 
 
 
 
 
 
 
 
 
 
 
 
 
.
.
.
.
.
.
 
 
 
 
 
 
 
 
 
 
 
 
 
 
 
 
 
 
 
 
 
 
 
 
 
 
 
 
 
 
 
 
 
 
 
 
 
 
제목 없음.png

 
이상한것이 제 앞에 저와 같은자세로 쪼그리고 앉아 절 보고 있었습니다.
 
 
 
하얀 얼굴,
 
까만 머리,
 
피에 젖은 와이셔츠,
 
검정색 양복바지,
 
구두.
 
실핏줄이 다 보이는 피부와
 
웃고있는 붉은 입술.
 
 
 
 
 
8살 정도 되어보이는 남자아이.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검은색 고급 승용차와 남자아이를.
마주 본 순간, 이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직감할 수 있을 만큼 현실과 동떨어진 옷차림...
 
 
 
 
 
그 자리를 어떻게 박차고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친듯이 아빠를 부르면서 뛰어갔고,
집에 올라가서 베란다로 내려본 그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당연히 <위험>에 올라가는 일은 두번 다시 없었습니다.
 
 
 
 
그 남자아이는 무엇이었을까요?
 
왜 제 앞에서 저와 같은 자세로 쪼그리고 앉아서 절 보고 있었을까요?
 
 
 
살아있는 아이라고 하기에는 생동감이 없었고, 실핏줄이 다보이는 투명한 피부와 피로 얼룩진 하얀 와이셔츠가
마음에 걸립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현실에서 마주한 죽은사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